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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발더게의 책들

by Sdc__123 2024. 3. 21.

목차

1. 신
-바알/바알스폰
-샤/셀루네

2. 발더스 게이트
-발더란
-길드

3. 마법

-마법의 역사

-마법학파
-네더릴
-수습생의 동료
-실용성 없는 마법

4. 노래
-동요로 만나는 신들

5. 지역
-지옥
-검의 해안 여행 안내서
-동방기행

6. 이야기
-페이룬 구술사
-페이룬 동화집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7. 종족
8. 일리시드
9. 괴물
10. 연금술
11. 음식


12. 고타쉬
-대공의 지도력

13. 오린
14. 엘민스터/볼로
15.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16. 기타

 

 

 

1. 신

바알 & 바알 스폰

필멸자의 관점: 목격담으로 살펴보는 바알 스폰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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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안쪽에 발더스 게이트의 인쇄 길드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아무렴 기억하죠. 그 여자애는 전부터 골칫거리였거든요. 남의 일에 왜 그리 참견인지, 고 도둑년! 고라이온의 양자하고도 죽이 척척 맞았어요. 누가 악신의 핏줄들 아니랄까 봐."
-캔들킵에 거주하는 익명의 발언자


"사레복 일당부터 떠오르는군. 발단은 나쉬켈에서 일어난 철 사태였소. 검이고 뭐고 몽땅 바스라지니 난리였다오. 그때만 해도 단지 불황인가 보다 생각했었소. 헌데 그자가 바알의 자식이었을 줄이야."
-임종을 앞둔 앰 용병


"감히 내 앞에서 그 이름을 입에 올려? 그 저주받을 놈들과 싸우다가 주인님이 잿더미가 되셨는데! 바알도, 이레니쿠스도, 너도 지옥에나 떨어져라!"
- 아스카틀라 빈민촌에서 만난 성난 뱀파이어

 

"그 바알 스폰 오인조 때문에 테시어가 난장판이 됐었소. 그런데 그 오인조를 저지하러 다른 바알 스폰들이 나타날 줄 상상이나 했겠소?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라더니, 제살 깎아 먹기가 따로 없지. 아무튼 놈들이 페이룬에서 싹 사라졌으면 소원이 없겠소." -은퇴한 사라두쉬 상인


"살인 사건에 관해서는 함부로 왈가왈부할 수 없습니다. 따지려거든 바다 요새로 가십시오. 그런데 솔직히 바알 스폰이 죽든 말든 누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어차피 살인마의 핏줄인데."
-발더스 게이트의 불주먹 용병대 상병


[그 밖에도 수없이 많은 취재록이 있지만 대체로 짧습니다.]

신경 및 정신 장애: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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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B"로 지칭하겠다)의 이상한 행동을 크게 걱정하는 여인("R"로 지칭하겠다)이 찾아왔다. 석 달 전, B는 야간 발한에 시달리다 벌떡 일어나 자신이 "혼돈 의 표식"을 지녔다며 울부짖었다. 두 달 전에는 스스로 "사레복"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한 달 전에는 "응당 그 분께 돌아갈 권좌"라는 말만 부르짖었다.


난 부부의 농가에서 B를 진찰했다. B는 정체 모를 책을 부둥켜안은 채 가만히 식탁에 앉아 있었다. 저주를 받거나 악령에 씌거나 마법에 걸린 징후는 없었다. 그러나 촛불을 비추자 B는 책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자식들이 죽어서 아비를 깨우리니, 자식들을 통하여 그 아비가 살아나리라!"


난 B의 손에서 책을 낚아채 벽난로에 던졌는데, 책은 빨간색도 노란색도 아닌 시커먼 불꽃을 일으키며 타올 랐다. 불탄 자리에는 "그분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온 땅에 씨앗을 뿌렸도다"라고 적힌 종잇조각만 남아 있었다. B는 마치 악몽에서 깨어나기라도 한듯 몸서리를 떨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책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진단: 원인 불명의 신경성 빙의
처치: 피로가 사라질 때까지 하루에 세 번씩, 마늘과 드레이스를 섞은 혼합물을 마실 것.

살육의 황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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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께서 사랑하는 살육자에 대한 총애가 깊어지면, 그분의 사랑이 주는 행복감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그분께서는 충실한 자에게 새로운 감각을 내리신다. 내장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무분별하고 본능적이며 원초적인 감각, 살육의 순간에 온몸을 덮치는 그 에로틱한 경련으로 축복하신다. 그 순간, 그분의 신성한 정수의 맛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고 한다. 복사들이여, 다른 모든 쾌락을 버려라. 그 무엇도 비교할 수 없는 쾌락이 기다린다. 그 진정한 황홀감이 그대들의 몸을 훑기 전까지... 살육을 저지른 뒤에는 이 두루마리에 적힌 기도를 읊어라. 그분의 치욕이 그대들의 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슬레이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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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알의 아이는 자신이 하사받은 그 불경한 피를 헛되이 써 왔다. 바알의 채찍질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죽음의 신은 야수이자 선지자인 슬레이어로 그들을 둘러쌌다. 그들이 돌아올 때에는, 내가 아무리 고문해도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로 마음이 부서져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붙잡힌 스폰에게 실험을 진행해 바알의 선물을 더 많이 뽑아내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으나, 이들은 슬레이어의 도래를 스스로 자처했다.


그 능력은 순수한 증오, 즉 필멸자의 피가 흐르는 이들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신성한 증오에 사로잡히는 순간에 발현되는 듯하다. 이 바알의 아이가 그 주인을 기쁘게 하는 방식으로 증오를 터뜨릴 경우, 바알이 아이에게 강림하셔서 자신의 분신으로 삼는다. 캔들킵의 바알 스폰이 사레복의 발흥을 막기 위해 한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이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직접 그들을 대신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내가 그 스폰을 붙잡고 있던 중에 추출한 신성의 정수를 흡수하는 일을 계속 진행한다면, 바알의 마법이 내 핏속에 빨리 자리 잡도록 강제하여 그 어리석은 신이 내가 자신의 아이 중 하나라고 여기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 야수를 길들여 내 것으로 삼을 수도 있을것이다.


[이어지는 지면에는, 슬레이어로 변신하려는 이레니쿠스의 실험 내용이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철 왕좌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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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뒷부분, 한 장의 위쪽 귀퉁이가 접혀있습니다.] 

 

...사레복이 몰락하자, 마법사 의회는 철 왕좌로 본보기를 세워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철 왕좌의 범죄 본부는 마치 지독한 두꺼비처럼 발더스 게이트 도시 중앙에 떡하니 앉아 그 깡패들의 먹이가 된 시민들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한 혐오스러운 철 왕좌를 거부하는 시민들의 집회에 의회가 급히 소집되었고, 17명의 마법사가 48시간에 걸친 의식을 통해 철 왕좌를 하늘 위로 높이 띄워 부두 건너 회색 항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날려 그 거친 파도와 안개 사이에서 다시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못하게 하였다. 사레복 안체브의 피비린내 나는 통치의 상징은 이렇게 도시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사건 서류 84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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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 대 플린 실버


원고측 주장: 마스터 실버는 삼악신 전원 또는 삼악신 베인, 바알, 머쿨 가운데 하나를 기리는 사악한 의식의 일환으로, 살의가 없음에도 윌리엄 리스터와 사이먼 "시미" 트린트를 각자의 집에서 모살했습니다.


피고측 주장: "난 신에는 무뇌한[원문 그대로임]이라고요. 빌하고 시미는 날 등쳐먹으려다 그런 꼴을 당한 거고. 그러니 오히려 죽어도 싸죠. 그리고 뭐라고요? 그놈의 기호니, 바닥에 늘어놓은 창자니, 그딴 데는 무뇌한[원문 그대로임] 이래도요?"


판결: 유죄
형벌: 사형, 그러나 신의 화를 사지 않기 위해 추방으로 감형.


샤와 셀루네

셀루네와 샤의 창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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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셀루네와 샤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자세히 기록한 고서입니다.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셀루네와 어둡고 고혹적인 샤가 공존하며 우주의 빛과 어둠에 질서를 세웠습니다.]

셀루네와 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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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신 셀루네와 샤 사이에 일어난 전쟁을 기록한 먼지투성이 책입니다. 셀루네가 태양을 밝혀 우주에 생명의 빛과 온기를 퍼뜨린 이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당당한 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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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창조의 여신으로, 셀루네를 파멸의 여신으로 보는 이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실은 오히려 이게 맞는 말이다.


태초의 혼돈에서 태어난 이 자매는 함께 아비어 토릴을 창조했고 여기서 생명의 어머니인 차운티아가 생겨났다. 이때만 해도 셀루네가 비추고 샤가 감싸며 빛과 어둠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들의 피조물은 동떨어진 채 추위에 떨고 있었기에 차운티아는 온기를 달라고 기도했다. 이 소박한 소원을 놓고 다투면서 자매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하지만, 아비어 토릴에 불씨를 가져와 태양을 밝히는 독단을 감행한 건 셀루네였다.


샤는 자매에게 배신당한 것도 모자라 해와 달의 빛에 맞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두 여신이 고작 약간의 온기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신과 새로운 갈등이 생겨났다.

 

이 이야기는 세상의 섭리를 무시한 이기적인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는 교훈을 준다. 그 교훈을 이해하는 이들을 위해, 상실의 여신께서는 언제나 귀를 기울이고 계신다.

달의 어두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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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루마리에는 마음이 병든 자들에게 세하닌 숭배를 멀리하라며, 차분하게 종용하고 설득하는 글귀가 가득 적혀 있습니다. 달의 성녀라 불리는 이 여신은 오직 거짓만을 속삭이며, 어떠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공허하고 창백한 먼지 구덩이일 뿐인 달의 바다처럼 차갑게 희미한 애정만을 느낄 수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신도들에게는 점차 희미해진다고 합니다. 이 두루마리에서는 그 대안으로 오직 진실만을 말하는 샤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샤의 애정은 너무나 따스해, 어둠과 슬픔, 허무의 여신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왜 그렇게 믿기 어려운 일일까요? 마음이 병든 자들은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하는 여신의 품에서 도움과 축복을 찾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버림받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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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살아생전 신앙심이 투철했다. 날마다 상실의 여신에게 헌신하며, 날마다 무거운 기억의 멍에를 벗어던졌다. 여인은 신앙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무엇이든 희생했다. 그렇게 차츰 인간관계나 자신의 취향은 물론 본인의 이름마저 잃어버렸다. 헌신으로 쌓아올린 제단에 바친 최후의 제물은 바로 자신의 공허한 마음이었다.


생의 끝을 맞이한 순간, 여인은 죽음 속에서 깨어났다. 스산하고 빛바랜 심판의 도시에서, 여인은 하염없이 상실의 여신을 영접하기를 기다렸다. 수많은 영혼이 무색 파도처럼 곁을 지나갔다. 그러나 누구 하나 여인의 손을 잡아 주지 않았고, 귓속에 가르침을 속삭이지도 않았으며, 흐리고 황량한 하늘에서 계시가 내려오지도 않았다. 보이지 않는 시간만이 여인의 곁을 덧없이 오갔다. 그런데도 여신은 신도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


켈렘보어는 여인을 불쌍히 여겼으나 망자의 군주인 그로서도 개입할 권한은 없었다. 클레릭으로서 상실의 여신을 충실히 섬겼음에도 끝내 버림받은 그 여인은 마침내 깨닫게 되었다. 잊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를.

달의 성녀의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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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성녀의 죄악 

달의 성녀에 반대하는 모임 지음


셀루네에게 자신의 운명을 내맡기는 자에게 화 있으리라! 셀루네는 네 가지 방법으로 신도들을 농락한다.


첫째, 셀루네는 남편이 면도를 깜빡한 걸 가지고 웨어울프라고 생각 하게 함.
둘째, 셀루네는 언제나 모습을 바꾸기 때문에, 손이 느린 화가는 그 초상화를 그리기가 어려움.
셋째, 밀물과 썰물. 둘 다 제발 사라졌으면 진짜.
넷째, 다들 달을 여성성과 관련시키는 바람에 똑같은 시가 계속 나오는데, 진짜 지겨워 죽겠음. 이게 다 그 계집신 셀루네 때문임.

셀루네의 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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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도울린의 생애를 담은 일기입니다. 존은 보름달이 뜨면 웨어베어로 변하는 수인화로 고통받았습니다. 그러다 셀루네 사제 덕분에 병을 고친 존 메도울린은 발톱 대신 대검을 들고 사명을 받들게 됩니다. 그 사명이란 자신을 고쳐준 사제를 (이름은 에얼로나였습니다) 사방 모든 곳에서 닥치는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존은 에얼로나가 행한 많은 기적을 직접 목도했습니다. 에얼로나는 달의 여신의 성인으로서, 존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입니다. 둘이 연인이 되는 일은 없었지만, 그 우정만큼은 매우 특별했습니다.]


가정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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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샌더께서 밝히시고, 

셀루네께서 인도하며, 

켈렘보어는 심판하니, 

길이 절로 열리노라.

신과 죽음: 신학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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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신 홀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힘이다. 비록 여러 손을 거치며 질병, 전쟁, 장례 의식으로 잘게 쪼개진 권역이라고는 하나, 생자필멸의 섭리를 다스리는 자리는 한시도 공석으로 남길 수가 없다.


영겁의 세월 동안 이는 저갈의 과업이었다. 종말의 군주인 저갈은 오랜 세월 동안 계속해서 묵묵히 죽음을 관장했지만 끝내 그조차도 지치고 말았다. 필멸자 시절의 바알, 베인, 머쿨은 본인들이 죽음의 신을 이겼다고 착각했지만, 진정한 승자는 삼인방의 야심을 역이용해 과업을 내려놓은 저갈이었다.


저갈과의 거래 끝에 죽음을 다스리는 과업은 머쿨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머쿨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살인은 가장 잔인한 죽음이므로 끝없는 탐욕에 사로잡힌 바알의 차지가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유일신이 죽음을 독차지했더라면 내세로 가는 영혼이 켈렘보어 앞에서 공정한 심판을 받을 기회조차 있었겠는가?


결국에는 신조차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죽음을 숭배하는 자들은 필시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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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한 부분으로서, 이피겐 모그로스가 신이 된 필멸자들의 기이한 신학적 역사를 논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명의 죽음의 군주가 잃어버린 영혼과 다시 찾은 영혼 모두에게 심판을 내려왔다. 그중에 켈렘보어는 단단한 성품과 더욱 단단한 신념을 지닌 이였다.


필멸자 시절, 켈렘보어는 매서운 시선과 투덜거림 아래에 팔라딘의 엄숙한 믿음을 숨기고 살아가던 용병이었다. 그러나 죽음의 군주가 된 후에는 자신의 두 측면을 서로 섞을 수밖에 없었다. 인간으로서의 충동과 신으로서의 충동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필멸자는 변덕이 용납되는 반면 불멸의 상태에서는 그러한 격정은 빠르게 평탄해진다. 그리고 켈렘보어는 차가운 악의보다는 냉정한 신중함을 선택했다.

불신자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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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계의 잿빛 황무지 한구석에는 길거리를 오가는 영혼들 위로 수정 첨탑이 우뚝 솟은 심판의 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영혼들은 방랑계를 다스리는 이들로부터 심판을 받으려는 신자들로서, 그 얼굴에는 희망 또는 수심이 서려 있고, 신발은 지옥의 진흙으로 덮여 있다. 반대로 살아생전 신의 가호를 구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저 벽이 서 있을 뿐이다. 이 벽은 믿음이 부족한 자들이 어떠한 평안도 얻지 못하도록 백골의 군주, 머쿨이 세운 것이다. 벽에서는 절박해진 자들이 들이받고 할퀴는 모습, 손톱으로 긁은 모습, 벽에 머리를 찢다가 터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문을 즐기는 머쿨다운 소행이라 할 수 있다.

노움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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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움파더가 쓴 서문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 중에서 가장 찬란하고, 어울리기 좋아하고, 속임수를 즐기는 신이 있다면 그것은 (특히 그러한 성격을 매우 쾌활하게 지니고 사는 노움들에게는) 바로 갈 글리터골드다. 바로 세 가지 수수께끼를 맞춘다면 달, 태양, 빛나는 별을 모두 주겠다고 약속하는 미치광이 예언자 오스터펠트에 대한 갈 글리터골드의 답변은 노움이  최하는 연회나 식사 자리에서 여전히 즐겨 회자되고 있다. 갈의 대답은 이러했다. "다른 쪽을 뽑아봐. 거기엔 방울도 달려 있으니까."

추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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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움파더"를 쓴 작가의 작품인 "추방자"는 작가의 전작보다 훨씬 암울한 책으로서, 다음과 같은 부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돌처럼 냉랭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드웨가의 신 라드 웨가가 긁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사냥개 놈들, 이 침 흘리는 것들아. 네놈들의 가죽을 벗길 것이다. 네놈들의 창자를 뽑아 류트줄로 쓸 것이다. 그 선율로 나의 궁정을 채운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울까! 잘 들어라, 침이나 뿌려대는 잡종견들아. 예속이 곧 자유다. 힘겨운 선택과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엘프를 노예로 만든다면, 그 헤실대는 뾰족귀 벌레놈에게 그나마 쓸모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 네놈들의 도덕 따위는 목 졸라 죽이고 내 종이 될 자들을 대령하라!"

하플링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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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플링 종족의 가모장, 수호자이자 군주, 창조자인 욘달라에 관한 매력적인 단편으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 옛적에 작은 요정들과 루어밀레이크라는 어여쁜 하플링들이 사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정력과 강인함을 바탕으로 새로 마을을 세웠기 때문에 모두 젊었고, 따라서 모든 주민이 마을을 꾸려나가고, 정돈하고, 고치고, 수선하는 등 여러 가지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답니다(하플링들은 참으로 여러가지 일을 한답니다).


그래서, 한 노파가 찾아와 마을에서 살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는 다들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민들은 정중하지만 아주 단호하게 노파를 거절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러자 노파는 근처 숲에 들어갔습니다. 루어밀레이크 하플링들이 노파가 숲에 거처를 마련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하지만 노파는 숲에 거처를 마련했답니다. 그곳에 사는 웨어울프 무리가 노파의 물건을 빼앗으려 하자, 욘달라 님은 노파에게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뜨개질을 할 수 있는 바늘을 내려주셨습니다.


노파는 그 바늘로 웨어울프가 매달 모습을 바꿀 때마다 몸에 맞게 같이 늘어나는 옷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웨어울프 무리는 노파를 루어밀레이크들이 사는 마을로 데려다주었고, 주민들은 노파를 마을에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웨어울프들은 왜 이 노파처럼 현명한 노인에게 온정을 베풀지 않았냐며 하플링에게 성질을 내고 한바탕 비난을 퍼부었답니다.

영혼 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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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대장장이 서론]


드워프 신화가 독자를 사로잡는 이유는, 그 이야기의 골자가 현대의 제조술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강철, 철, 니켈, 동, 그 밖의 여러 금속을 섞고 가열한 후, 전설의 각 관절부에 융합하여 골격이 형성된다.


대장장이 신이자 만물의 아버지인 모라딘은 아비어 토릴 행성의 핵으로부터 드워프 종족을 창조했다 전해진다. 이 신화를 반복해서 말함으로써 드워프는 자기 종족을 금속제조업과 연결시킨다. 단번에 비유의 광맥을 캐고 문화적 의의의 지층을 발견한 것이다.


드워프의 근면함, 돌과의 친화성, 지리학 지식을 날 때부터 지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길게 자라는 이들의 풍성한 수염과는 달리, 이러한 자질은 후천적으로 습득한다.

헬름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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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헬름 신의 딱딱하고 엄격하기 그지없는 교리를,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하고 해석하고 있습니 다. 팔라딘인 이 저자의 이름은 "지옥청어는절대로살려두지말지어다 오라일리 "입니다. 자나타르 조직을 이끄는 존재가 눈이 많이 달린 비홀더 괴물이 아니라 지옥 청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후, 이름을 지금과 같이 바꾸었다고 합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교리는 여느 종교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교리와 다소 차별화되는 부분은 자신을 지켜줄 존재가 필요한 이들을 강철의 방패가 되어 지켜주며, 약자와 억압받는 자들에 대한 연민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행운의 여신 타이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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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맹세문과 격언을 모은 글입니다. 이 문구를 낭독하는 자에게는 타이모라의 축복이 내려 행운이 깃든다고 합니다!]


1. 행운의 여신이시여, 미소를 지어주소서
2. 턴테이블 타이모라 님을 부르나이다
3. 제가 주사위를 굴릴 때,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해주시옵소서
4. 돌아라, 돌아. 변덕스러운 운명의 수레바퀴여!
5.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주사위의 여신이시여, 상서로운 운명의 주인이시여, 행운의 군주이시여, 저에게 축복을 내려주시옵소서. 지금 제가 뒤지게 생겼나이다.

사냥개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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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의 신, 티르는 혼돈의 사냥개, 영혼의 포식자, 태고의 악신 중 하나인 케제프에게 오른손을 잃었습니다. 케제프를 쓰러트리리라 굳게 마음먹은 여러 신들이 한데 모여 케제프를 쫓아 파멸과 절망의 황무지에 이르렀 고, 케제프에게 약속을 내걸었습니다. 케제프가 대장장이 신인 간드가 만든 사슬을 부순다면, 신들은 그들의 연합을 깨고 케제프를 쫓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케제프는 미심쩍었지만, 약속을 받아들였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티르가 사냥개의 입에 손을 넣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티르는 침이 흐르는 턱과 창처럼 길쭉한 이빨을 올려다보더니, 즉시 그러겠노라고 답했습니다.


케제프는 사슬이 그렇게 강하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 다. 그러나 그 사슬은 지옥의 코키투스에 뿌리를 두고 마법의 여신인 미스트라의 축복을 받은 물건이었습니다.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자 케제프는 티르의 손을 물어 끊어버렸고, 티르는 피가 흐르는 손목을 봉하고는 그 후로 영원토록 마치 명예의 훈장이라도 되는 양 한손 없이 살았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리고 용기와 용맹의 훈장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라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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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머 주니슈가가 작성한 글로서, 라레시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코렐론 라레시안은 엘프 만신전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라레시안의 눈물이 세하닌 문보우의 눈물과 섞여 엘프가 창조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다른 모든 신화와 마찬가지로, 라레시안 신화에서도 (신이 자신의 일부를 피조물에게 베푸는) 일종의 생리적역헌납이 이루어진다. 엘프가 코렐론의 엉덩이뼈, 목, 고환 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신, 엘프는 슬픔의 발현에서 탄생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현상을 라레시안의 고통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당시 코렐론은 상실과 배신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보다 전통적인 학설에서는 (엘프 현자 에이피르 로퀠란의 말을 인용하자면) 엘프를 "종족 중에 가장 슬픈 종족"으로 규정한다. 필자에게는 이쪽이 더 진실하게 들린다. 삶이란 결국 그 짐을 감내해야 하는 자에게 섭섭지 않을 만큼의 고난을 안겨주는 법이며, 엘프는 아주 오랫동안 그 짐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에일리스트레이: 은발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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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독자에게 롤스 라렌시안과 코렐론 라레시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일리스트레이 여신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빠짐없이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한 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의: 에일리스트레이와 같은 불멸자는 우리 같은 필멸자와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그처럼 열정적이고 활달한 신조차,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은 냉정하고 추상적이다.


텔레문의 소격 연극을 생각해 보라. 관람객이 연극 속 상황에 몰입하면서도 그로부터 거리를 두게 하는 연극 말이다. 그것이 신들의 사고방식이다. 신들은 모든 것을 그런 식으로, 차갑고 오랜 무한의 관람석에서, 그것도 가장 뒷자리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에일리스트레이가 자신의 어머니를 쓰러뜨리고 흘린 눈물만큼 환하게 미소 지은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간드의 수많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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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드 역사서 "모든 대장장이의 신"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이름이란 굉장히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간드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신은 자신의 칭호를 자주 바꾸곤 하지만(특히 미스트라, 왜 이리 갈팡질팡인지!), 그 점에 관해선 모든 대장장이의 신에 견줄 자가 없다. 노움들은 간드가 지닌 최소 여섯 개 이상의 아명(예: 아란레러스, 발라텡, 대로스대로스, 클란나우다, 타타바. 85 장 참조)에도 만족하지 않고, 간드를 위해 직접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


네벨룬.

간드, 그리고 부집게로 생명을 집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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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교" 서적의 서문을 읽어보니, 저자가 비속어만 들어간 유의어 사전을 옆에 두고 쓴 듯합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철자를 발음 나는대로 썼습니다. 마치 겁에 질린 서기들에게 구술 필사를 맡긴 것처럼 말이죠.]


자, 남드리 흘린 거나 주워 처먹꼬 다니는 이 똥자루 쉐끼들, 하나 알려줄 테니까 대가리에 잘 처바가 놔라. 간드 님은 신 중에서도 제일 잘나써.


간드 니믄 다른 잔챙이 신들처럼 찌질하게 입만 털지 않아. 담금질을 해버린다 이거여. 텁텁한 싸구려 열매 가튼 건 상대도 안 한다 이거여.


내가 그걸 어떠케 아냐고? 간드 님의 신도들은 꼬장꼬장하거든. 아주 뒤꾸멍에 나무토막 처너은 것처럼 꼬장해 아주. 모루에 살고 모루에 죽는 놈드리여.


눈 가므면 코 벤다는 발더스 게이트에 있는 애들도 솜씨가 기가 마켜 아주. 거기 간드 신도드리 강철 감시자를 만드러써. 그 거인 새끼들이 치안을 지킨다고. 엄청 신기해. 그거 처음 봐쓸 때 너무 신나서 아예 그냥 기절할 뻔해따니까.

외눈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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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머 주니슈가의 책, 외눈박이 중 서문 부분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렐론 라레시안과 완전히 반대로, 그럼쉬는 파괴, 혐오, 잔혹함의 외눈박이를 보여주었다. 논쟁을 즐기는 오크 신화 연구자들은 (용기도 가상하게) 그럼쉬를 엄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부심과 힘을 잃지 않은 쫓겨난 아들로, 따라서 용서, 존 경, 심지어 숭배받을 만한 존재로 규정한 바 있다.


온정과 자비라고는 없었던 그럼쉬의 성격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라 할 것이다. 신화에 따르면 그럼쉬는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인 코렐론에게 한쪽 눈을 잃었다. 자신의 어리석은 자존심 때문에(그럼쉬는 오랫동안 코렐론의 마법 능력, 미모, 영역을 시기 질투 했다) 전투에 눈부터 내밀었던 것이다.


이 부상으로, 그럼쉬는 신화 중 유일하게 순전한 어리석음의 제단에 통찰과 지식의 상징인 눈을 희생의 제물로 바친 사례가 되었다.

와우킨의 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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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책은 여신 와우킨이 마귀 군주 그라즈트에게 속아 붙잡힌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마귀는 번영의 여신인 와우킨과 자신 사이에 맺은 약조를 깨고, 정신 나갈 듯한 심연의 극심한 혼돈에 위치한 자신의 소굴에 여신을 가두어 놓았습니다. 그라즈트는 자신의 딸이 주조된 황금과 빛나는 보석의 왕좌에 오르기를 꿈꾸었던 것입니다. 대단한 부성애군요. 소설은 와우킨 여사제의 인도를 받는 한 무리의 모험가를 애정 어린 필체로 상세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모험가들은 그라즈트에 맞서 와우킨을 구출해, 썩어버리고 부패한 샴페인 병에서 터져 나오는 황금 코르크처럼 심연에서 구해냅니다.]

부재기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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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와우킨이 여섯 손가락 신사 연맹이라는, 이름부터 불길한 집단으로부터 교단을 되찾은 방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은 뇌물, 협박, 특정 사업에 대한 세심한 투자, 다른 사업에서의 주요 자금 및 투자자 회수 등, 금전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연한 일이지만, 와우킨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와우킨의 적들은 머지않아 파산을 선언하거나 발 달린 욕조에 누워 동맥을 그었다고 합니다.]

와우킨의 상업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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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은 길지만, 핵심 내용은 하나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공급과 수요를 현명하게 활용하면 수익이 따라온다."]

열복의 교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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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 사랑, 진노 등 "신의 자질"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신이 아닌 우리만의 자질이 있으니, 그것은 고통이다.


우리가 필멸자로 존재하는 원인에서 기쁨을 찾으라는 것이 바로 거룩하신 여왕의 가르침이다. 고통을 포용하여 우리가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그분께 알려 드려라. 살을 에는 고통과 가슴을 저미는 비애가 없는 삶을 과연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공허한 삶이자 속세의 쾌락에 기대는 헛된 삶이다.


로비아타의 이름으로 살아가길 명한다. 손톱을 살갗에 박으며 살아있음을 알라. 고통이 클수록 숭고한 삶을 누리리라. 손톱에 찢기는 고통이건, 채찍에 맞는 고통이건, 내면의 영혼에서 우러나는 고통이건, 성녀께서 언제나 그대를 지켜보고 계심을 명심할지어다.


그분께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대를 바라보시니,
모두 그대를 사랑하심이라.

고통의 성녀 인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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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형태로 뒤틀린 육신을 묘사한 그림이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으며, 직접 적은 필기가 여백을 채우고 있습니다.]


육신의 한계를 알라. 스스로 채찍 세례를 내리며 고통의 황홀경을 한몸에 받고픈 유혹을 모르는 것은 아니 나, 골절이 생기면 고통의 성녀를 받드는 데도 지장이 생기는 법. 몸이 축났다면 가볍게 채찍질하거나 손톱을 뽑음으로써(집게나 칼을 권장) 로비아타께서 끊임없이 고통을 만끽하시도록 하라. 그것이 그분의 권리라.

 


2. 발더스 게이트

발더란

발더스 게이트의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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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몬돈이 지은 "게이트" 민속사의 축약본입니다. 여느 학문적인 역사서와는 다르게 쉬운 대화체로 쓰여 읽기가 수월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회색 항구 주변의 아늑한 초승달 모양 지대에 정착민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500년도 더 된 일이다. 정착민 중에는 유유자적 물고기를 잡거나 해변을 뒤지며 살아가는 이들도 많았지만, 밀수꾼이나 해적처럼 달갑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영구적인 도시라 부를 만한 곳은 없던 터에, 어느 날 발더란이라는 원양 선원이 항해에 나갔다가 금을 한가득 모아오는 일이 있었다. 발더란은 가져온 금을 아낌없이 투자해 해변에 선창과 창고를 지었고, 그곳을 죽음의 들판에서 쇄도하는 약탈자들로부터 지키도록 사면 전체에 걸쳐 화강암 벽을 높이 세웠다...

삽화로 보는 발더란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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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담으로 가득한 책입니다. 괴물들은 난폭하고, 남자들은 온몸이 근육질이며, 여자들은 풍만하며 걸핏하면 옷이 찢어집니다. 괴물이건 옷가지건 "둘로 찢어지는" 묘사가 책장마다 나오지만, 그중에 그나마 건전한 대목이 있습니다.]


여인의 기대와 수수께끼로 가득한 그윽한 눈길에, 발더란은 귀가 솔깃했다.
"뭐든지?" 그가 물었다.
"아무렴." 여인이 대답했다. "말만 하면 뭐든지 들어줄게."
"그 대가는?"
"아주 약소한 거야." 여인은 웃음을 머금었다.
발더란도 피식 웃었다. 그의 건장한 몸은 약소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발더란, 당신의 영혼." 여인은 한숨을 지었다. "영혼을 준다면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 줄게."
발더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좋다, 순무가 먹고싶군."

여인은 주춤했다. "순무에 영혼을 팔겠다고?"
발더란은 고개를 끄덕였다. "튼실한 놈으로."
"좋을 대로." 주위로 어두운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면서 여인의 살갗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그럼 이제-


[다음 책장이 찢어졌습니다. 뒷부분부터는 본모습을 드러낸 여악마가 어느새 발더란의 발치에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발더란! 네 목줄에 묶여 부를 때 마다 냉큼 대령해야 하는 신세라니. 영혼 또한 다시 네 차지다."
"이제 톡톡히 깨달았겠지." 발더란은 호탕하게 웃었다. "순무의 힘을 과소평가하면 곤란하다고."

발더란이 도시를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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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래전 발더스 게이트를 세운 것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친 선원, 발더란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문체는 화려하지만 구석구석 자기만족에 빠지는 듯한 부분이 있고 전체적으로 특기할 만한 것이 없는 소설입니다. 중간에 있는 작은 글귀를 빼고 말이죠.]


발더란에게 안수르는 수호자이자 친우였다. 안수르의 비늘은 밝게 빛났으며, 그의 숨결은 비늘보다 더 밝았다!


그러나 이 지면에서 상세히 다루기에는 너무나 뼈아팠던 배신 후, 안수르는 바위 아래로 도망쳤다. 이로써 안수르가 잠든 지역의 이름은 안수르의 드래곤 혈통에 맞게 바뀌기에 이르렀다.

발더스 게이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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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수백 년 전, 발더란이라는 젊은 모험가가 배를 타고 회색 항구를 떠났다. 오늘날 발더란이 방문했고, 목격했고, 이루었던 업적은 전설로 치부될 따름이나, 그가 금은보화를 잔뜩 싣고 모험에서 돌아온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다.


발더란 덕분에 회색 항구는 부촌으로 거듭났다. 발더란이 가져온 보물로 선착장을 짓고, 사업을 유치하고, 항구를 지킬 튼튼한 벽을 세웠다. 점차 마을이 번성하자 발더란을 기리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딴 관문이 생겼는데, 그곳으로 드나드는 재물의 양이 어마어마했던 까닭에 일개 관문이 온 마을보다도 유명해지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회색 항구는 케케묵은 역사책과 옛 지도 속으로 사라진 반면, 오늘날 페이룬에서 발더스 게이트를 모르는 여행자는 없으리라.

선원 발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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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지펠의 해적 소설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굳쉽 사피렌의 해협을 건너는 항로에 들어선 지 얼마 후, 발더란은 붙잡혀 묶인 채 노를 젓는 신세가 되었다. 발더란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이틀이 채 되기도 전에 반란을 일으켰다. 그렇게 원래 주인들은 노를 잡는 신세가 되었고, (모두 붙잡힌 선원이었던) 노예들은 배의 새로운 선원이 되었다. 여느 때처럼 겸손했던 발더란은 선장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발더란은 그 대신 리라를 켜며 선원들을 즐겁게 해주었는데, 그 일로 아주 너그러운 머포크 몇 명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리고 선원 대부분은 이 머포크 무리로 인해 민망한 부분에 발진이 생겼다.


반대로 언제나처럼 맑고 깨끗한 피부를 유지한 채 머포크 무리에게서 벗어난 발더란은, 선원들에게 주변 바다를 샅샅이 뒤지도록 했다. 이상할 정도로 앞뒤가 맞는 말을 하는 미치광이 예언자가 그곳에 보물이 있으리라 예언했던 것이다. 보물은 정말로 있었으나, 보물을 건드리자 마치 지옥문과 같은 입을 지닌 크라켄이 근처에서 깨어났다! 찾은 보물을 열어보니 한 자루의 검이 있었다. 발더란은 이 검을 들고 달려가 뱃고물에서 괴물의 식도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괴물에게 치명적인 소화 불량을 선사했다...

 

안수르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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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르의 전설


발더스 게이트 - 위대한 발더란의 정박지.
오, 발더란, 숭배받아 마땅한 창시자여,
그를 수호하는 드래곤 안수르여, 놀라운 부 아래에. 지하의 구원자여, 영원한 의기여.
감옥의 가장 깊은 곳, 그 아래 웜의 길로 가니, 어떠한 영혼도 악마도 찾지 못할 곳이라.


[주: 웜 바위 감옥에 입구가 있는 건가? - U.R.]


번개가 내리쳐, 참 영웅의 불꽃이 점멸하니,
횃불이 점화하도다!
그리하여 웜의 눈이 뜨여 번뜩일 것이라.


[주: 불꽃과 횃불이라면... 번개 마법? - U.R.]


펑범한 모험가는 그 시련을 능히 극복할 수 없으며, 매일 새로운 이들이 그들의 운명으로 보내어지나

한 위대한 영웅이 창시자의 의지를 이어받아,
단 한 번, 게이트의 심장을 우리 세대에 선사하리라!


[주: 위대한 영웅만이 시련을 통과해 안수르를 깨울 수 있다 - U.R.]

엘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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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발더란의 노래를 부르자
발더스 게이트를 세운 이의 노래를 부르자
무역의 기초 위에 세운 황금의 제국도, 발더란의 운명을 피할 수는 없었노라
이미 죽은 셋이 발더란의 항구를 쳤으나
모습을 바꾸어 노예를 쓰러뜨렸노라
만인을 정복하려 다시금 일어선
지난 시절의 위협에 무릎을 꿇었으니
희망은 이제 사라진 듯하구나
그러나 아직은 끝난 것이 아니니
새로운 패가 돌아가고, 다시금 패를 내는 도다.
새로 합류한 자들이 판돈을 거니,
악당, 위저드, 악마, 기스.
승산은 다시금 정해지니
발더스 게이트의 운명은 이제
운명의 부름을 받은 자들에게 달려 있노라...


길드

길드: 발더스 게이트의 은밀한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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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리틀 칼림샨의 길드 두목인 릴사 라엘을 다룬 장에 요약돼 있습니다.]

다른 시대에 다른 곳에서 태어났다면 릴사 라엘은 혁명가로 환영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발더스 게이트에서 그녀는 범죄 조직의 두목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 안의 도시, 리틀 칼림샨 지구를 지배하는 길드의 두목 말이다.

릴사의 이야기는 그녀가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면서 시작된다. 그녀의 아버지는 도피 중인 형제를 숨겨준 죄로 불주먹 용병대에게 교수형을 당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어머니마저도 어느 질투 많은 귀족 부인에 의해 바다 요새 감옥에 갇혀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녀는 두 가지 귀중한 교훈을 배 웠다. 하나는 법이 부패하면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다른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법이 가혹하면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 윤리적 책임이라는 것이었다.

 

칼림 금은방을 본거지로 활동하며 릴사는 발더스 게이트를 통하는 모든 물건과 인물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녀는 거대한 대원들의 망을 통제하며 사업가나 정치인처럼 물건과 정보의 교환을 면밀히 관찰하고 추적한다. 하지만 간접적인 정보는 그다지 가치가 없다. 그 대신 릴사는 그녀의 수중에 비밀을 가진 자들을 끌어들인다.

그녀의 밀담의 화원에서는 길드와 익명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원한을 품거나 경쟁자를(다시 말해 중요한 인물을) 끌어내리고 싶은 자라면 누구든 이곳을 통해 자신의 불만을 도시 전체에 알릴 수 있다. 행간에는 아침에 밀담의 화원에서 자신의 약점을 말하면, 해가 다 지기도 전에 정확히 그곳에 칼을 맞는다는 이야기마저 돈다.

길드에는 당신의 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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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튀어 있는 선전물에 적힌 서문입니다.]


매정한 것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왜 길드는 아랫 도시를 호박처럼 잘라서 갈라놓은 거야? 왜 두목들이 모습을 감추고 통치할 수 있도록 나눠놓았냔 말이야?" 그러면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한다. "그게 위임이라는 거다, 이 자식아. 안 그러면 일을 어떻게 할 건데?"


이 비유를 좀 더 밀고 나가자면, 호박은 이미 무르익어 있었다. 그리고 길드가 호박을 자르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잘랐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칼을 꺼낸 것이 아홉 손가락 쪽 조직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발더스 게이트의 다른 수많은 기득권 세력과 달리, 길드는 진심으로 도시를 위한다. 길드의 관점은 이렇다. 어차피 범죄를 없앨 수 없다면, 조직 범죄가 낫다!

거물들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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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먹 용병대가 아홉 손가락과 그 부하들, 이른바 "길드"에 관한 정보를 상당히 수집한 듯합니다. 불주먹에서는 어떤 입구를 지키는 터스그론트라는 덩치 큰 친구에게 특히 흥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길드에서 힘쓰는 일을 담당하는 이 친구에 관한 아주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불주먹 대원들이 잔뜩 써놓은 조롱도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불주먹 대원들은 터스그론트 같은 범죄자들이 그다지 명석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반면에 아홉 손가락에 관한 글은 어둡고 두려워하는 어조로 쓰여 있습니다.]


모병 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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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주먹 휘장을 두른 갑옷 차림의 남녀가 나란히 선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주먹 용병대에서 긍지와 사명을 찾자! 오늘 당장 입대해 발더스 게이트를 지키십시오.
얼더 레이븐가드 대공의 지휘 아래, 용병대원은 거리의 치안을 책임지고 시민들을 보호하며 법을 바로 세우는 업무를 맡게 됩니다.
오늘 도시 곳곳의 친절한 대원들에게 문의하거나, 용병대 본부가 있는 발더란의 바다 요새를 방문해 불주먹 용병대에서 새로운 경력을 쌓아 보시기 바랍니다!

불주먹 용병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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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먹 용병대의 역사


엘탄이 발더스 게이트의 대공이던 시절에 설립한 불주먹 용병대는 어느 한 범주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상비군이자 경찰이고, 용병대이기도 하며, 탐험대이기도 하다. 법과 질서를 연구하는 학자이자, 죄 있는 자와 무고한 자 할 것 없이 모두 주황과 선홍색 깃발 아래 도륙하는 병사이기도 하다.


이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역사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불주먹 용병대는 부패한 모습과 바람직한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점에서 불주먹 친구를 사귀는 것은 빵을 사는 것과 같다. 빵이 맛이 있는지, 껍질에 독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불주먹 용병대에 대한 윤리적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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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먹 용병대의 일상적인 운영에 관한 검토서로, 귀족들이 임명한 위원, 정확히는 그 대변인인 퀘센야 세스터가 작성했습니다. 그녀는 한마디로 신랄한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특히 용병대를 벌레가 들끓는 건널 판자에 비유하며, 한때는 유용했지만 현재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용병대를 "매일 연필을 코에 쑤셔 넣는 한 살배기 아들이 어른이라는 이들보다 도덕과 윤리를 잘 이해할 것이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파수대와 강철 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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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주먹이라는 용병대가 아랫 도시와 바깥 도시, 그리고 웜 건널목에서 발더스 게이트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어쩌면 악명 높다고도 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부자와 권력자가 살아가는 저 범접하기 힘든 윗 도시는 어떠할까? 이곳에서는 파수대라는 간결한 이름의 조직이 높은 규율을 바탕으로 질서를 유지한다. 불주먹은 이들을 보고 높으신 발더스 게이트 귀족 나리들이 범죄자와 싸우느라 자기 손을 더럽히기 싫어서 데려온 장난감 경비병이라며 폄하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윗 도시에서 법을 어긴다면 금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파수대는 고도의 훈련을 받았으며, 귀족들이 위험에 처할 경우 살상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새로 도입된 자동인형, 강철 감시대가 있다. 이들은 윗 도시의 수호자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아직은 불주먹 용병대 지원 목적으로만 투입되고 있다. 이들을 만든 고타쉬 경은 강철 감시대의 임무가 발더스 게이트에 사는 모든 이들을 지키는 것이라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파수대 성채의 대장은 회의적인 시각인 듯하다. 그리고 그 성능이 입증되어야 윗 도시 치안 유지에도 감시대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발더스 게이트와 약탈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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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페이지의 한 부분이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윗 도시에 거주하는 여러 귀족 가문이 그토록 겸허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그들의 재산이 폭력, 약탈, 착취에 뿌리를 두었음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레미야 엘탄은 불주먹을 무자비한 용병대로 만들어 검의 해안 전역에서 돈을 위해 살육과 방화를 자행했으나, 이제는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이는 아무도 없다. 또한 일자 보르물 남작이 운영하던 앰 산맥의 노예 광산으로부터 북쪽으로 수송되던 피 묻은 금속 주괴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 자가 없다. 애스터 곶을 약탈하고 항구 주민 전체를 납치했던 보고 사센스타의 뼈 함대 이야기는 교과서에 언급조차 없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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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일 정도로 과감한 취재 기사(아니면 자살 시도) 로서, 발더스 게이트 상류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내의 미술관에 후원을 퍼주고 있는 칼드웰 가문에서부터 바다를 빠르게 쏘다니는 거대 성선단을 운영하는 얼렌트리 가문, 그리고 잉크, 염료, 보석, 귀금속 생산을 지배하는 레이븐셰이드 가문까지, 귀족 가문을 하나하나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문을 극도의 분노와 증오를 담아 깎아내리면서, 이들의 운이 쇠하는 것을 아주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에서의 삶은 오리 연못과 같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온갖 오물이 위로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발더스 게이트의 대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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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으로 태어나고 번성한 도시에서, 부가 지닌 영향력은 매우 크다. 발더스 게이트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귀족 회의의 통치를 받았다. 귀족 회의는 가장 부유한 귀족 가문의 수장들로 구성되며, 공작 중 가장 유력한 4인으로 구성된 4인의 의회가 최고 통치 기능을 담당한다. 그리고 4인의 공작 중 한 명이 대공으로 추대된다.


이 전통은 몇 세기 동안이나 계속되었으나, 몇 차례에 걸친 위기시에는 변화가 있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는 우리가 스스로의 모습을 되찾는 시기로서, 최근 발더스 게이트 정부에서 일어난 변화 또한 이러한 위기라 설명 할 수 있다. 지난해 4인의 의회의 구성원은 벨린 스텔메인 공작, 딜라드 포티어 공작, 탈라므라 밴텀푸르 공작, 그리고 얼더 레이븐가드 대공이었다. 엘터렐의 추락 중에 밴텀푸르 공작이 사망하고 레이븐가드 대공이 실종된 후, 4인의 의회의 구성 문제는 레이븐가드 대공 의 복귀 또는 사망 확인 시까지 미루어졌다.


이렇게 생겨난 권력의 공백 안에서 엔버 고타쉬 경이라는 과감한 도전자가 새로 나타났으니, 고타쉬 경은 이 도시를 이끌어 위기를 극복하리라 약속했다. 마침내 돌아온 레이븐가드가 고타쉬를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추대했고, 발더스 게이트는 새로운 시민들에게 안전을 되찾아 줄 인물로 새로운 대공을 환영했다.

도시 탐험 - 지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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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의 도시를 탐험하는 용감한 취미를 가진 이들에게 최고의 도전을 선사하는 것은 단연코 도시 아래 감춰진 어둠의 세계일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이 도시는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의 오물을 광범위한 하수 터널에서 회색 항구로 흘려보내고 있다. 맨홀을 열어 이 하수도로 들어가면, 배관과 배수로의 관리자인 반 야만 코볼트족이 득실대는 시끄럽지만 흥미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그리고 어딘가 먼 구석에 숨겨진 하수구는 오랫동안 잊힌 섬뜩한 지하 도시의 폐허로 연결된 다고 한다. 그 위험한 곳을 탐험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이지만, 법적 책임의 문제 때문에 필자는 선뜻 추천할 수 없다.

아랫 도시와 윗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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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에 처음 온 방문객이 도시의 윗부분과 아랫부분 사이의 구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안내 책자입니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윗 도시는 도시의 귀족 계급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치안이 좋으며, 그 막대한 부유함은 정교하고 우아하게 장식된 건물들에 자랑스럽게 비치는 거리의 불빛에서도 알아볼 수 있습 니다. 반대로 아랫 도시는 좁은 길과 작은 건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순찰하는 경비병 수도 적습니다. 반대로 상인, 직공, 기회주의자, 무용수, 얼간이, 매력적인 방랑자, 소매치기, 흥정 가능한 사랑을 베푸는 젊은 남자와 여자들, 술집 주인, 거지, 기사, 사기꾼들이 판을 칩니다.]

발더스 게이트 술집 탐방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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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 술집 탐방 안내서"에서 발췌한 내용 입니다. 내용을 보니 쓰면서 술을 두 잔 이상 걸친 것 같습니다.]


모두들 엘프의 노래주점 이야기를 한다. 발더스 게이트 대표 술집이라는 둥, 그곳의 유령이 아주 "재미있다"는 둥. 다 필요 없어! 나는 음악이 나오는 게 좋다고! 사연이 좋단 말이다! 공연이 없는 술집은 하나도 부럽지 않아.
따라서, 무지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발더스 게이트의 다른 수많은 멋진 술집을 여기에 추천한다!


우선 달아오른 인어가 있다. 이곳에서는 사이렌 "희미한빛"이 관중을 홀리는 광경을 즐길 수 있고, 아니면 단순히 해적 손님들이 뱃노래를 부르거나 서로 정신이 나갈 때까지 치고받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아니면 생음악과 세상없이 까칠한 종업원이 있는 유쾌한 술집을 원한다면, 노래하는 류트로 가보라! 항구 옆에 붙어있는 이 술집은 낭만적인 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헹크의 깜찍한 태도에 데이고 나면 그대의 연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 것이다.


그 밖에도 남은 술집이 하나 있다. 가장 겁 없고, 용맹한 손님만이 갈 수 있는 그곳! 자기 능력을 시험하고 발더스 게이트 암흑계의 인물들과 어울리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가 할 말은 이것뿐이다.


길드 회관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발더스 게이트 여행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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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를 떠나, 다채로움이 바로 발더스 게이트의 생명이다. 발더스 게이트에는 신실한 교인을 위한 신전과 성실한 장인을 위한 일터는 물론, 범죄 조직 역시 여느 업종 못지않게 성행하고 번창하고 있다. 혹여나 이곳에 들릴 생각이라면 그 점을 꼭 염두에 두기 바란다.

빗자루와 양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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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에 사는 코볼트에 관한 일화를 모은 책입니다. 시에서 이 비늘 달린 근면한 생물들을 고용해 위생 관리를 맡긴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하수도 청소부, 배수구 관리자, 폐기물 처리반 역할을 맡긴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코볼트들이 갑자기 떠나기라도 한 듯이 사라지자, 발더스 게이트 시민들은 당혹감과 짜증에 휩싸였습니다. 코볼트가 사라진 일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시민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뭐.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때까지 내 오줌하고 똥은 누가 치우고 닦아줄 거냐 이 말입니다."]

저 아래에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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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몬돈은 회색 항구가, 발더란이 바다에서 보물을 싣고 돌아와 거대한 도시를 건설하기 전까진 그저 작은 해안 마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도시의 하수도 아래에 숨겨진 거대한 지하 유물이 전하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다.
발더란이 바다 요새를 짓기 한참 전, 치온타 남쪽에 위치한 만에는 거대한 도시가 있었다. 이 도시로부터 여러 대로가 뻗어 있었으며 화강암 탑이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었으나, 알 수 없는 재앙으로 인해 기초부터 붕괴해, 결국 지하 암반에 삼켜지고 말았다.


발더란의 시대보다 훨씬 앞선 시대를 살았던 이 잊힌 도시의 주민은 누구였을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는 문제가 있다. 아래, 지하에 떨어진 항구 도시의 폐허에 여전히 살고 있는 것은 누구, 또는 무엇인가? 어떠한 존재, 괴물, 또는 피조물이 땅속 깊숙한 곳에서 거닐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이들에게 우리가 우리 것으로 여기는 지상 세계에 관한 계획이 있을 것인가?

발더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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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발더스 게이트의 수천 개의 테이블 위에 펼쳐진 것은 사령술에 관한 소설이 아닌 주사위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해적을 만들어 (대부분은 선원 발더란을 흉내 내지만, 자신만의 해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불운이라는 이름을 가진 37면체 주사위를 보드 위에 굴리는 게임입니다. 주사위의 결과에 따른 결과지의 해석은 해적을 만들지 않은 참가자가 주관하며 이 참가자는 불운한 자라고 부릅니다. 이 허구의 해적들은 보통 잔인한 운명을 맞이합니다. 차트가 보통 끔찍하고, 주사위는... 주사위는 훨씬 끔찍합니다.]

겹치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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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 내용이 설명돼 있습니다.]


"반기별로 발행되는 잡지로, 팬들이 전하는 발더스 게이트 영웅들의 그림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그림과 이야기를 보내 주세요."

바다의 여왕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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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여왕의 집은 오랫동안 발더스 게이트가 도시의 근간인 함선들을 움직이는 파도의 주인, 움버리 여왕의 눈에 만족스러울 수 있도록 힘써왔다.


발더스 게이트는 검의 해안 지역의 상업적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움버리 여왕은 마음만 먹으면 발더스 게이트를 소금으로 파묻을 수 있다. 여왕의 신전에 바쳐진 공물 덕분에 지역 내에 평화가 유지되고, 인근을 통항하는 선원들이 정박해 여왕의 자애로운 품 안에서 쉴 수 있는 매력적인 정박항이 형성된 것이다.


다만 심술쟁이 여왕의 심기를 거스른다면, 여왕을 섬기는 사나운 사후아긴 무리가 당신을 찾아올지도 모른다.


3. 마법

마법의 역사

마법의 역사, 제1권: 미스트라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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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여신인 미스트라에 관해서 알기 위해서는, 우선 미스트릴을 시작으로 그녀의 이전 화신에 관해 알아야 한다. 수수께끼의 여신은 샤와 셀루네 여신 사이의 갈등 중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서로를 이기려던 그 쌍둥이 자매가 서로에게 대항하던 그 에너지의 일부가 우연히 새로운 형태의 순수한 마법, 미스트릴을 낳은 것이다.


마법의 화신으로서 미스트릴은 위브, 즉 마법을 전달하고 길들일 수 있는 그 근원 그 자체를 누구와도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통제하였다. 그것이 그녀의 존재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마법을 다루는 것은 마치 숨을 쉬거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과 같았다.


그런 미스트릴이 미스트라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은 곡지력-339년, 네더릴의 군주이자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야망 넘치는 위저드, 카서스가 그녀의 힘을 빼앗았을 때였다. 미스트릴은 그런 카서스에게 그 힘을 넘겨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였고, 그로 인해 잠시 위브가 무너지고, 모든 마법이 사라졌다. 카서스의 과오는 네더릴의 멸망을 가져왔고, 그 자신의 야망 역시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위브의 새로운 주인은 오래지 않아 나타났다. 순식간에 마법의 여신은 미스트라로 다시 태어났다.

마법의 역사, 제2권: 주문 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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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재앙으로 악명 높은 곡지력 1385년, 어둠의 여신 샤와 속임수의 신 시어릭은 미스트라를 비겁하게 암살하여 그녀가 가진 위브에 대한 통제와 영향력을 앗아가려 했다.


하지만 미스트라의 죽음은 위브에 대한 그녀의 통제력을 단순히 상실시킨 것이 아닌, 위브를 완전한 혼란으로 밀어넣어 붕괴하게 했다. 이 사건으로 주문이 뒤틀리거나 완전히 먹통이 되었고, 수많은 주문 시전자가 죽거나 미쳐버렸다. 마히어 정글에서는 거대한 푸른 불꽃 폭풍이 일어나 대륙을 휩쓸고 땅을 뒤흔들었으며, 이로 인해 전 지역이 황폐해졌다.


미스트라를 죽인 죄로 시어릭은 신들의 비밀회의에서 천년 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토릴은 전설적인 위저드 엘민스터 아우마르와 2차 대분단 사건 덕분에 곡지력 1480년 마법의 여신 미스트라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약 100년간 격변을 겪었다. 다음 권에서 계속...

마법의 역사, 제3권: 2차 대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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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라가 암살된 이후 몇 년간 여러 차원은 격변을 겪었다. 모든 신과 필멸자의 절대신, 감춰진 자는 모든 세계를 관장하며 질서와 혼돈 사이의 균형을 찾는 가장 신성한 유물, 운명의 석판을 갱신하여 혼란에 빠진 균형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신들의 질서가 다시 쓰였고, 죽은 것으로 여겨졌던 몇몇 이들이 다시 생명과 힘을 되찾았다. 위저드 엘민스터 아우마르를 앞세운 미스트라는 마법을 다시 손에 쥐었으며, 그 지위 역시 되찾았다. 이렇게 위브의 정당한 주인, 마법의 여신은 다시 한 번 위브를 수호하게 되었다.

마법의 역사, 제4권: 미스트라의 선택받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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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선택받은 자가 되는 것은, 신의 정수로부터 힘을 부여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법의 여신의 선택받은 자는 다른 필멸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로 위브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어떤 이들은 이와 같은 존재를 반신이라 여기며, 또 어떤 이들을 그들을 종이라 여긴다. 물론, 강하고 드문 존재이지만 신의 종인 것이다. 현재 엘민스터 아우마르가 미스트라의 선택받은 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최고의 위저드에게 아주 적절한 칭호이다. 그러나, 과연 그는 최고의 마법사이기 때문에 선택받은 자가 된 것일까, 아니면 선택받은 자이기 때문에 최고의 마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이에 질투하는 일부 학자는 엘민스터가 미스트라와 과거 사랑을 나누었으며, 이로 인해 그녀의 호의를 얻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결코 치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찮은 필멸자가 여신을 유혹하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캔들킵의 침대가 그 과거를 되새기며 들썩거리지 않을까 생각해 볼 뿐이다.


마법학파

마법학파: 환혹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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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그저 악당과 영웅, 종마와 왕족이 펼치는 연극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이들에게 깡총 뛰고 달려들 때를 지시하는 건 누구인가? 환혹학파는 이 우주적 희극의 감독으로서 그 노무를 제공한다.


주요 용어: 유혹, 기만, 조작
주요 개념: 표현, 강요, 선동, 노예화

마법학파: 환영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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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이 과연 전부일까? 환영학파는 마법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현실이 재창조되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의 혼란스러운 세상에 의도와 의지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가정한다.


주요 용어: 속임수, 설득, 가장, 믿음
주요 개념: 투명, 그림자, 환영술, 환각, 호도

마법학파: 방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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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놀라운 힘으로 가득 차있다. 번개와 천둥의 굉음, 불꽃이 품은 삶과 죽음의 순환, 광선 속의 섬광처럼. 방출학파를 따르는 이들은 이 힘 사이로 춤을 추며 자신의 의지대로 그것을 인도한다.


주요 용어: 원소, 부여, 창조, 효과
주요 개념: 화염, 서리, 천둥, 대지

마법학파: 예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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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알 수 없고, 현재는 수수께끼이며, 과거는 영원히 사라졌다. 그러나 예지학파를 따르는 이들의 앞에 우리 세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장막이 얇아진다.


주요 용어: 탐구, 이해, 발견, 인지
주요 개념: 관찰, 이해, 인내, 감지

마법학파: 변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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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변성은 생명의 본질이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성장하고, 줄어들고, 지어지고, 무너진다. 변환학파를 따르는 이들은 생명의 원재료를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


주요 용어: 변화, 교환, 연금술
주요 개념: 변질, 요술, 정화, 수선

마법학파: 사령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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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학파보다 더 많은 비방을 받는 마법학파는 없다. 종종 가학 성애자들의 학파로 불리기도 하는 사령학파는 사실 생명을 불어넣는 힘과 죽음의 파괴 사이의 균형을 탐구한다. 강령술은 여느 마법과 마찬가지로 마법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의 힘을 조작하고자 하며, 이 점에서는 방출술이나 변환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용어: 반전, 부패, 파괴
주요 개념: 굴식, 냉각, 가해, 약화

마법학파: 창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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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초대, 방호술의 "아니오"에 대한 "예". 창조학파는 우리 세계가 가진 경이로 초대하는 마법사의 위대한 손짓이다.


주요 용어: 창조, 소환, 초대, 순간 이동
주요 개념: 이동, 소환, 생산, 발견


네더릴

극단론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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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학문에 비해 매우 급진적인 마법 이론을 다룬다는 출판사의 논평이 있습니다. 발췌문은 발더스 게이트의 고위 마법 장인인 토라 브린이 작성한 내용입니다.]


보나 마나 경이의 대신전에서 날 입막음할 것이다. 경이의 대신전은 대신전에 소속된 마법 장인이 간드교 학술지 외의 일반 서적을 내는 것은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출신을 생각하면 그렇게 격이 떨어지는 일도 아니다. 진귀한 발명품으로 가득한 경이의 대신전에 적을 두기 전의 나는, 허구한 날 하늘만 쳐다보며 빈둥대던 농장 소녀였으니까.


비록 나중에야 그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공중 도시를 처음 알게 된 것도 그런 버릇 탓이었다. 웬 흙먼지가 떠다니나 했는데 알고 보니 산봉우리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다름 아닌 고대 네더릴 제국의 공중도시로, 내재된 마법이 너무도 강력한 나머지 지금껏 하늘을 떠다녔던 것이다. 아무리 평범한 것이라도 기적으로 승화시키는 네더릴의 위저드들에게, 땅을 하늘에 띄우는 것쯤은 소일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훗날 대신전에 들어온 뒤로도 우리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네더릴 제국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비록 위대한 공중 도시들이 찰나의 과오로 인해 멸망했다고 하나, 그렇다고 해서 네더릴 제국의 위업이 폄하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네더릴 연구에 대한 해묵은 반감으로 인해 이들의 학문을 배우는 것은 간드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지난 수백 년간 벌어진 여러 재앙의 단초가 네더릴 유물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네더릴 최후의 공중 도시는 그림자에 잠식됐고, 그 지식이 샤의 가공할 어둠의 계획에 이용됐다는 사실 또한 익히 안다.


그러나 대신전에서 허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리고 불이 옮겨붙는 위험이 수반되더라도, 창조의 불꽃을 탐구 하는 것이야말로 옳은 일이다.

카서스의 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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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젖으면서 손상된 탓에 다음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읽을 수 없게 된 고대 서적입니다.]


...위기가 찾아오자, 자만심에 도취된 신비주의자이자 독학자인 카서스는 널리 알려진 지혜를 그 어느 때보다 경멸하며, 마법의 태피스트리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위브의 여신 미스트릴을 보다 현명하고 강한 정신을 지닌 불멸자로 대체하겠다는 것이었다. 네더릴인이 놀라 그게 누구냐고 묻자, 카서스는 답했다. "내가 아니면 누구겠나? 나는 이미 알려진 모든 주문과 알려지지 않은 많은 주문을 섭렵한 자 아닌가? 그 세 개의 끝에 장식을 갖춘 이 왕관을, 네더릴의 모든 지혜와 미스트릴 의 지혜마저 나의 머릿속으로 전할 왕관을 만든 자, 내가 아니던가? 그렇다. 내가 될 것이다!"


그저 기다리면 된다, 그림자의 군주여. 내가...

날로스 공중 도시 발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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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민스터는 날로스가 페이룬 상공에 있는 광경이 실로 장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은 틀림없는 진실이리라.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이 우뚝 서 있는 공중 도시 날로스는 한때 마법 제국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카서스의 과오로 인해 마법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자, 여느 네더릴 공중도시와 마찬가지로 날로스도 끝내 추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바다에 가라앉은 현재도 도시의 폐허는 기이하고 일그러진 매력을 자아낸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날로스 유적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을 듣고 할루아에서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먼저 온 손님들이 있었다. 일확천금에 눈이 먼 약탈꾼들이 이미 유적을 헤집어 놓은 뒤였고, 그 과정에서 유실된 심오한 유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심지어 모닥불에 땔감으로 던져져 영영 사라진 고서마저 있었으니.


다행히 나와 뜻이 같은 샤도바르들을 만나 함께 유적을 조사할 수 있었다. 일행을 얻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모른다. 유적은 온통 어리석은 모험가들로 득실거렸지만,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기분을 떨치기 어려웠다.

과오와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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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전단지임에도 종이에 찍힌 굵은 활자가 또렷합니다.]


놓치면 다시 없을 공연! 엘터렐의 늘빛 극장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린 화제의 연극!


독설가 유랑극단이 선보이는 대작:

과오와 몰락

비극 사부작


제1부: 사라진 네더릴, 경이의 시대에 황금기를 이룩한 위대한 인류 마법제국
제2부: 위대한 마법사 카서스, 찰나에 불과했던 신성과 잇따른 파 멸
제3부: 네더릴의 몰락, 천 년 동안의 그림자와 샤의 지배
제4부: 네더릴의 귀환, 지상에 드리운 그림자


저명한 바드인 브래건 페그가 집필한 과오와 몰락은 네더릴 공중 도시 툴탄타르가 샤의 음영계로 추방된 이후, 극적으로 천 년 만에 귀환한 실화를 그린 작품입니다.


검의 해안 최고의 기적술사들이 생생하게 재현하는, 미스 드라노어 상공에서 펼쳐지는 최후의 전투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지금 독설가 유랑 극단이 발더스 게이트로 순회공연을 가고 있으니 서둘러 마을 공터로 나오세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천 년 동안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수습생의 동료

수습생의 동료,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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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마법을 다루는 시전자는 절대로 주문 구성 요소의 중요성을 잊어선 안 된다. 언어적, 신체적, 물질적 구성 요소는 올바르게 활용되어야 하며, 이는 시전자가 의도한 주문을 시전하지 못하게 하는 침묵 또는 구속 주문에 절대 당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수습생의 동료,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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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은 수많은 용도로 이용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환수에게 정찰 임무를 맡기거나, 이들을 소위 고기 방패로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귀한 친구를 소환해 적을 지치게 하라. 이들 소환수에게 감정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들은 실제가 아닌 위브와 공기, 빛으로 빚어낸 마법이기 때문이다.

수습생의 동료,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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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은 종종 개인의 기술 발전에 있어 상당한 중요성과 힘의 원천으로 간주된다. 반지나 애뮬릿, 때로는 적절한 갑옷도 착용자의 능력을 평범한 수준 위로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템 하나의 차이로 치욕스러운 패배와 마법 같은 승리가 결정되기도 한다.

수습생의 동료,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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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상황에서의 마법 사용


투명 함정을 드러낼 때: 요정불 또는 투명체 감지를 사용한다.
문양을 우회할 때: 비행 또는 기체 형태를 사용한다.
함정이 발동할 수 있는 해로운 주문을 막을 때: 주문방해를 사용한다.

수습생의 동료,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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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독립체 차원에 관하여


이러한 유형의 대체 차원은 손쉽게 함정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예로는 악명 높은 지니의 램프나 마기라의 궤짝 속임수가 있다.


이러한 차원에는 한 번에 오직 하나의 독립체만이 존재할 수 있다. 새로운 개체가 차원에 입장하면, 이전에 차원에 존재하던 개체는 즉시 차원 밖으로 강제 제거된다. 내부에 아무런 개체가 없을 때, 차원은 즉시 붕괴한다.


실용성 없는 마법

실용성 없는 마법,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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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빅비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마찬가지로 뛰어난 현자인 오틸루크에게 야생 마법 현상을 설명하는 책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잘 듣게, 이 늙은 친구야. 재미없다는 게 아니야. 소서러가 비행 주문을 시전해서 자기 속옷을 나비로 만들고 신발을 카레맛 젤리로 만드는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지. 박수를 보내야 마땅해. 하지만, 날 소름돋게 하는 건 바로 그 기원일세.


야생 마법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우린 이미 소서러와 같은 마법은 유전이라는 걸 알고 있네. 그 마법에 대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지. 그렇다면 말이야, 소서러의 우성 대립 인자가 열성 인자, 즉 유기적 진화에 따른 혼란스럽고 야생적인 요인을 극복한다는 의미인가?


나는 심히 걱정되네. 만약 유전 요인이 아니라면, 대체 무어란 말인가? 마법 자체가 제정신이 아니라면, 그건 아주 큰 문제이지. 그것은 우리 위저드가 마음껏 주무르는 바로 그것이 우리의 손을 물 수도 있다는 뜻이네.

 

소서러는 날 때부터 그 위험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정말 큰 문제야, 늙은 친구. 아주 큰 문제라고.

실용성 없는 마법,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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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힘을 잃은 마법을 다루는 내용입니다. 고난의 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에 이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닥쳤습니다. 그중 특히 위브라고 불리는 모든 마법의 근원이 붕괴하여 재조립되는 아주 큰 변화가 있었죠. 현재 세계의 많은 부분이 그 시대에서 벗어났지만, 일부 지역은 마법의 힘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위브와의 연결이 끊어지면, 근처의 모든 주문 시전이 무효화됩니다.]


위브의 마법: 입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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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브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적다는 사실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진정으로 위브에 숙달된 사람 만이 주문 시전자라 불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위브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위브는 우주의 근간이 되는 요소로, 보이지 않는 실타래처럼 만물을 하나로 잇는 마법의 원천이다. 또한 미스트라 여신의 화신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자세히 부연하지는 않겠다 ("위브의 마법: 미스트라와 주문 역병" 참조).


엄밀히 말해서 위브는 마법이 아니라 마법을 이루는 원료이다. 비유하자면 실을 엮어 베를 짜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요한 재능과 기술을 갖추면 위브를 다룰 수 있으며 주문을 시전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는 다년간의 학습과 부단한 연습을 거쳐야 한다. 선천적으로 위브에 소양을 타고났거나(흔히 소서러로 통한다), 한술 더 떠서 초자연적 존재와 계약을 맺음으로써(이런 경우는 워락으로 불린다) 주문을 시전하는 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러나 겉모습에 속으면 곤란하다. 그렇게 얻은 마법은 예측불허에 천방지축이며, 온전히 자기 능력이 아닐 때도 많다.


진정으로 위브를 알고 다루는 것은 예술이나 마찬가지 이며, 이에 통달한 위저드는 위브가 자아내는 무한한 힘과 아름다움과 하나가 된다.

위브에 대한 다른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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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정론에 따르면 위브는 미스트라의 몸체 또는 미스트릴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의 형태로 모든 창조물과 마법의 근원을 연결한다.


하지만 단연코 진실은 이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위브는 우리가 알다시피 눈으로 볼 수 없다. 과연 그럴까. 내가 "보는 자"로 부르는 우리 중 일부는 위브의 진정한 본질을 감지할 수 있다. 위브는 극도로 미세하지만 실체하며 먹을 수 있는 물질로, 우주를 오가는 이모툼이라는 거대한 존재들이 영겁의 시간 전 우리 세계에 남겨둔 것이다. 우리가 이 힘을 "휘두를" 때마다 위브 악마라고 부르는 생명체가 이 위브 가닥을 소비하고, 그들의 배설물이 바로 우리가 "마법"이라 부르는 강력한 힘이다. 이것이 많은 독자에게 충격을 주리란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오로지 사실만을 전달하며, 이것이 바로 "존경받는" 마법사 공동체가 여러분에게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림자 위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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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위브를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는 논문입니다. 저자는 미스트라의 위브에 대응하여 형성되는 그림자 위브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 그림자 위브는 마법의 원천으로서 어떤 면에서는 더 강력하지만, 신뢰할 수 없고 불안정합니다. 그림자의 여신인 샤는 미스트라보다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성격이 그녀의 마법에도 드러나 그것에 손을 댄 자에게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라마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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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가 탁월한 현자라고 칭찬하고, 외부에 쉽게 영향을 받는 어린 딸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에게는 빌어먹을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라마지스 플래임싱어는 대단한 명성을 지닌 위저드였다. 그런데 발더스 게이트에서 살고 있던 이 인물이 얼마 전에 사라졌다. 그가 님과 사랑에 빠져 이상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도망쳤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소문은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 지금 그의 행방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마법을 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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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나이 든 주문 시전자가 환혹술을 배우던 나날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춥고 혹독한 날, 나는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마법사를 감히 환혹하려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깨달았다. 특히, 그것이 실패했을 때는 말이다. 내가 카발리에린 드레이스웨이트를 처음 만난 곳은 칼림샨의 한 술집이었다. 그곳에서는 복잡한 카드 게임을 즐기고 있었고, 나는 그것에 능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리고 치기 어렸던 나는 수련하는 위저드로서의 내 능력에 자만하였고, 나의 (기초적인) 재능을 이용해 우위를 점하고자 했다. 나는 조용히 내 왼편에 있던 한 노파를 매혹 하려 노력했다. 어린 내 눈에 그녀는 지역에 사는 평범한 노파로 보였고, 내 마법에 저항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난 술집 벽으로 날아갔고, 다 시 천정으로 던져진 뒤 바닥에 떨어졌다. 그 "연약해 보이는" 노파가 다름 아닌 마법의 대가이자 내가 공부한 그 책의 저자인 카발리에린 드레이스웨이트라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한참을 내 뻔뻔함에 매질했고, 그 뒤 우리는 평생 친구가 되었다.

노름에서 이기는 법: 예지술과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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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가 유리하게 나오는 법이 없는 것 같나요? 항상 엉뚱한 시점에 엉뚱한 카드가 나오나요? 단 한 번도 행운의 여신의 미소를 느껴본 적이 없나요?


아직도 극한의 불운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죠.* 하지만 몇 가지 간단한 단계만 밟으면 여러분도 운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알려드리는 기본 주문만 꾸준히 연습하세요. 바뀐 운명에 놀라게 될 겁니다!


[*본 안내서는 불운의 저주를 받았다고 느끼는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실제로 저주에 걸렸다면 정식 클레릭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예지
초심자에게는 다소 어렵지만, 예지는 도박을 즐기는 분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주문입니다. 바로 앞의 미래를 보는 이 능력으로 주사위가 어떻게 나올지, 상대가 어떤 카드를 낼지, 주변에 누군가 칼을 꺼내지는 않을지 미리 알아보세요.

인도
그저 능력치를 살짝 올리는 정도만 원하신다면 인도 주문이 안성맞춤! 주변 시선을 끌지 않고 빠르고 간편하게 시전할 수 있습니다. 단어 하나, 터치 한 번이면 끝!


행운의 가호
말 그대로 운을 높이고 싶으신가요? 백색 진주 하나만 내시면 여신 타이모라로부터 운명의 고삐를 가져다가 자신에게 허락된 운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주문을 열거하면서, 각 주문의 상세 정보와 함께 들키지 않고 시전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귀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면책 고지: 본 서적에서 소개하는 주문은 귀하의 거주지에서 합법적인 도박 전략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독자가 본 서적에 수록된 주문을 사용 함으로써 발생하는 일체의 부상, 벌금, 타르 및 깃털 고문, 또는 사망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본 서적의 내용은 재미로만 즐겨주십시오.

폭풍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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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만큼 긴 이 책은 거의 읽을 수 없는 문체로 쓰여 있지만, 일부 클레릭이 힘을 끌어낼 수 있는 폭풍권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라! 거친 바람에 채찍질당할 때, 혹은 맹렬한 번개 같은 신들의 혀에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매 맞고 불타오를 때, 폭풍의 힘으로 충만해지지 않나? 그렇다, 여왕 움버리와 군주 탈로스가 그 영역을 두고 어찌나 싸웠는가... 허나 그들도, 심지어 그 전능한 신들도 진정한 폭풍은 길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그 힘을 유도할 뿐... 그리고 오직 총애받는 소수만이 그 힘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을. 하늘 높이 손을 뻗고, 신의 숨결을 기다리며 자신마저 망각한 채, 그 속에 빠지게 해달라고, 산산이 부서지고 파괴되게 해달라고 간청하라... 아니면 그 달콤한 손길로 탈로스의 말씀을 입에 담을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상냥한 사령술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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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쉬 할로우 저, 상냥한 사령술의 미학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현대 사령술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 여인네만큼 이 세상에서 외로운 존재는 없다. 그 자체가 통념을 거스르는 존재인 탓이다. 대체 누가 사령술을 필요로 하는가? 그런 징그러운 것을 어디에 쓴단 말인가? 전부 타당한 질문이다. 필자의 답변이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사령술은 사교적인 마법이다.


필자는 좀비를 한 명 부리고 있다(이름은 네이선트 오웬즈다). 지금 오웬즈 군은 과거의 삶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내가 자신에게 준 새 삶만을 알 뿐이다. 이 좀비는 필자에게 차를 내오고, 냄새는 나지만 피곤이 풀리는 등 마사지를 해 주고, 내 적의 뇌를 먹어치우는 데서 크나큰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행위에는 아주 깊은 영적인 함의가 있다. 껍질뿐인 존재에게 목적과 방향을 주어, 경제적인 차원에서의 효용가치를 부여 하고,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는 행복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누구에게 사령술이 필요한가? 바로 우리처럼 특이하고 외로워서 그 "죽음"이라는 현상 자체에 도전할 기회를 추구하는 자들, 그러나 남들만큼이나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4. 노래

동요로 만나는 신들

동요로 만나는 신들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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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처럼 찬란한 아마너터,
세상의 법도에 진리를 비추네. 그분의 이름은 아마너터,
지엄한 법도를 땅에 바로잡네.


무시무시한 대악마 아스모데우스,
놈의 사탕발림에 넘어가면 안 된다네.
악마들을 거느리는 존재,
솔깃한 감언이설이 훨씬 무섭네.


차디찬 엄동설한 아우릴,
살을 에는 칼바람 일으키네.
제물로 다독이는 아우릴,
얼어 죽는 신세는 면한다네.

동요로 만나는 신들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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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스를 믿는 이 세상의 위저드는, 

평생토록 학문을 갈고닦는다네. 

아주스는 갖가지 주문을 내리니, 

미스트라의 갈망은 끝이 없다네.


베인은 검은 손의 폭군,
약육강식의 세상을 만드네.
온 누리에 어둠 퍼뜨려,
야멸찬 자들에게 추앙받네.


베사바는 파멸의 운명을 가져오는 여신,
그녀를 섬겨야만 불행을 면한다네.
타이모라와 한 몸이던 베샤바,
지금은 액운과 악운을 부르네.

동요로 만나는 신들 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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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메이터는 순교자의 외침을 들으니, 

고난받고 억압받는 이들을 품으시네. 

죽어가는 자들에게 도움을 베푸노니, 

일메이터의 축복을 한 몸에 받는다네.


저갈은 과거의 그림자이니, 

백골 옥좌를 선뜻 포기했네. 

켈렘보어가 망자를 이끄니, 

영혼이 이승을 떠돌지 않네.


켈렘보어는 지엄한 망자의 군주라,
생을 마감하면 친히 왕림하시네.
영혼마다 가는 곳이 천차만별이라,
저마다 속한 내세로 인도하시네.

동요로 만나는 신들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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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한 속임수의 여신 레어라,

그때그때 가면을 바꿔 쓴다네.

궁지에 몰리면 여신을 부르라,

비밀과 거짓말을 숨겨 주시네.

 

기쁨에 겨울 때면 리어라를 부르리, 

흥겨운 춤사위로 여신을 기린다네. 

춤과 노래의 장에 그분이 임하시리, 

쉴새없이 춤사위에 몸을 맡긴다네.


고통이야말로 로비아타의 기쁨, 

시뻘건 흉터는 훌륭한 제물이네. 

매질이건 촛농이건 채찍질이건, 

예배의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네.

동요로 만나는 신들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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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릴은 노래와 시의 군주라, 

번득이는 영감 내려 주시네. 

밀릴의 부름 속에 노래하라, 

그분의 조예로 구원을 얻네.


머쿨은 죽음의 저승사자, 

절망과 종말의 신이라네. 

머쿨이 임종에 찾아오니,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네.


미스트라는 마법의 여신, 

위브를 짓고 돌보신다네. 

세세토록 존경받는 여신, 

마법의 어머니와 같다네.

동요로 만나는 신들 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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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휘영청 밝히는 셀루네
달은 그분이며 별은 그분의 눈물이라네. 

늘상 자매의 견제를 받는 셀루네,
겁먹지 않도록 우리를 지키시네.


슬픔을 거두어 주신다는 샤,
대신 샤의 밤은 칠흑처럼 어둡다네.
아픔도 비밀도 거두시는 샤, 

대신 기쁨도 희열도 앗아간다네.


드넓은 야생을 다스리는 실바너스,
거칠고 오묘한 자연의 신이라네.
섭리를 어기면 가차 없는 실바너스,
자연의 엄벌을 피하지 못한다네.


악보와 가사: "바드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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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드의 춤


발꿈치를 모아서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 돌려라!
왼쪽으로 한 번, 오른쪽으로 두 번 걸음을 밟고
앞으로 네 번, 요정처럼 자유롭게 뛰어나가라
할 수 있을 만큼 깊게 허리를 숙인 다음
처음부터 다시 춤을 시작하라!

악보와 가사: "옛날 옛적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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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전투

 

[아래의 악보에는 여러 외침 소리가 반주처럼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외침으로 끝을 맺습니다.]


후-라!

악보와 가사: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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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윗길이 험난하고 뙤약빛에 눈이 부셔도,
검을 들고 지팡이를 쥐어라. 전투에선 우리가 승리하리니.
용사여, 그대의 포효를 바람에 실어라!
전사여, 그대의 발소리를 땅에 울려라!
그대들이 진정한 승자이니, 그대들이 곧 힘이니라!

한 발짝, 두 발짝, 만나서 반가워, 반갑게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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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짝, 두 발짝

만나서 안녕, 정말 반가워!
오리는 꽥꽥, 참새는 짹짹
술병은 하나, 술잔은 둘.


맥주통 하나, 맥주잔은 셋 

어서들 모여, 같이 마시자! 

한 발짝, 두 발짝
만나서 안녕, 정말로 반가워!

 

---


욘달라와 갈, 둘이서
납작빵을 나눠 먹네. 

버터를 잘 발라서 

사이좋게 나눠 먹네.


어디서 나타난 파리 

웽웽 날아와 앉았네. 

욘달라하고 갈 둘이

버터 바른 납작빵에.


갈은 멋모르고 베어물고 

욘달라가 놀라서 말하길 

"삼키지 말고 내뱉어! 

버터에 파리 앉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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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인이 살았다네, 이름은 엘문. 

제빵 솜씨가 최고라네, 페이룬 으뜸. 

빵을 팔러 나오면, 어른들은 아우성. 

"제발 우리 몫도 남겨 주게나, 엘문!"

잿빛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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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퀴르 결사 항전 허사로다, 

고약한 촉수가 온몸을 사로잡네. 

왕국도 잃은 신세가 처량하다, 

세상천지 회색으로 물들였네.


오린돌의 노예살이 비참해도, 

남몰래 가공할 무기 얻었다네. 

정신에 철갑을 둘러 무장하고, 

세상천지 회색으로 물들였네.


추방자의 한마디에 우린 이제 자유로다,
빼앗긴 것들 다시금 정복하네.
놈들의 건물을 모조리 분쇄하라. 

세상천지 회색으로 물들였네.


우리들의 마음이란 강철이니, 

채찍과 정신으로 박차를 가하라. 

우리가 가노라고 널리 알리니, 

세상천지 회색밖에 없음이라.

풍류를 아는 개자식을 위한 상스러운 뱃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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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적인 술집 노래를 모은 책으로, 노래가 넘어갈수록 음담패설의 농도가 진해집니다. 그중 한 곡인 빌게라트의 생일은, 제대로 생각이 박힌 사람이라면 즉시 책을 태워버릴 정도로 내용이 끔찍합니다. 그나마 건전한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친구의 물건이 돛대처럼 곧추섰다네.
대리석 손잡이처럼 단단하고 힘줄이 불거졌다네.
이윽고 아리따운 여인이 허리를 숙였고
그렇게 친구의 생일 촛불을 불어주었다네.

잘 자거라, 해적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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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가 많이 묻은 동요 모음집입니다. 펼치니 귀퉁이를 접은 페이지가 나옵니다.]


움버리는 기억하네


숨죽여 기도하며 동전을 던지자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축복 어린 바다 여왕님 우리를 살려주세요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여왕님이 사는 곳으로 우리는 끌려간다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검의 해안 가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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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수십 곡의 노래가 적혀 있습니다. 책의 첫 장에 전체 목록이 인쇄되어 있으며, 다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꿈 짜는 자의 발라드
검과 마구
대거포드의 북소리
그대를 보내고
은색 달과 아홉 별
위대한 페레두스
바다의 눈물
기다리는 무덤
마법사들이 행군할 때

위험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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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법 노래와 가창의 민속사를 다룬 책으로, "치온타 하피의 사이렌 노래"와 "글리머가드의 혼 빼는 비가"와 같이 청중을 매혹하거나 도취 상태에 빠지게 하는 곡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5. 지역

 

지옥

해방된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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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지옥 왕좌로 가는 아홉 개의 층." 이 장에는 지옥의 9개 층을 나열하며 각 층의 지배자와 그곳을 엿볼 수 있는 의식에 필요한 물건의 성질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아베르누스 - 대공비 자리엘 - 뼛조각을 감싸는 헬리오트로프
디스 - 디스페이터 대공 - 지옥의 금속 광석
미나우로스 - 마몬 대공 - 산성 습지에서 석화된 금화 한닢
플레게토스 - 피에르나 대공비와 그녀의 아버지 대공 벨리알 - 돌 위에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영원히 타오르는 재

스티지아 - 레비스투스 대공 - 레비스투스의 눈물에 얼어붙은 석탄처럼 검은 눈
말보르제 - 글라샤 대공비 - 세 명의 정당한 지배자의 피로 물든 보석관
말라도미니 - 바알제불 대공 - 청원자의 피로 살찌운 고리안 파리
카니아 - 메피스토펠레스 대공 - 불탄 귀중한 문서

네소스 - 군주 아스모데우스 - 알려진 어떤 물질을 사용해도 청원자를 즉시 사라지게 한다

아베르누스 안내서 - 지옥 같은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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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르누스 안내서." 이 책은 안목 있는 세계 간 여행자를 위해 9층 지옥의 첫 번째 층, 아베르누스에 관한 대략적인 그림을 제공합니다. 지리와 주민 부분에서는 피의 전쟁의 전장과 전투원에 관한 알려진 이야기가 대부분 반복됩니다. 세계의 정치를 설명하는 구절에는 가득한 별표 및 수식어구, 부록이 대공비 자리엘 휘하에서 그녀의 총애로 승진하고 해고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지휘 체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베르누스 생존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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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층을 탐색하며"라는 제목의 장입니다. 아베르누스의 지형을 자세히 설명하는데, 검은 하늘 아래 황량하고 바위가 많은 땅이 펼쳐져 있으며, 갈라진 틈 사이로 피의 강이 흐른다고 묘사합니다. 아베르누스의 다양한 물리적 위협을 맞닥뜨린 모험가에게 하는 조언으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은, 그저 뒤돌아 도망치라는 것입니다.
영적인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클레릭 동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베르누스의 악한 영향에 물든 이들을 달래거나, 이들의 시체에 축성해야 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지난번 서신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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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이 누구인지 불분명하지만 열띤 논쟁을 주고받는 편지로 보입니다.]


선생님의 분석은 틀렸습니다. 지옥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우주관에 따라 나뉜 아홉 층계를 단순히 "약간의 질서가 잡힌 악의 차원"으로 단정 짓는다면, 이는 몇 세대에 걸친 학자들의 연구를 모욕하는 처사입니다.

 

지옥은 층마다 고유한 도덕적 및 마법적 생태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아베르누스에서 자리엘이 허락하는 것이 사슬로 묶인 도시가 즐비한 미나우로스의 마몬에게는 중죄로 통하기도 합니다. 지옥은 각 층을 다스리는 대악마의 기분과 의지뿐 아니라, 이들의 존재감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습니다. 대악마가 영혼을 더 많이 얻을수록 층 전체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아베르누스만 해도 연구할 가치가 충만한 곳입니다. 유골로스 용병과 락샤사가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 열띤 논쟁을 벌이는 광경을 본다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별 하나 없는 시뻘건 하늘에서부터 스틱스 강으로 흘러드는 핏빛 지류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탐구할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물론 피의 전쟁이 한창이라 직접 답사하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나, 모름지기 학자라면 논평에 앞서 이해를 선행해야 하는 법입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군요. 요컨대 선생님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그럼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실비라 사비카스
캔들킵의 현자

마족의 우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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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동물." 이 책은 피의 전쟁 최전선에서 매일 전투를 벌이는 다양한 생명체를 목록화하려고 시도합니다. 악마 분류군에 속하는 생명체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지옥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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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프 기록 관리자, 부주의한 그레쉬나그가 수집한 악마 이야기 모음입니다.]


18번째 항목 - 스마일러 더 디파일러
아베르누스를 거닐다가 주변의 경치가 그림 같이 아름답고 초록이 무성해진다면, 당신은 웃는 자라는 별명을 가진 생물의 짓궂은 함정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옥의 주민 중 누구도 그가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그곳에 왔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주 고약한 녀석이다. 디파일러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건 아닐 테니까. 모두가 고약한 이곳에서, 놈은 고약할 뿐만 아니라 괴상하다. 무언가 분명 잘못된 녀석이다.


[이와 같은 막연한 내용이 계속 이어집니다.]

영혼 동전: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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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용 공개: 해당 연구는 9층 지옥의 제1층 아베르누스에서 독자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캔들킵에서는 필멸자의 영혼 포획을 장려하거나 권장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영혼 동전이란 화폐 형태의 영혼이다. 인격체의 내적 및 마법적 정수의 결합체인 영혼을 지옥철 주화에 담아 악마 개인 또는 집단의 화폐로 쓰는 것이다.


영혼 동전은 폭넓게 활용된다. 용병을 고용하거나 마법 도구를 구입하는 일에 사용되기도 하며, 지옥을 움직이는 기이한 동력 기관의 땔감으로도 쓰인다. 그러나 영혼 동전에는 단순한 화폐 이상의 정서적 가치가 덧붙는다. 필자는 우연히 사용하지 않고 간직하는 영혼 동전이 있다는 여악마를 만날 수 있었다. 자신이 레뮤어 신세를 벗어난 결정적 이유가 바로 그 동전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여악마는 자신의 하프엘프 워락을 소개해 주었다. 그 워락은 사후에 본인의 영혼을 동전으로 주조하는 데 동의했고, 이를 명문화한 계약서까지 보여 주었다. 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후 50쪽에 달하는 지옥어로 된 법률 문서가 이어집니다.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빼곡하게 조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작성에 상당한 공을 들인 모양입니다.]

슬기로운 삶을 위한 교훈 제12권: 자리엘의 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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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엘의 타락에 관한 짧은 서문으로, 책의 내용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슬기로운 독자 여러분. 벌써 투덜거리는 소리와 신경질적으로 담뱃대를 씹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아베르누스의 대공한테서 교훈을 얻으라고? 해링턴이 드디어 실성했나?" 저는 멀쩡합니다. 그러니 진정들 하세요.


본래 우주를 아우르는 대사건은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지만, 자리엘에 얽힌 이야기는 그 경우가 다릅니다. 자리엘이 몰락한 과정을 보고 있자면, 거들먹 거리며 참견하기 좋아하는 이웃이나 지인이 생각날 테니까요. 처음에는 휴경지에 감자 말고 순무를 기르라고 잔소리를 하더니, 나중에는 허리춤에 부엌칼을 차고 나타나서는 같이 농장 뒤편에 있는 버려진 지하 묘지를 털러 가자고 하는, 그런 겉과 속이 다른 부류지요.


자리엘은 본디 피의 전쟁("제21권: 슬기로운 독자에게는 시시콜콜한 사건"에서 자세히 다룹니다)의 추이를 관찰하는 일을 맡은 천족이었습니다. 그러나 관찰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던 자리엘은 어느덧 멋대로 직접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맥주잔을 쏟은 것 때문에 시비가 붙은 미련한 술꾼 둘을 멀리서 구경하기는커녕 덩달아 싸움에 끼어들어 주점을 싸움판으로 만드는 격이라고 할 수 있죠.


자리엘은 호기롭게 아베르누스에 쳐들어갔다가 보기 좋게 패배했고, 그렇게 타락한 끝에 이제는 아베르누스의 사악한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슬기로운 독자 여러분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답은 뻔하지요! 나서 봤자 소용없는 일에 나서지 말라는 겁니다.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신경 쓰지 말고 여러분의 밭과 가족, 그리고 친구를 돌보세요. 남의 곤경에 간섭하면 그 불행은 여러분의 것이 될 뿐입니다.


해링턴 네덜린

지옥의 계약과 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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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떤 악마와 무엇을 거래해야 할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거래할 악마를 선택할 때는 아주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한다. 악마는 마족일 뿐만 아니라, 고약한 놈들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한때 디스페이터의 악마에게 적들로부터 궁극적인 보호를 제공해달라는 내용으로 거래한 자를 알았다. 그리고 그는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난공불락의 철 요새로 이동되었다. 문이 없는 곳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조심스럽게 고르길.


돈에 관한 문제: 미나우로스의 생명체가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쾌락 (또는 고통)에 관한 문제: 플레게토스의 불타는 존재들을 마주하라.


[비슷한 내용이 계속 이어집니다.]

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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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차원을 통틀어 벌어진 모든 다툼 중에 고름처럼 차오르다 터지고, 흉터가 남고 가라앉았으나 완치에는 이르지 못하고, 결국 다시 부어올라 터지는 끝없는 고름과 고통, 그리고 비참함의 축제와도 같은 분쟁이 있다면, 피의 전쟁이 바로 그러한 다툼에 해당한다.


피의 전쟁은 심연의 마귀들과 9층 지옥의 마족들 사이에 벌어진(그리고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이다. 교활한 유골로스가 양측을 속여 서로 싸우게 하기도 하지만, 이 전쟁은 별다른 사실 별다른 부추김 없이도 부어올랐다 터지고, 다시 부어오를 것이다. 양측 모두 싸우는 것이 본성인 까닭이다.

마족의 연금술 (악마의 요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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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식물." 이 책에는 아베르누스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몇 가지 형태의 식물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피의 전쟁으로 학살되는 수많은 악마와 마귀의 체액에서 자란 것으로 생각됩니다.]


검의 해안 여행 안내서

검의 해안 여행 안내서 제4권: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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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지고 손때가 묻은 책장에 족히 수십 년은 묵은 철 지난 여행 정보가 가득합니다.]


...동부 내륙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경우 보통 오름길을 이용한다. 오름길은 치온타 강을 끼고 엘터렐에서 발더스 게이트까지 통하는 육로로, 치온타 강을 따라가는 바지선을 대신하는 경로라 할 수 있다.
최근 엘터렐과 발더스 게이트 사이의 경로 중간에 셀루네 신도들이 터를 잡았는데, 도로에서 내다보이는 셀루네 신전은 꽤 장관이다. 또한 신전과 더불어 세워진 마을인 달의 성소는 지친 나그네들에게 식사와 숙박을 제공한다.
동쪽으로 더 가면 달오름 탑이라는 요새가 있으며 행인과 화물을 대상으로 통행료와 관세를 매긴다. 돈을 아낄 심산으로 옆길로 새려는 사람도 있지만, 노상강도나 그밖에 다른 위험을 맞닥뜨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검의 해안 여행 안내서 제8권: 바깥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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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로를 통해 발더스 게이트로 간다면 도시가 눈에 들어오기도 전에 코로 냄새부터 맡게 된다. 악취의 근원지는 바깥 도시로, 발더스 게이트의 존속과 번영의 근간이지만 성벽 안으로 들이기 꺼리는 기피 시설이 들어선 곳이다. 제혁소, 외양간, 도축장, 제염소 및 암시장은 물론, 도시를 찾아왔다 이곳에 발이 묶인 불운한 이들이 사는 천막과 판잣집이 즐비하다.


오랜 여정에 지쳐 쉬었다 가고픈 생각에 마음이 흔들릴지 모르나, 점잖은 과객이라면 이런 곳에 얼씬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확고한 견해이다. 그러므로 (소지한 귀중품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지체 없이 일대를 가로질러 바실리스크 게이트 같은 아랫 도시로 통하는 성문으로 직행하기 바란다. 그렇게 성문을 지나면 드디어 진정한 도시에 입성했다고 볼 수 있다...

검의 해안 여행 안내서 제9권: 여관 및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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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여정에 옷이며 신발이며 먼지투성이가 되었지만 현명한 나그네라면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부터 잡기 마련이다. 아래에서 발더스 게이트에서 영업 중인 점포 중 일부를 소개하려 한다.

 

칼과 별
간판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별과 시미터가 그려진 나무 방패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


[누군가가 책장 여백에 지금은 간판이 없어졌다고 적어 놓았습니다.]


...아늑하고 조용해서 여독을 풀기에 제격인 곳이다. 음식은 무난하지만 저렴하며, 객실도 나름 깨끗하고 손님들도 점잖은 편이다.


달아오른 인어

발더스 게이트에서 걸판진 밤을 보내고 싶다면 달아오른 인어야말로 최적의 행선지다. 가게에 장식된 실물 크기의 인어 목상이 특징으로, 험악한 손님들이 많고 싸움도 잦아서 평판은 그리 좋지 않다. 그럼에도 관심을 표하는 독자가 많아서 언급하고 넘어간다. 혹시라도 이곳에 들린다면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

 

엘프의 노래 주점[책장이 물에 젖어서 여백 안쪽의 글귀만 간신히 읽을 수 있습니다.]
...어슴푸레한 조명에...
...점주는 앨런...
...엘프 여인의 노랫소리가 맴돌고...


동방기행

동방기행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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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세상사를 알고자 하는 독자 여러분들. 모두 반갑습니다! 저는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그간 보고 들은 것을 모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제가 겪은 기나긴 여정은 평범한 주점에서 라셰미 용병을 만나면서 시작됐습니다. 서글서글한 친구였는데, 술을 사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흔쾌히 승낙했고, 시간이 흘러 맥주 여섯 잔을 비울 즈음에도 대화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라셰미 민족의 전설에서 시작해 문화와 민담으로 물꼬를 튼 이야기는, 어느덧 은빛 동맹에서 칼림샨은 물론이거니와, 문셰이 제도에서 보랏빛 사막에 이르기까지 그간 자신이 다녀온 곳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죠. 가만히 듣고 있자니 제가 여태 베레고스트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는 걸 문득 깨달았습니다. 드넓은 세상이 앞에 있는데, 변소 주위나 맴돌며 짧은 생을 허비하는 파리 같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렇게 궁상맞은 삶에 작별을 고했죠!


이튿날 저는 짐을 싸서 여정길에 올랐습니다. 라셰멘을 답사해 이 멋진 세계의 견문록을 기록할 일념으로 치온타 강을 따라 동쪽으로 출발했지요.

동방기행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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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온통 먼지와 진흙투성이입니다만, 여행 중의 청결 유지에 관한 장황한 서술이 적혀있고 그중에 눈에 띄는 대목이 있습니다.]


물론 강가의 길에서 새지 말라고 경고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험을 찾아 떠난 제게 "죽음의 들판"보다 솔깃한 장소가 또 있을까요?


발더스 게이트에 거주하며 이 드넓은 초원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찾아간 사람은 없습니다. 실제로 보니 지명 자체는 이토록 불길하지만 정말 생명이 넘치는 곳이더군요! 뭐... 말처럼 생명이 넘치는 곳은 아니었지만 정직하게 밭을 일구는 농부들이 있었고, 까마귀가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애석하게도 (현지인들은 "고분"이라고 칭하는) 인근의 커다란 언덕을 답사할 시간은 없었습니다만, 전해 듣기로는 고대 유물이 지천으로 널렸다더군요. 유물 사냥을 하기에 제격인 곳입니다.

동방기행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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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르를 점쟁이 유랑 민족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서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눠 봐야 하는 법이더군요. 길가에 피운 모닥불 위로 스튜가 든 냄비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중, 이들은 스스로 "셀루네의 아이들"이라 소개하며 고대 라셰멘까지 올라가는 민족사를 들려주었습니다.


거르의 전설에는 두 소녀 위클라란(마녀!)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두 소녀는 어른들의 말을 듣지 않는 청개구리였습니다. 참다못한 마녀 어른들은 노래나 실컷 부르라며 두 소녀를 꾀꼬리로 만들어 황금 새장에 가둬 버렸습니다. 둘은 새장에서 탈출해 페이룬 멀리 날아갔지만, 끝내 지쳐서 어느 클레릭의 정원에 내려앉았습니다. 클레릭이 셀루네의 이름으로 축복을 내리자 두 소녀의 저주가 풀렸고, 둘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셀루네의 아이들이 되었죠.


오늘날의 거르 민족은 두 소녀의 후손이며, "소녀"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가모장도 있다고 합니다. 셀루네에게 총애를 받은 이래 위클라란의 주술을 쓰지는 않지만 그 핏줄을 이어받은 덕에 어렴풋이 앞날을 볼 수 있는 이들도 있고요.


흥미진진한 이야기(스튜도 썩 괜찮았고요)지만 과연 사실일까요? 라셰멘에 가면 직접 조사해 봐야겠습니다. 그곳에선 정작 다른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니까요.

동방기행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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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미어는 실로 멋진 나라입니다!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 숲이며 늪까지 즐비한 지리부터 남다르지만, 수도 수제일의 웅장한 성곽은 그야말로 압권 그 자체입니다.


성곽은 먼발치에서도 시선을 사로잡지만 멀리서는 그 규모를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거리가 좁혀들수록 점점 높아지다 하늘로 솟는 성벽을 접하고 나면, 비로 소수제일의 위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채가 통째로 드나들 만큼 거대한 성문을 지나면 찬란한 도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예 부대인 퍼플 드래곤 기사단이 시내를 순찰하며, 우아하고 세련된 옷차림의 귀족들이 길가를 거닐고 있었습니다.


항구는 전설로만 알던 곳들의 물건을 싣고 운석의 바다를 가로지른 배들로 붐볐습니다. 북적이는 부두에는 온갖 과일에 향신료며 비단과 동물 가죽이 가득하더군요. 주머니 사정만 넉넉하다면 이보다 풍성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더욱이 고양이를 해치는 행위를 법으로 금한다니, 이만한 문명의 땅이 또 있을까요?

동방기행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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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빌려 셈비아만큼은 반드시 피할 것을 권하는 바입니다. 셈비아는 철면피의 나라가 틀림없습니다. 네더릴의 속국이었던 과거를 애써 부정하는 것도 모자라, 제가 골짜기땅에서 남긴 기록을 훔치고 아예 저를 해적선에 팔아넘길 만큼 낯짝이 두껍더군요.


다행히도 저를 사들인 해적단이 다른 해적단에 습격당했고, 제가 서기라는 것을 알아본 그쪽에서는 저를 잘 대접해 주었습니다. 전 해적선이 라셰멘으로 이어지는 동쪽 관문인 테스크로 향한다는 사실에 들뜬 마음으로 항해를 기록하려 했지요. 하지만 정작 항해 내내 선적 화물 명세서를 위조하는 작업만 해야 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애석할 따름입니다.

동방기행 제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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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크는 오크와 고블린이 즐비한 것 치고 의외로 쾌적한 나라입니다.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그만큼 법도 느슨한) 진정한 인종의 도가니라고나 할까요.


이곳까지 저와 함께한 일행은 안타깝게도 항구 관리소 장에게 덜미를 잡혀 투옥됐지만, 저는 여정을 재개했습 니다. 이른바 황금로라는 길에 올랐는데, 정말이지 그 이름값을 하더군요.


온 대륙의 부가 바로 이 황금로를 오갑니다. 네버윈터 산 모피와 나쉬켈산 철은 동쪽으로, 비단과 보석은 서쪽으로 가며, 이에 질세라 방방곡곡의 다양한 풍문도 꼬리를 잇습니다. 황금로는 라셰맨을 거치고 유랑민 땅의 불모지를 가로질러, 제국과 드래곤과 짐승의 땅이자 제게는 미지의 세계인 카라투어 대륙까지 이어집니다. 그토록 가고 싶던 라셰멘이 코앞인데 이제는... 김이 새는군요.


어젯밤에 야영을 하면서 매력적인 나그네를 만났는데, 제가 라셰멘 땅을 밟는 것이 꿈이라고 하자 피식하고 웃더군요. 그러면서 라셰멘은 테이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절키어의 궁정으로 저를 초대했습니다. 그런 과분한 초청을 거절한다면 무례일 테니, 우선 테이를 향해 발길을 돌리겠습니다.


그 다음에는 라셰멘은 물론 그 너머로!

동방기행 제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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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는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테이 사람들은 다정하고 친절해요. 테이는 집처럼 아늑해요.

이제 라셰멘은 거들떠보고 싶지도 않아요. 카라투어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더는 이리저리 다닐 이유가 없어요.

여러분도 꼭 와 보세요.

테이로 오세요. 테이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리안 포어벡


러스칸의 해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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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분석을 다룬 책으로, 페이지 중 상당 부분을 러스칸과 관련된 내용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미라 강의 입구에 마치 황금으로 씌운 이처럼 박혀 있는(혹자는 고름이 가득 찬 종양이라고 하겠지만) 러스칸은, 상업계의 여러 거물, 음습한 산적 두목들, 그리고 토릴의 어느 곳보다 다양하고 무자비하며 분열된 해적 무리가 살아가는 곳이다. 그리고 각 세력은 함선의 이름으로 구분 지어 부른다.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진짜 어지러울 정도로 자세하게 각 해적 분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관심 가는 부분은, 컬스호 분파를 실제로는 비밀 드로우 용병단이 조종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판달린의 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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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곡지력 950년을 맞은 현시점에서, 판달린만큼 번성하고 풍요로운 마을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판델버 조약에 따라 파도 메아리 동굴에 대한 노움과 드워프의 공동 소유가 인정되면서 판달린은 번영을 맞이했습니다. 이제 두 종족은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며 함께 마을을 번창시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부 전역에서 온 인간 주문 직공들도 정착하여 판델버 조약의 당사자들과 협력하며 살아갑니다.


올더리프 시장님께서 판달린의 놀라운 발전상을 몸소 살펴보시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주문 대장간에서 마법 무구가 제작되는 과정은 물론이거니와, 이로 일군 번영까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저는 판달린이 "북방의 자랑"이라는 호칭을 놓고 네버윈터와 경쟁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치온타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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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치온타 강의 풍부한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치온타 강을 따라 여러 개의 마을이 있었을 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은 정착촌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책을 보니 백 년 넘게 변하지 않는 어떠한 풍경이 떠오릅니다. 노을이 타오르는 가을 하늘 아래 오렌지색으로 물든 강물이 흐르고, 그 위로 바지선이 지나가고, 바지선에서는 포도주 상자, 절인 돼지 고기, 감각을 자극하는 향료, 향도 좋고 다 좋지만 보다 심심한 맛의 로즈마리 같은 향신료, 억새풀 사이에서 놀다가 강둑을 달리면서 땀 흘리며 함박웃음을 짓는 선원들에게 손을 흔드는 아이들이 있는 풍경입니다.]

칼림샨어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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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칼림샨 방언에 관한 초급 교재입니다. 서툴게 쓴 글귀가 가득 적혀 있습니다.]


분주한 칼림항의 거리를 거닐며, 브라다 골목으로 들어가 부엌 뒷문에서 풍기는 아사스 냄새를 만끽하고 싶은 가? 현지 주민들에게 알리마리피라 불리며 존경이 담긴 인사를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래 내용을 읽어보시라, 고귀한 언어의 여행자여! 어떠한 언어의 신비가 이 빛나는 땅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지 알아보라! [...]

라셰멘의 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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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셰멘 땅의 민속 우화를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곳의 민속은 풍부하고 복잡해 보이며, 특히 여섯 개의 독침을 지닌 전갈과 거미 한 마리가 사막에서 역경을 극복하는 이야기는 라셰멘 사람의 강인함과 사춘기 이후 성공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신비한 문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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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거만한 태도로 검의 해안 서쪽에 위치한 문셰이 제도에 관해 매우 유용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 니다. 한 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포모리안이라는 근육질 거인 무리의 여왕인 코노메이가, 어느날 문셰이의 오만이라는 섬에 들어갔다. 여왕은 충직한 동족들과 함께 섬을 정복했다. 감히 필자가 첨언하건대, (우리 세계에 대한 코노메이의 침략과 같은) 요정들의 계속된 침공은 이성적 사고를 모욕하는 행위이다. 신체 정신 건장한 모든 이들은 마땅히 배를 타든, 날아서 가든 (아니면 헤엄을 치든, 몸을 움직일 수 있다면 어떻게든) 오만과 그 밖에 요정들이 바글대는 곳으로 날아가, 열과 성을 다해 이 오만방자한 존재들을 배척해야 할 것이다!


6. 이야기

페이룬 구술사

페이룬 구술사: 팔라딘 맹세 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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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별로 출처를 인용하고 있으며, 페이룬 전역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구술사를 직접 듣고 기록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7장
추방자 베일모어
52세
인간 성기사(맹세파기자)


베일모어를 둘러싼 악명이 아스카틀라 전역에 자자했던 까닭에, 고귀하며 준엄하기로 이름난 광휘의 심장 결사에서 퇴출당한 전직 기사관을 만날 무렵에는 적잖이 긴장한 상태였다. 베일모어가 추방자로 전락한 지 오래인 지금, 한때 그녀가 살았던 아스카틀라에는 온갖 소문이 파다했다. 결사의 사제는 베일모어를 잔악한 배교자로 일축하면서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날 죽일 것이라며 취재를 만류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마침내 베일모어의 소재를 파악한 끝에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고, 사연을 공개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작별했다. 결사에서 배교자를 참수로 다루는 까닭에 만난 장소는 비공개에 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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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맹세를 깨면 단순히 약속을 어기는 정도로 끝나지 않아요. 양심의 갈등에 그치지 않고 영혼의 일부가 뜯겨나죠. 전에는 생각과 기도만으로 천사를 불러 함께 싸우는가 하면 악마와 마귀를 지옥과 심연으로 내몰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목소리를 잃었습니다. 말이야 하지만 예전 같지 않아요. 과거에 비하면 한낱 메아리나... 기어드는 속삭임에 불과하니까요.


이 말을 꼭 전해 주세요. 맹세를 깬 이래 하루하루 차라리 죽고 싶다는 자책 속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했던 선택이나 불복했던 명령을 번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까짓 결사가 뭐라고! 신앙은 독선이고 순종은 미덕이며 질문은 죄악으로 통하면서.


정의와 의무는 족쇄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를 죄인으로 만들 뿐이에요.

페이룬 구술사: 주문 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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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별로 출처를 인용하고 있으며, 페이룬 전역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구술사를 직접 듣고 기록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25장

코넬리우스와 토멜리우스 워디워트
이날리스 남쪽의 황금길에서 만난 하플링 형제


부집게 산맥 기슭의 길을 가다 하플링 형제를 만났다. 정확히는 그쪽에서 날 찾아왔다고 해야겠다. 형제는 길을 따라 노랗고 동그란 딱지가 줄줄이 떨어진 것을 보고서 "칠칠치 못하게 돈을 흘리면서 싸돌아다니는 양반"에게 돌려줄 요량으로 일일이 주우면서 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내가 망토를 걷고 누더기 꼴로 변한 노란 비늘을 드러내자 멋쩍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탈피 철인데 하필 노상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남부끄러운 오해를 샀노라고 사정을 밝혔다. 형제는 드래곤본에 대해 문외한이었던지, 탈피라는 꺼림칙한 말에도 선뜻 식사나 하자고 나왔다. 그렇게 길가에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앉은 가운데, 형제가 무슨 이유로 길에 올랐는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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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리우스: 루이렌 말이야! 우리가 조상 대대로 살아 온 땅 루이렌. 이제는 주문역병으로 사라졌다만. 

토멜리우스: 사라졌다니? 사라진 건 할머니 틀니겠지. 루이렌은 수몰됐어.
코넬리우스: 푸른 불길이 번졌을 때 내가 직접 봤대도?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넌 그때 노움 가랑이 새로 지나다닐 만큼 작았으니 기억도 못 하겠지
토멜리우스: 형이 질질 짜던 건 기억나네. 그렇게 울어대니 수몰될 수밖에. 왜, 이참에 가서 아주 가라앉히게?
코넬리우스: 맞기 싫으면 까불지 마. 고향땅을 흉보면 누워서 침 뱉기야.


형제가 서로 험악하게 노려보자, 나는 분위기를 환기하고자 드래곤본의 고향땅 이야기를 꺼냈다. 척박한 아비어에서 수천 년간 드래곤 폭군들의 지배에 시달렸으나, 주문역병이 일으킨 푸른 화염이 닥치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노라고.

 

코넬리우스: 그랬군... 어...
토멜리우스: 감자 더 먹을 사람?

페이룬 구술사: 기스와 마인드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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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별로 출처를 인용하고 있으며, 페이룬 전역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구술사를 직접 듣고 기록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4장
신출귀몰 팔리도어
700세
송곳니 숲 출신의 우드 엘프


내가 숲에서 조용히 몇 주를 보낸 끝에 덕망 있는 팔리도어는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안 머물며 숲의 안녕을 해치지 않음을 증명한 덕분일까, 취재도 원활하게 진행 됐다. 어느 쌀쌀한 아침에 모닥불에 둘러앉아 들었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전대미문이었다. 혹시 지어낸 이야기냐는 물음에 팔리도어는 자신의 오른눈을 걸고 틀림 없는 사실이라 단언했다.


먼 옛날 옛적,
내가 직접 보고 듣기 전이자
그대가 깃펜을 쥐기 전의 일이라오.


어느 종족의 제국이 있었소.
정신의 제국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소만,
뇌를 먹고 영혼을 잠식하는 자들의 제국이었소.
스스로 일컫는 이름은 일리시드,
일명 마인드 플레이어요.


기스의 자식들은 무릎을 꿇고,
마인드 플레이어의 노예로 혹사당했소.
결코 굴복할 성격들이 아니건만,
가혹한 제국의 굴레를 당해내지 못했소.


기스의 자식들은 감히 대적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마인드 플레이어는 정신력으로 가차없이 억눌렀소.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성미가 불같다 한들,
자유를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소.


그러던 끝에 심판의 날이 찾아왔소.
기원은 불확실하며 과정도 불분명하나,
그날의 사건은 역사에 길이 남았다오.
기스의 자식들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자유를 쟁취한 것이오.
무릎을 꿇을지언정 기개마저 꺾이지는 않았던 게지.
오늘날까지도 마인드 플레이어는 그날의 패배에서 헤어나지 못했소.


페이룬 동화집

페이룬 동화집 1권: 어리석은 드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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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멘조베란잔에 자드라는 이름의 드로우 위저드가 살았습니다. 자드는 소서레 아카데미에 다녔어요. 대마법사는 열흘마다 자드를 불러 어떤 마법을 새로 배웠는지 시험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자드는 마법 시전에 실패했습니다.


참다 못한 대마법사는 따끔하게 한마디 했어요. "자네 같은 둔재는 소서레를 다닐 자격이 없어. 앞으로도 이 모양이면 퇴학당할 줄 알아."


자드는 그날 밤 몰래 멘조베란잔을 빠져나와 마인드 플레이어가 산다는 비밀 도시, 오린돌을 찾으러 떠났습니 다. 오린돌에 있는 도서관은 언더다크에서 제일가는 지식의 보고였거든요. 자드는 굳게 다짐했습니다. "온 세상의 지식을 섭렵하고 말겠어. 그러면 대마법사도 날 다시 보겠지!"


하지만 자드는 오린돌을 찾아 헤매다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지치고 허기진 끝에 자드는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어요.

 

눈을 떠 보니 자드는 넓고 둥근 전당에 있었습니다. 미지의 지식이 깃든 마법서와 석판이 사방에 가득했지요. 오린돌이었습니다!


"드디어 찾았다! 오린돌의 지식은 내 차지야!" 자드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자드는 싱글벙글 웃느라 마인드 플레이어의 올챙이가 왼쪽 눈으로 들어가는 줄도 몰랐어요.


자드의 머릿속으로 낯선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 내 차지다."

페이룬 동화집 3권: 엘더의 올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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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파이터와 클레릭 자매가 살았습니다. 실력이 뛰어났던 자매는 언제나 새로운 모험에 목말라했어요.

"언더다크로 가자! 엘더 브레인을 해치울 테야!" 파이 터가 자신만만하게 소리쳤어요.
"그럼 출발하자! 엘더 브레인이 지닌 힘의 비밀이 궁금 해." 클레릭도 파이터를 따라나섰어요.

둘은 다클링, 데로, 버그베어, 불레트를 해치우며 언더다크 깊이 들어갔어요. 한 달이 지나 자매는 일리시드 군체를 찾아냈고, 모험은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사투 끝에 자매는 마인드 플레이어 무리를 쓰러뜨리고 엘더 브레인의 소굴에 들어섰어요. 엘더 브레인은 일리시드를 대동한 채 염수 웅덩이에서 둥둥 떠올랐어요. 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자매는 머릿속으로 놈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 이름은 카오즈. 여긴 왜 왔느냐?"

 

"네놈의 힘을 빼앗으러 왔다." 클레릭이 대답했어요.

"네놈이 더는 활개 치지 못하게 무찌르러 왔다." 이에 질세라 파이터도 대답했어요.

엘더 브레인은 말없이 떠 있기만 했어요. 이윽고 강렬한 초능력 에너지가 주위를 뒤흔들자 자매는 순식간에 쓰러졌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꿈도 크군." 카오즈가 말했어요. 그날 일리시드 군체는 맘껏 포식했답니다.

페이룬 동화집 4권: 마음씨 착한 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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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도시 만톨 데어리스에 딥 노움 부녀가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샘, 딸은 새디였어요. 부지런한 새디는 아침마다 곡괭이를 쥐고 동굴로 나가 보석을 캤습니다. 샘은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 저녁이 되면 보석을 세어보며 더 많이 캐오라고 새디를 채근했어요. "아빠가 페이룬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기 전에는 절대 못 쉴 줄 알아!"


어느 날, 새디는 집으로 가던 길에 낯선 사람을 마주쳤습니다. 온몸이 회색에 작고 깡마르고 꾀죄죄한 데로였어요. 새디는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데로!"


데로가 말했어요. "부탁드려요. 저는 돈도 없고 집도 없어요. 먹을 걸 구하게 루비 하나만 주세요."


새디는 딱한 마음이 들어 데로에게 루비를 줬습니다. 집에 돌아온 새디는 아버지에게 데로를 만난 일을 얘기 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으름장을 놓았어요. "데로는 거짓말쟁이야! 자기밖에 모르는 미치광이란 말이다. 또 보석을 주면 쫓겨날 줄 알아!"

 

이튿날에도 데로는 새디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부탁 드려요. 집을 구하게 루비 열 개만 주세요." 새디는 데로의 애원에 마음이 약해져 달라는 대로 주고 집으로 갔습니다. 아버지는 새디를 나무랐어요. "고작 이것뿐이냐? 이것 갖고는 턱도 없어!"

 

셋째 날에는 데로가 동굴로 찾아왔어요. "동생들을 먹여 살리게 루비 백 개만 주세요." 마음씨 착한 새디는 데로에게 루비를 자루째 줬습니다. 자루를 받자 눈부신 빛이 번쩍이더니, 데로는 온데간데없고 커다란 골드 드래곤이 나타났어요!

 

"참으로 마음씨가 착하고 너그럽구나. 금은보화를 나누어 줄 테니 내 둥지로 가자꾸나." 그렇게 새디는 황금 드래곤이 사는 휘황찬란한 보금자리로 갔어요.


일 년이 지나 새디는 동굴을 지나다 거지를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거지가 아니라, 새디의 아버지 샘이었어요. "새디야, 아빠가 돈도 없고 집도 없구나. 먹을 걸 구하게 루비 하나만 다오." 샘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새디는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답니다.

페이룬 동화집 5권: 소년과 비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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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치기의 아들이 치온타 강둑에서 아버지의 양 떼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양을 지키자니 심심했던 소년은 재미 삼아 "비홀더다! 비홀더가 나타났다!" 하고 소리쳤습니다.


아버지가 허겁지겁 달려왔지만 비홀더는 없었어요. 소년이 깔깔대며 웃자 아버지가 나무랐어요. "비홀더가 없는데 비홀더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면 안된다, 알겠니?"


아들은 냉큼 대답했어요. "알겠어요." 하지만 이튿날 에도 양 떼를 돌보는 일이 지루하긴 마찬가지였어요. "비홀더가 나타났다!" 소년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아버지는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소년은 배를 잡고 웃었지만 아버지는 못마땅한 얼굴로 설레설레 고개만 저었어요.


사흘 뒤, 먼발치로 둥그스름한 것이 떠다니는 모습이 소년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굴 한가운데에 큼직한 눈알이 박혔고, 아가리에 뾰족한 이빨이 가득했으며, 온몸에는 눈자루가 빽빽하게 돋아나 있었어요.


"비홀더야! 비홀더가 나타났다!" 소년은 다급히 외쳤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비홀더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소년은 돌아서서 강을 따라 허둥지둥 달아났습니다. 달리고 달리다 높은 강둑에 다다르자 더는 달아날 곳이 없었어요. 이제 꼼짝없이 죽었다는 생각에 소년은 엉엉 울면서 바닥에 웅크렸어요. 그때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들어라!"


돌아서 보니 비홀더는 온데간데없고, 양털 망토를 걸친 아버지가 있었어요. 망토에는 큼직한 눈알과 함께 이빨이 빼곡한 아가리가 그려져 있었고, 가장자리에는 크고 작은 덩굴이 엮여 있었습니다.

 

"간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소년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어요.

 

"이제 비긴 셈이구나." 아버지는 소년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어요.


그렇게 소년은 두 번 다시 비홀더가 나타났다고 외치지 않았답니다.

페이룬 동화집 6권: 명랑한 딥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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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다크 저 깊은 곳에 도일이라는 넉살 좋은 딥 노움 노예가 살았습니다. 도일과 형제들은 다섯 드웨가 대장장이 밑에서 밤낮으로 뼈 빠지게 철과 미스랄을 캤지요.

 

"더 빨리!" 드웨가 주인이 닦달했어요. 도일은 시키는 대로 곡괭이질에 박차를 가했고, 주인들이 자는 동안에도 싱글벙글 웃으며 일했어요.

"노예살이를 하 는데 넌 웃음이 나와?" 다른 형제가 투덜거려도 도일은 웃으며 대답했어요. "주인님들이 성공하면 좋겠거든!"


시간이 흘러 드웨가 대장장이들이 훌륭한 무구를 만든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습니다. 일손이 모자라자 드웨가들은 노예를 더 사들였고, 갑옷과 무기를 광산에 가득 쟁였어요. 그런데도 도일은 웃음을 잃지 않고 전보다 열심히 일했어요. 이윽고 장사가 크게 번창하면서 딥노움 노예는 무려 스물로 늘어났어요. 스물한 번째 노예가 들어오던 날 도일은 광산이 떠나가라 웃어댔습니다. 근처의 동굴에 있던 드웨가들은 그 시끄러운 웃음소리를 참다못해 광산을 찾아갔어요.


광산에 가 보니 도일을 비롯한 딥 노움들이 그동안 자신들이 만든 튼튼한 미스랄 갑옷을 입고 날카로운 철제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다섯 드웨가는 중무장한 딥 노움 스물한 명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어요. 그리고 도일은 계속해서 싱글벙글 웃었답니다.


[동화를 읽은 누군가가 발끈해서 짧은 서평을 남겼습니다.]


완전 쓰레기잖아. 노움들은 이딴 데서 교훈을 얻는다고?
어떻게 봐도 도통 이해가 안 되네. 이딴 게 무슨 교훈이라고!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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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에서 발췌한 내 용으로, 차원 비행선의 선장인 모로가 겪은 "실화"를 그린 통속 소설입니다. 다만 실제로 모로 선장 본인은 나고 자란 워터딥을 떠난 적이 없으며, 그나마도 원고를 투고한 뒤 먹을 것과 잉크를 살 때가 아니면 하품하 는 관문에 잡은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않기로 유 명합니다.]


레드 드래곤을 해치우자 기사는 급기야 내 비행선으로 뛰어내렸다. 영계의 어둡고 불길한 조류가 추락하는 드래곤을 집어삼키는 순간, 기사는 새색시 호의 갑판에 착지했다.


충직한 놀스는 곧장 놈에게 달려들었지만 발톱도 송곳니도 놈에겐 소용없었다. 육신과 분리된 영체 투영 앞 에서는 성난 타백시 조수의 맹렬한 공격조차 헛수고였던 것이다. 교활한 기스양키 기사는 맥없이 스쳐 지나가는 공격을 비웃더니 별안간 은검을 크게 휘둘렀다. 은검은 놀스를 빗나갔으나 타백시의 육신과 용감한 영혼을 잇는 영혼줄을 단칼에 잘라냈다.

 

믿음직한 고양이 동료를 잃자 가슴이 미어졌지만, 마냥 슬픔에 젖어 있을 겨를이 없었다. 나는 느긋하게 이죽거리는 기스양키를 향해 돌진했다. 보나 마나 이번에도 상대가 영계의 법칙에 얽매여 자신은 상처 하나 입지 않을 줄 알았으리라. 그러나 테네브룩스 모로 선장은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란 말씀.


안타깝게 요절한 놀스와 달리 난 온전히 영계에 들어온 상태였고, 냅다 사타구니를 걷어차 놈의 오산을 보기 좋게 박살 냈다. 놈은 새색시 호의 난간 너머로 고꾸라져 안개 속으로 떨어졌고, 먼발치로 보이는 투나라스의 스산한 성채 위로 드래곤 대군이 날아올랐다.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제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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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차원 비행선의 선장인 모로가 겪은 "실화"를 그린 통속 소설입니다. 다만 실제로 모로 선장 본인은 나고 자란 워터딥을 떠난 적이 없으며, 그나마도 원고를 투고한 뒤 먹을 것과 잉크를 살 때가 아니면 하품하는 관문에 잡은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요정숲의 영원한 석양을 받으며 엘라드린의 땅에 도착했다. 엘라드린이 사는 숲의 변두리를 우회하려던 영악한 계획은 보기 좋게 물거품이 되었다. 강이 스스로 물길을 바꾸며 새색시 호를 그늘진 숲으로 인도하려고 꾀를 부리는 듯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가까이 나무에 붙었던지, 수풀 사이로 엘라드린들이 춤을 추는 모습마저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다.


지금이야 나름 익숙하지만, 엘라드린을 처음 접한 순간의 인상이란 마치 악몽에서나 맞닥뜨릴 법한 엘프 같았다. 몸은 나뭇가지처럼 가녀린 데다 머리칼은 온갖 색깔로 변했다. 더구나 삶의 터전인 요정계와 마찬가지로 감정 기복이 들쭉날쭉해서, 잔잔한 연못처럼 차분하다가도 산사태처럼 거칠고 난폭하게 변하기도 했다.


사실 후자와 같은 태도를 접한 것은 엘라드린과 함께 오붓한 시간(몇 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을 보낸 뒤의 일이다. 선원 가운데 대장장이로 고용한 하플링 여인이 겁도 없이 우리가 신세 지는 숲의 주인보다 크게 목청껏 노래를 부른 것이다. 크나큰 결례에 숲은 정적에 빠 졌지만, 내가 기지를 발휘하여 즉석에서 거래를 제안함으로써 상황은 원만하게 수습됐다.

 

요정계를 뒤로 하고 출항하던 날, 선원의 머릿수가 하나 줄었고 숲에는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만 쓸쓸히 감돌 았다. 노래 솜씨 보다 엘라드린이 쓸 검을 단조하는 솜씨가 더 출중했던 까닭이었다.


그렇게 요정계를 떠난 지도 벌써 몇백 년이 지났다. 부디 지금은 은퇴했기를 바랄 따름이다.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제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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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차원 비행선의 선장인 모로가 겪은 "실화"를 그린 통속 소설입니다. 다만 실제로 모로 선장 본인은 나고 자란 워터딥을 떠난 적이 없으며, 그나마도 원고를 투고한 뒤 먹을 것과 잉크를 살 때가 아니면 하품하는 관문에 잡은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바로비아의 음산한 분위기에 대해서는 소문만 무성하다. 안개가 마음을 현혹하고 영혼을 괴롭힌다고 하는가 하면, 나그네를 절망에 빠뜨려 영영 맴돌게 만든다는 말도 있다.


새색시호가 짙은 안개를 가르던 순간에도 난 코가 좀 막힌 것을 빼고는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선원들은 사정이 달랐다. 이미 배 밖으로 몸을 던진 선원들 말고는 하나같이 울고불며 야단들이었던 탓에, 결국 전부 돛대에 꽁꽁 묶어 놓고 홀로 배를 몰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공포의 군주를 직접 찾아 나섰다. 제아무리 새색시 호라 한들 이곳을 다스리는 군주의 허락 없이는 차원의 경계를 넘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던 까닭이다. 그래서 난 조타석에 떡하니 서서 자작곡을 목청껏 부르며 안개 속을 누볐다.


오래지 않아 놈이 나타났다. 별안간 그림자가 머리 위를 스치나 싶더니, 섬뜩할 정도로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틀림없이 심리적 위압감을 염두에 둔 등장이었으리라. 그러나 서로 적의가 없음을 확인한 뒤로는 의외로 말이 통한 덕에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상의 끝에 통행료 협상은 타결되었다.


어떤 통행료를 치렀으며 그자가 어땠는지에 관한 구구절절한 사족은 달지 않겠다. 대신 흉흉한 소문과 달리 무척 예의 바른 상대였다는 건 말할 수 있다. 날카로운 송곳니 또한 모두의 생각과 달리 크게 거슬리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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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브룩스 모로의 기상천외한 모험기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차원 비행선의 선장인 모로가 겪은 "실화"를 그린 통속 소설입니다. 다만 실제로 모로 선장 본인은 나고 자란 워터딥을 떠난 적이 없으며, 그나마도 원고를 투고한 뒤 먹을 것과 잉크를 살 때가 아니면 하품하는 관문에 잡은 숙소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않기로 유 명합니다.]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추락"하는 것도 아니고 "비행"하는 것도 아니었다. 공기 원소계의 하늘에는 일반적인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아서 위치나 방위를 알아 내려한들 허사였다. 그래도 이렇게 끝없는 창공을 거침없이 가르며 맛보는 격렬한 자유가 아니었더라면 심란한 기분을 추스를 길이 없었을 것이다.


"어딘가 켕기는 눈치인데." 날 살펴보던 에럴스가 울부 짖는 바람 너머로 소리쳤다. 고블린에게 쉽사리 의표를 찔렸다 한들 딱히 놀랄 일은 아니었다. 에럴스는 워낙 박식한 데다 나와는 평생지기 친구였으니까.


"그래."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슬쩍 몸을 돌려 허공을 떠다니는 아라코크라 둥지를 피했다. "프라이머스 군주는 내가 자신의 정신궁에 침투한다는 계획을 알고 있었어. 결국 선원을 전부 메카너스에 두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셈이니 마음이 복잡할 수밖에."


에럴스는 새하얀 머리뼈로 만든 탈로 얼굴을 가렸지만 분명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으리라. 백골 탈은 에럴스가 몸담은 수도회 특유의 복식으로,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 하지 못할 습관 가운데 하나였다. "전부 죽었겠지? 그 중에 배신자도 있었을 테니까."


"죽어? 그럴 리가, 실은 거래를 했어. 프라이머스는 필멸자의 행동을 연구하고 싶어 했거든. 누가 배신했는지도 선뜻 알려 주던걸?"


나는 손을 뻗어 에럴스의 손가락에서 명령의 반지를 벗겨냈다. 반지를 빼자마자 에럴스는 날지 못하고 그대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에럴스의 외마디 비명이 휘몰아치는 광풍에 묻히는 찰나, 새색시 호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비행선에 올라타며 손바닥에 놓인 반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똑같은 반지가 내 손가락에도 있었다. 오래 전에 에럴스가 영원한 우정의 징표로 만들어 선물한 쌍반지였으니까.


걱정 마시라, 독자 여러분. 이대로 에럴스를 버릴 생각은 없다. 언젠가 돌아와 붙잡을 테니 말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범포의 세상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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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가 접힌 책장을 펼치자 범포가 여행 중에 만난 이색 종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도 새 종족인 아라코크라에 비하면 평범 하기 그지없다. 내가 처음 봤던 아라코크라는 앵무새의 머리와 날개를 가졌지만 사람 몸을 하고 있었다. 빤히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더욱이 색다른 종족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탁자 주위로 타백시 (고양이 종족), 제나시(원소 종족), 토틀(거북이 종족)이 나란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도대체 어디서들 왔는지를 물었다. 일행은 내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지만 어찌 그들을 탓할 수 있을까? 일행의 눈에 비친 나는 너무도 평범하고 예사로워 보였을 것이다. 나는 그런 종족들을 처음 보는 반면, 나야 천지에 널린 수많은 뻔한 인간 가운데 하나였을 테니까.

밀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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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평선 아래로 자취를 감춘 순간, 처음으로 그 소리를 들었다. 마치 수많은 갈대 피리를 한꺼번에 부는 듯한 아름답고도 소름끼치는 협주곡이었다.


"울루 탈롱." 죠가 나직이 말했다. "놈이 온다."


죠는 등짐을 벗어 던지고 가까운 비터나무 위로 허겁지겁 올라갔다. 좀 힘들었지만 나도 나무를 올랐고, 그렇게 우리는 수풀이 무성한 아래쪽의 동태를 살폈다.


아우! 또 그 소리. 사방에서 얼마나 가깝게 들리는지 머릿속이 멍할 정도였다. 나무 아래의 수풀이 우수수 흔들리면서 마치 물결이 이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죠가 나더러 조용히 하라고 입술에 손가락을 대는 순간, 놈이 죠를 덥석 낚아챘다. 덩굴인가? 아니면 촉수인가? 정체는 몰라도 사냥꾼은 사냥감을 놓치지 않았다. 울루 탈롱이 죠를 멀리 끌고 가자 공기를 찢던 외마디 비명은 순식간에 잦아들었다.


뒤쫓으려고 얼른 나무에서 뛰어내렸지만 놈은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풀이 밟히거나 나뭇가지가 부러진 흔적조차 없었다. 오로지 날 부르는 끔찍한 소리에 얽힌 기억만이 뇌리에 각인됐을 뿐.

어머니 캠페스트리에 관한 여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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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캠페스트리가 어린아이들을 위해 들려주는 짧지만 매우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배고픈 불리워그. 옛날 옛적에 빌리라는 불리워그가 살 고 있었어요. 빌리의 옷은 너덜너덜했고, 한 번도 씻은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빌리가 하는 말은 아무도 알아 들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빌리는 항상 배가 고팠어요. 그게 너무너무 힘들었답니다. 그래서 빌리는 마을에 있는 음식을 전부 먹어 치웠어요. 그리고 근처의 마을로 향했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지역이 음식이 없어 굶게 되었어요. 빌리는 늘 배가 고팠거든요. 그래서 마을 주민들은 빌리가 혼자서 먹고살 수 있도록 빌리에게 농사짓는 법을 알려줬어요. 하지만 빌리는 너무 게을렀답니다. 그래서 빌리는 마을 사람들이 베푸는 것만 먹고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빌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답니다. 어느 날 마을 주민들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몇 달 동안이나 창고에 있는 음식만 먹고 살았거든요. 주민들의 눈에 음식을 전부 먹어 치우고 포동포동해진 빌리가 너무나 맛있어 보였어요.

만족스러운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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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만족스러운 거래"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선정적인 내용 때문에 최소 4개 도시에서 출간이 금지되었으나, 워낙 세간의 이목을 끌어 해적판이 난리였습니다.]


서술자:
지금부터 남모를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슬픔에 빠져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진 사내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었지요.
일이 뜻대로 풀리자 캠비온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로버트가 들어온다. 티플링 남성. 울고 있다. 칼라일은 무대 오른쪽에 있다. 연기가 피어오른다.]


칼라일:
눈물을 거두게, 젊은이여. 비록 아내는 자네를 떠났네만,
자네 대신 침대에서 외로운 심사를 달래 줄 상대가 있지 않나?
신음을 흘리며 다른 남정네의 이름을 부른다니, 낯 뜨겁군!
그런데도 아내의 마음을 되찾고 싶단 말인가?


로버트: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칼라일:
난 그림자 속에서 한동안 자네를 지켜봤네.
자네가 슬픔과 수치심에 몸부림치는 것도 당연해.
아내가 자네를 부둥켜안고 자네의 이름을 부르짖게 하고픈 마음은 굴뚝같건만,
정작 아내의 몸과 마음을 얻을 방도가 없어 고심이지.


로버트:
내가 겪는 저주와 고통, 슬픔과 비애를 안단 말인가?


칼라일:
내 눈은 못 속인다네. 물건이 작아서 고민이잖나? 

텃밭에 골을 파려면 괭이자루가 튼실해야 하건만,
정작 자루는 고사하고 이쑤시개가 달렸으니,
어찌 제대로 된 거사를 치러 보겠나?

만족스러운 거래: 충격적인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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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만족스러운 거래"의 감독이자 각본가인 킹슬리 하프를 취재한 내용입니다.]


기자: 이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나요? 상당히 수위가 있는 희곡이잖아요.


하프: 금기를 향한 탐구 정신이죠. 우리의 참된 모습을 고찰한달까요. 로버트처럼 캠비온과 거래할 수만 있다면 누가 마다하겠어요?


기자: 글쎄요, 대부분은 마다할 것 같은데요.


하프: 사람 심리를 모르시는군요. 누구에게나 숨겨진 욕망이 있기 마련입니다. 캠비온은 그걸 한눈에 알아보죠. 어떻게 보면 우리 자신보다도 우리를 빠삭하게 안달까요.


기자: 그런데 극의 결말에서 로버트는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잖아요. 그것도 "욕망"의 결과인가요?


하프: 하나 간과하고 계시는군요. 로버트는 칼라일한테서 달아나려다 죽었어요. 거래를 어긴 결과죠.


기자: 그래서 관객들로 하여금 악마와 거래하라고 부추기시는 건가요? 로버트처럼 모든 걸 놓아버리고 영혼이라도 바치라고?


하프: 인생은 한 번뿐입니다. 이왕이면 본전은 뽑아야죠.


기자: 그럼... 작가님은 무슨 거래를 하셨나요?

 

하프: 무슨 말씀이신지?


기자: 이번이 감독으로서 첫 작품이잖습니까. 이전에는 "발더스 발행인" 같은 자극적인 대중지 연재조차 번번이 퇴짜 맞으셨는데, 정말로 외설적인 희곡을 위해 영혼을 파신 겁니까?


하프: 그게... 됐습니다. 취재는 이쯤 하시죠.

거절하지 않는 요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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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문이 포함된 수정주의적 감각의 장편 소설입니다.]


"이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역사 섹스 모험에서는 그 유명한 요시모가 바알 스폰을 배신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바알 스폰의 요구라면 뭐든지 기꺼이 해내는데..."

테이를 가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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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덜룩한 뒷면에는 광고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테이의 까칠한 아치 위저드와 순수한 마음과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진 그의 숙적 광전사가 서서히 적에서 연인으로 변하는 이야기."

다섯(혹은 여섯)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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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해 읽기 쉽게 만들어진 동화책으로, 약탈자 노움으로부터 포레스트 노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예상치 못하게 힘을 합치게 된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약탈자는 쫓겨나고, 마을은 평화를 되찾으며, 정의가 승리합니다. 우스꽝스러운 조연은 노움 양봉가와 결혼합니다.]

레이시와 모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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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브르 자매가 만들어 낸 이야기입니다. 레이시 영거플럼이라는 인물이 어떤 연회에 갔다가 부모님이 너무 술에 취하는 등 혼란스럽고 무서운 상황을 피해 메카너스라는 시계태엽 세상으로 이끌려 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메카너스는 영거플럼이 도망쳐 온 연회와는 달리 질서정연한 곳입니다. 꼬마 영거플럼은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법(고유명사인 "법")이 지배하는 이 세상을 여행합니다. 그 과정에서 통통하고 동그란 모노드론을 만나 보빈비즈 씨라고 이름을 붙이고는 친구가 되지만, 메카너스의 주인인 프라이머스와는 적이 됩니다.]

폭우 거리의 집과 다른 이야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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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브르 자매의 단편소설 모음입니다. 그중 하나인 "폭우 거리의 집"은 비가 오는 날마다 이웃이 밖에 발가벗고 서 있는 꿈을 꾸는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 다. 그 꿈은 너무도 생생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날 밤, 그녀는 이웃 한 명이 아닌 온 동네 사람들이 발가벗고 서 있는 걸 보게 됩니다. 그들의 머리카락은 비에 푹 젖어있었고, 그들의 눈은 마치 박제된 동물의 그것 같습니다. 그들은 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빗속으로 손짓합니다. 극심한 공포와 최면에 사로잡힌 그녀는 천천히 그들에게 걸어 나갑니다. 그들은 그녀의 옷을 벗기고, 그녀는 몸을 떨며 이웃에게로 넘겨집니다. 그 이웃의 밀랍 같은 입가에는 커다란 미소가 드리웁니다. 그녀는 잠에서 깹니다. 모든 게 정상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그녀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공포와 정신병에 사로잡힌 그녀의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아이를 떼어내려는 모든 노력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그녀는 두렵습니다. 너무도 말이죠.

 

한 어린 독자가 이야기 끝단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애니. 이 이야기를 읽고 소름 끼치길 바랄게. 난 많이 웃었거든."]

집사의 지팡이 끝부분에는 손잡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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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동극의 주인공은 집사인 빈센트 래스핑턴입니다. 빈센트는 약간은 모자른 듯한 드래곤본으로서 행동거지가 뻣뻣하고 아리따운 여인네들과 남정네들 사이의 일에 대해서는 대체로 아는 것이 없지만, 그런데도 같은 지역에 사는 귀족과 아주 에로틱한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당연히 우리의 빈센트는 이러한 상황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빈센트는 키가 2미터가 넘는 드래곤본의 몸을 가지고 연회에 들어가 수줍고 자그마한 노움인 미씨 윔플스내치 행세를 내게 하는 장면이 백미입니다. 히히, 하하, 호호, 킥킥, 기타 등등.]

애서가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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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자들에게 다양한 도서를 추천하진 않겠다. 개개인의 선호도는 무척 다양해, 특정한 서적을 추천한다면 누군가에겐 불쾌감을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장르별로 몇 가지를 꼽아 보도록 하겠다.


참고서


고라이온의 삶, 저자: E. M. 스파케스
캔들킵의 위대한 비전학자의 생애가 매우 상세히 기록된 전기로, 지금은 유명해진 그의 피보호자를 육성하는 과정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영원한 버섯, 저자: 슈워츠 슈워츠 

도시의 채집가를 위한 필독서이다.


추리 소설


나는 누구인가, 저자: 글로리아 거쿰
자신의 진짜 가족을 찾기 위한 어떤 하플링의 여정이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끝을 맺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머리카락이 빛나던 소녀, 저자: 사바 베이빈
살육 추리물로 변한 사랑 이야기로, 가슴이 따뜻해지면서도 저리는 이야기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집
이 달들 아래에서, 저자: 타시대 게이트워크
발더스 게이트 티플링이 지은 최초의 시 모음집으로,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 작품이다.


7. 종족

악마의 유혹: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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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신의 손길로 인해 핏줄이 송두리째 바뀐 적이 있는 가? 이는 설령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하는 자들에게 조차 실로 소름 끼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모데우스에게 몸을 바친 소수가 티플링의 조상이 된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악마의 계략에 빠지기 전에도 우리는 멸시의 대상이었다. 지옥의 피가 단 한 방울만 섞여도 타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세간의 인식 때문에, 이제는 "악마족"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자진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종족은 많건만, 어째서 우리에게만 그런 꼬리표가 붙는지 통탄할 노릇이다.


대체 짓지도 않은 죄를 어떻게 속죄해야 한단 말인가? 아스모데우스의 가증스러운 의식에 결탁한 워락을 모조리 도륙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앙갚음을 행한다고 해도 신의 뜻을 번복할 수는 없으며, 상대가 간악한 거짓의 군주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걸핏하면 주위로부터 도둑이니 이단자니 하는 오명을 살 때면 정말로 그렇게 되고픈 유혹이 들기도 한다. 허나 그것이 바로 아스모데우스가 바라는 것이기에 꾹 눌러 참을 뿐이다.

분열된 셀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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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셀다린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은발 기사단에서 에일리스트레이 신전 배포용으로 집필했습니다.]

 

오늘날 일부 학자들은 우리 민족의 몰락을 내분 탓으로 돌리지만, 롤스의 배반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물론 코렐론 라레시안이 우리를 버렸다는 롤스의 망언을 믿은 것은 전적으로 드로우의 책임이다. 그러나 어째서 코렐론은 우리 조상의 오해를 바로잡거나 말리지 않았단 말인가? 침묵으로 일관했던 코렐론 역시 우리를 배신한 격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당시 대다수의 드로우는 롤스가 얼마나 악독한 음모를 꾸미는지 미처 모르고 있었다. 기약 없는 추방과 민족의 분열에 찬동한 악질은 극소수였고, 그런 사악한 선구자들이 롤스 교단 최초의 신도로 자리 매김했다. 이들이 멘조베란잔의 기틀을 닦으며 롤스의 셀다린씨앗을 뿌린 이래, 그곳은 지금까지도 사악한 열매를 맺고 있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드로우는 둘로 분열된 것이 아니라 갈가리 찢어져, 여러 지하 도시만큼이나 수많은 파벌로 뿔뿔이 흩어졌다. 동족상잔을 벌이는 용감한 전사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

언더다크에서 우리 민족은 영원히 변하고 말았다. 그러나 롤스가 몰락하는 날, 올곧은 믿음을 지켰던 셀다린은 다시금 코렐론의 전당에서 환영받을 것이다. 그날이 오는 순간까지 에일리스트레이께서 추방당한 우리 민족과 함께하며 굽어살펴 주시니, 이에 감읍할 따름이다.

비늘 아비어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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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멜 익시티르 저, 비늘 아비어의 후예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드래곤본에 관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드래곤본이 드래곤과 그 외의 종족 사이의 이종교배로 인해 생겨났다는 설이다. 드래곤본은 사실 오래전에 태고신들에게 넘어간 토릴의 쌍둥이 행성, 아비어에서 생겨난 고유 종족이다.


드래곤본은 수천 년 동안 드래곤의 지배 아래 예속된 삶을 살다가, 주문 역병이라는 대재앙 중에 아비어를 탈출했다.


토릴의 새 주민이 된 드래곤본은 노예제, 드래곤, 그리고 드래곤의 폭정을 무엇보다 혐오했으며, 대부분의 신학과 종교적 숭배 또한 배척했다.

혈족의 출산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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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본 일족 연합을 설명하는 인류학 논문입니다. 꺾을 수 없는 고대의 의무를 암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드래곤본은 자신의 짝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둥지 짝은 선거 위원회가 결정하며, 이는 정치적 및 군사적 연합을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드래곤본의 언어에는 사랑이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그러한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후에 책에서는 드래곤본의 생식기가 불필요하게 노출될 경우 내부적으로 수축되는 방법을 과도할 정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수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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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링워블 저, 문화의 수용자들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건, 하프오크에게는 특별한 고향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기든, 저기든, 온 사방에서 자라난다!


문화는 우리의 됨됨이, 우리의 출신, 어릴 때 우리를 돌본 존재 등, 모든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잡탕 같은 것이다. 우리가 입는 옷, 언어적 표현, 단어의 선택, 성에 대한 관점, 식사 예절, 방귀 예절까지... 모든 것들이 우리의 출신인 "고향"을(home) 바탕으로 한다.


하프오크 무리는 거대한 이주 집단이다(diaspora). 이들은 고향이 없으므로, 다른 이들의 고향을 받아들여야 한다. 즉, 다른 이들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프오크들이 받아들인 문화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살펴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 문화가 그들의 마음속 정원에서 어떻게 자라고, 캐내어지고 다시 심어져, 변화하고 새로운 집을 찾을 것인가?(How will it grow in the garden of their hearts, unearthed and replanted, changed and rehoused?)

엄니가 번뜩이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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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링워블 저, 엄니가 번뜩이는 미소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그것들을 잡아다 거세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생각을 밝히면 어떤 이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와 함께 조용히 몇 마디를 건넨다. 다른 이들은 얼굴을 찡그리거나 웃으며 재빨리 갈 길을 간다. 또 다른 이들은 몸을 움츠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숫제 화를 내는 이들도 있는데,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내 사촌 페넬로페는 평생 하프오크를 (그리고 돼지 눈 을 지닌 오크 종족들을) 옹호하는 글을 써 왔다. 하프오크를 여럿 직접 만나 조사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하프오크 한 놈이 페넬로페의 집에서 그 딸을 데려가 먹어버렸다. 동화에서처럼 꿀꺽 삼켰다는 것이 아니다. 그 아이가 잘린 팔을 버둥대며 비명을 지르는 동안 아이의 손가락을 씹어 먹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놈은 페넬로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페넬로페가 미친 것은 아마 그 일 때문일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주의하시기를.
그들이 엄니를 드러내며 미소 지을 때를 조심하라.

큰 까마귀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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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 멋들어진 그림과 삽화로 강조했던 사건들의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읽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엘프 신들 사이의 연합이 깨어진 그때, 자신을 따르는 샤다르카이 엘프의 상찬 속에, 여인은 추종자들에게 자신을 신으로 승격시킬 것을 종용했다. "그리하면, 내가 우리의 부서진 만신전을 다시 세우리라." 여인이 말했다. "그리하면, 만물이 다시금 달콤하게 조화를 이루게 하리라."


추종자들은 여인을 신으로 모시려 했으나, 그녀를 열과 성을 다해 따르는 양떼 중에 이를 반대하는 이들이 있어, 승격 의식 중에 여인으로부터 힘을 뺏으려 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여인은 반대하는 이들을 조각내었지만 의식은 돌이킬 수 없이 어그러졌고, 여왕과 샤다르카이 추종자들은 차원 밖으로 튕겨나가 그림자 불모지라는 섬뜩하고 끔찍한 영역에 던져졌다.


이동 중에 여왕은 사망했으나, 그 타락한 재로부터 자신의 야망만큼이나 어두운 두 눈과 새 두 마리를 지닌 여왕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주인, 까마귀 여왕이 태어났다.

기억의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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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여왕에 의해 그림자 불모지(여러분이 살고 있는 세계의 거울상, 그것도 온갖 사악함과 뒤틀린 메아리, 그리고 절망으로 점철된 어두운 거울상)로 온 샤다르카이는 엘프다. 검의 해안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엘프가 아닌, 자신이 거하는 공간을 반영한 생리와 태도를 지닌 엘프다. 전반적으로 잔혹하며, 마음이 뒤틀렸으나 자신의 여왕과 여왕이 다스리는 영역에 일편단심으로 헌신한다.


그 영역이란 바로 삶과 죽음이다. 자신의 주인에 대한 부동의 충성심으로 무장한 샤다르카이는 망자의 기억을 실어 나름으로써, 자신의 여왕이 그 기억을 일종의 기억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어떠한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아이언핸드 노움: 불만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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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마법의 원리와 측정의 원천이 전투적인 책략의 신이자 노움의 신, 게어덜 아이언핸드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이언핸드 일족은 발더스 게이트의 작업장에서 수 세대에 걸쳐 열과 성을 다해 정밀하고 아름다운 복잡한 장치를 제작했고, 하급 장인들도 조용히 그 곁을 지키며 땀을 흘렸다. 아이언핸드 일족은 관용을 베풀어 종종 이들과 제작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둑 신, 간드를 따르는 오만한 자들이 경이의 신전을 세우고 발더스 게이트의 모든 기계 마법 작품에 녹아든 노동과 공로를 가로챘다. 그리고 수치를 모르는 많은 노움이 간드를 따랐다.


게어덜의 목소리가 울버포스 봉글에게 닿아, 그에게 말씀하셨다. "간드의 신자들이 너희의 생계를 훔치도록 놔두지 말라." 그리하여 울버포스는 간드 신자들에게 맞서 목소리를 높였고, 그들의 열등한 작품의 오류와 결점을 지적하며 아이언핸드 노움의 작품이 지닌 우수성을 마땅히 칭찬했다.


이에 분노한 질투심 많은 간드의 추종자들은 아이언핸드 일족을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비난했고, 울버포스는 격노했다.
그 후 불행한 룬 화약 사건으로 울버포스가 사망하고, 아이언핸드 노움은 불주먹 용병대의 음모로 도시 밖으로 추방되어 비참한 유배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룬 화약과 현대 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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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장황하고 긴 논문으로, 노움 전설에 기록된 전설적인 폭발물인 룬 화약을 재현할 다양한 가능성을 논하고 있습니다.]


나는 활력과 재능이 넘치는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가정을 제안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룬 화약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 환경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의 마음에는 단독적으로, 또 집합적으로 분명히 존재한다. 아! 우리는 이렇게 매력적인 철학에 닿았다. 다음의 공식을 생각해(하!) 보아라. 생각 + 태도 = 행동. 그렇다면, 다음의 공식 역시 참이 아닌가? 생각 + 발상 = 행동. 그렇다면 왜 우리는, 나는, 독자들은, 누구든 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룬 화약의 독특한 성질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을 실현해 낼 수 없는 것일까?
다음을 생각해 보라...

경이의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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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의 대신전! 이곳은 대장장이이자 경이를 부르는 자 간드의 신전으로, 작업장, 실험실, 마법 제조소가 정교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입니다. 모든 대장장이의 신을 숭배할 때 그의 이름으로 기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이곳 윗 도시에서는 주문과 증기, 초소형 모드론으로 구동되는 모든 종류의 마법 태엽장치가 주조되고 제작됩니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지옥불로 구동되는 장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드교의 이러한 창조물은 단순히 경이를 좇기 위한 것이 아니라, 페이룬에 사는 필멸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용적인 발명품입니다. 예를 들어, 발더스 게이트 부두에 늘어선 거대한 크레인을 생각해 보십시오. 무거운 화물을 직원들이 직접 옮기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운반할 수 있습니다. 경이의 대신전에서 제작된 이 크레인은 무역과 번영을 위한 간드의 선물입니다!

신도 교육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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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장 타라이가 멘조베란잔에서 처음 했던 연설로, 현장에 있던 셀다린 첩보원이 기록한 녹취록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드로우의 어머니 롤스를 찬양하라. 그분의 거미줄이 우리의 몸과 정신을 하나로 묶으시며, 무가치한 자들의 숨통을 옥죄시노라.


지금 이곳에 모인 자들은 모두 실력을 인정받았다. 롤스 교단에 귀의한 이들을 가르침에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지어다. 비록 이들 가운데 여신을 경외하는 자가 많으나 독실한 신도라 하기에는 멀었다.


아직 하나같이 어리석으니 이에 걸맞은 가르침을 전할 지어다. 신성한 계명을 따르듯 여사제의 명을 청종케 하라. 결코 눈과 귀를 가린 채로 롤스의 은총을 욕되게 해서는 아니 된다. 비천한 반골 출신에서 자신들을 거두어 준 대가문을 공경하는 마음을 기르도록 하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의 비밀을 엄수토록 하라.

죽음으로 벌해야 한다면 공개 처형을 하라. 롤스께서는 참신한 고문술을 발휘하는 자를 총애하심을 잊지 말지어다.

드워프어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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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한평생 드워프 문화를 연구해 온 필자 호레이쇼 드래크트는, 이제는 고전이 된 필자의 교본에 주석을 추가하고 내용을 개정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데테크의 모든 면을 다루고 있는 이 안내서가 여러분의 거실에 오기까지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필자는 이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필자가 이 책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는 필자의 아내인 게이르다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다고 하고 싶지만, 아내는 아마도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 이는 것으로 대신하려 할 것이다. 아내는 어차피 드워프라면 누구나 공용어를 할 줄 아는 데다 외부인은 억양을 완전히 따라 하기 어렵다면서, 필자의 데테크 연구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서책을 냄으로써 그 어렵디 어려운 목표에 독자 여러분이 최대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고자 한다. 이에 지극히 경건한 마음으로 여러분께 "초보자를 위한 기초 드워프어 제7판"을 소개하는 바이다.

드워프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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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날드 와일리, 일명 "문화 엿듣기꾼"이 저술한 종족 분류학 서적으로서, 거친 바람에 주름이 지고 피부가 창백한 극지 드워프, 피부가 짙게 그을린 대-리프텐 골드 드워프, 한때 노예로 예속되었던 드웨가, 키가 크고 서로 뭉쳐서 살아가는 실드 드워프, 언더다크에 거주하는 얼더니르, 철트의 정글에 거주하며 적응력이 출중하고 풍부한 문화를 자랑하는 와일드 드워프까지, 모든 드워프 종족을 완전하게 수록하고 있습니다.]

질주자의 고블린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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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자의 고블린 안내서, 콜린 머랭 지음


고블린 종족에 관해 얘기해 보자. 일반적으로 고블린은 방어력이 높고 음흉하다. 전략이 출중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가 모이면 위험하다. 홉고블린 수준에 오르면 규율이 잡힌 모습을 보인다. 홉고블린은 더 똑똑하고, 강하고, 고슴도치만큼이나 성질이 더럽다. 홉고블린은 천부적으로 고블린들의 지휘관에 해당한다. 버그베어는 오우거만큼 강할 뿐만 아니라 더 명민하고, 원한다면 소름 끼치게 조용히 움직일 수도 있다. 이 조용한 덩치를 조심할 것.


나는 어떠냐고? 하하!


나는 전부 다 피해 다닌다.

콜팩스의 축성받은 크리처 백과 (일메이터 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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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없이 두운을 맞춘 제목의 책입니다. 그런데 일메이터 책갈피가 꽂힌 장에 눈길이 갑니다.]


홀리펀트: 가장 온화한 마스토돈
친애하는 독자 여러분, 고귀한 홀리펀트만큼 자애로운 얼굴을 지닌 생물을 찾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훌륭한 짐승의 몸에서 주름진 곳은 거친 둔부뿐이다!


(피부의 주름에 관해 이어서 논하건대... 셀레스티아 산에 사는 다른 천사들은 형체가 거대하다. 그렇다면 홀리펀트가 천족의 크기로 충만해진다면 그 둔부 피부도 매끄러워지는 것이 아닐는지? 아,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그저 공상에 불과하겠군.)


룰루라 불리는 홀리펀트와의 담화를 통해, 나는 홀리 펀트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들의 욕구가 필멸자의 죄악이 된다면 자제하려 하며, 필멸자의 세계에 대해 불굴의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한다는 걸 배웠다. 나는 우리 세계에 대한 그 낙관적인 시각을 차마 부술 수 없었다. 그저 언젠가 우리가 홀리펀트의 관념에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발전하기를 바랄 따름이다.


8. 일리시드

마인드 플레이어의 신체 구조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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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력:
마인드 플레이어는 살아남기 위해 인간형 생물체의 두뇌를 섭취해야 한다. 이러한 뇌를 섭취하는 행위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주며, 마인드 플레이어의 피부를 덮는 점액에 윤기가 나도록 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점액의 점도를 통해 마인드 플레이어가 얼마나 최근에 뇌를 섭취했는지, 또한 뇌의 건강 상태까지도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그들의 뇌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그들의 두개골 내부가 이후 희생자를 감염시키는 올챙이의 알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다른 이들은 이 뇌가 순수한 뇌신경의 집합체라고 주장한다.
마인드 플레이어는 인간형 생물체를 올챙이로 감염시켜 번식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생식기가 필요하지 않지만, 이에 관한 기록은 존재하지 않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초능력 조작과 대응책에 관하여" (크레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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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시드의 조작과 이어지는 지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마인드 플레이어를 대할 땐 주변의 유용성, 강점 및 약점을 평가하여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이들을 조작하는 것이 이들의 본성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마인드 플레이어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단순히 그들을 피하는 것이다. 그들을 능가하려는 노력은 모두 실패할 것이다. 만약 피하는 것이 불가능할 시,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 자신의 정신을 보호하도록 한다.


1. 마인드 플레이어의 말이 아닌 행동에 집중하라. 마인드 플레이어에 관해서는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아주 정확하다. 그들은 상대를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해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정확히 파악한다.

 

2.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라. 마인드 플레이어의 계략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강한 동료를 갖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자들을 옆에 두어 그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 그들이야말로 당신이 필요할 때 당신의 뒤를 지켜줄 자들이다.


3. 마인드 플레이어도 욕구와 욕망이 있다. 마인드 플레이어와의 관계가 당신에게 유익할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은 서로가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일치할 때이다. 이것이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그런 상황인 경우에도 당신에게 목적이 사라지는 순간, 마인드 플레이어에게 당신은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일리시드론 제2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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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시드가 비전 마법을 천시한다는 점에 주목한 학자는 많으나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혀낸 이들은 없었다. 통상적인 일리시드 회합은 초능력이야말로 일리시드의 두뇌가 우월하다는 자명한 증거로 여기며, 학습이나 혈통에 의존하면 순수한 정신력이 타락한다고 본다.


그러나 정말로 비전 마법이 열등하다면 어떻게 엘더 브레인에 저항할 힘을 얻겠는가? 내가 바로 산증인인 바, 지성의 학회를 통해 이러한 반증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일리시드로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대계에 속박될 이유는 없다.


신성마법으로 들어가면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일센신이나 만제코리안 같은 신의 가르침을 연구하는 정신체도 있으나, 이를 맹목적인 신앙으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이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일리시드가 적지 않으며, 훗날 그 뒤를 잇고자 이들의 학문을 배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신의 종으로서 영영 굴종한다? 아무리 개방적인 정신체라 할지라도 이는 모든 회합의 계명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9. 괴물

광기의 군주 제4권: 이낙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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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 군주 가운데 이낙후만큼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존재도 없다. 특유의 끝없는 허기는 맹목적 충동의 소산일지 몰라도, 놀을 통해 세상에 존재감을 과시한 것만큼은 매우 용의주도한 선택이었다. 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우선 이낙후에게 선택받은 하이에나가 주군의 뜻에 따라 살생을 저지른다. 그런 다음 하이에나는 죽은 시체로 포식하며, 이윽고 배가 부풀면서 놀이 태어난다. 이렇게 탄생한 놀은 허기의 현신과도 같다. 살아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갈기갈기 찢어발겨 먹어치우기 때문에, 놈이 휩쓴 자리에는 뼈만 남는다. 재물욕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끝없는 식욕을 달래는데만 급급한 데, 이로써 얻는 포만감이 곧 이낙후에게 바치는 제물이다. 이토록 창조주와 밀접한 연관을 맺기에, 누군가는 선망의 눈으로 놀을 바라볼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악한 울음소리를 흘리며 아가리에서 썩은 고기 냄새를 풍기는 놀을 한밤중에 맞닥뜨린다면, 그런 찰나의 선망은 순식간에 공포로 뒤바뀔 것이다.

혹시라도 놀에게 뒤쫓긴다면 시체를 불태우고 체취를 감춘 뒤 도움의 손길을 찾아 간절히 기도하라. 허기의 화신 앞에서는 뇌물도, 애걸도, 설득도 통하지 않는다.

사악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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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귀할멈은 장신구 개수 및 계약 횟수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되며, 각기 다른 자매와 구분되는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밤 마귀할멈: 악몽을 꾸게 하는 능력 탓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서서히 먹잇감의 생명력을 먹어 치우고, 끝내 그 영혼을 포획하여 영혼 가방에 가둔다. 옹졸하고 이기적이며 잘난 체하기로 악명이 높다.


바다 마귀할멈: 희생자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눈빛만으로도 상대를 겁에 질려 죽게 만든다. 온몸에서 생선 비린내를 풍기는 데다 괜찮은 차 한 잔도 끓일 줄 모른다.


녹색 마귀할멈 : 아름답고 막강하다. 그들을 절대 거스르지 말라... 

악귀 체험기: 마귀할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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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M. 수트의 "악귀 체험기 : 마귀할멈"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독자 여러분,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그간 두루 여행을 다니며 악귀들의 허점을 찌르는 비결과 요령을 터득하느라 바빴던 것이라면 참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다른 이유였습니다.

실은 그동안 저는 녹색 마귀할멈의 노리개로 살았습니 다.

지금은 멀쩡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지난 2년간은 마귀할멈의 밑에서 종노릇을 했습니다. 캄캄한 철창에서 제가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는 다음 기회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경고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마귀할멈에 관해서라면 전에도 주제로 삼은 적이 있습니다. 밤 마귀 할멈, 녹색 마귀할멈, 바다 마귀할멈을 종류별로 다뤘고, 결코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짚고 넘어갔지요. 그렇게 나름대로 사전 지식을 갖췄음에도 실제로 마귀할멈을 맞닥뜨렸을 때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마귀할멈은 희생양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법과 속임수와 환영은 물론 협박조차 서슴지 않는 사악한 존재입니다. 익히 아는 바이자 여러분께도 여러 차례 말씀드린 사실이지요. 그러나 전 마귀할멈 특유의 사람을 홀리는 화술과 유혹을 간과하고 말았습니다. 설마 마귀할멈과 사랑에 빠지리라고, 마귀할멈을 기쁘게 하려는 열망에 사로잡힐 줄이야 꿈에나 알았겠습니까? 마귀할멈은 제 장단에 맞추며 제 코를 꿰었습니다. 제게 마귀할멈을 속여넘길 수도 있다는 착각을 심었던 것입니다. 글라브 레주도 멋지게 이겼는데 설마 마귀할멈을 못 속일까? 전 그렇게 자만하다 보기 좋게 마귀할멈의 함정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귀할멈은 남의 고통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며,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그들을 "보살피고" 괴롭히는 데서 성취감을 느낍니다. 마귀할멈의 마수에서 벗어난 저조차도, 언제라도 마귀할멈이나 "자매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아침마다 가슴을 졸이는 처지죠. 그들은 아무리 사소한 일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마귀할멈을 만나면 감언이설로 위기를 모면하라는 추천은 없던 말로 하겠습니다. 대신 실제로 마귀 할멈을 마주치면 이것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도망치세요. 마귀할멈이 쫓아오지 않기를 빌면서 눈썹이 휘날리게 달아나세요.

사냥꾼을 위한 마귀할멈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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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드워프 레인저인 아만딘 하트우드가 쓴 "사냥꾼을 위한 마귀할멈 안내서"에서 발췌한 내용입니 다. 발췌문에 누군가 몇 번이나 밑줄을 쳐놓았습니다.]


밤 마귀할멈에서 각종 마귀할멈까지, 아주 교만한 부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마귀할멈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이들은 죽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리낌 없이 물질계의 규칙을 왜곡하고, 더욱 강한 모습으로 다시 살아난다.


이 술수를 위해 마귀할멈들이 사용하는 재료는 다름 아닌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버섯이다. 포자를 만들어 내는 이 균류에 자신의 정수를 주입함으로써 끝도 없이 되살아날 수 있는 것이다. 이 버섯에게는 칼이나 활로 결정적인 피해를 줄 수 없다. 마귀할멈을 치유하는 뒤틀린 마법이 버섯 또한 지켜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칼과 활 대신 불을 가까이해야 한다. 버섯을 태워 재로 만들면, 칼로 마귀할멈의 심장에 진정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냥꾼이여, 조심하라. 마귀할멈은 죽어서도 위험한 존재다. 빠르게, 민첩하게, 그리고 반드시 죽인다는 자세로 상대해야 한다.

뱀파이어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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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크게 뜨고 뱀파이어를 경계하라.
싸늘한 미모를,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소름 끼치는 저주를 경계하라.
얼굴에 핏기가 없는 귀족을 각별히 경계하라. 뱀파이어는 체면상 죽어도 평민 행세는 못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밤의 야수를 피해야 하는가?
뱀파이어는 어두운 밤에 활보하므로 칠흑 같은 밤에는 외출을 삼가라.
정 나가야 하거든 달빛 아래로 다니며 신중을 기하라. 신의 축복이 깃든 상징물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라.

 

그러나 명심하라, 대비만 제대로 한다면 집도 요새와 같다.
밤중에 누가 문을 두드린다면 경계하라. 낯선 사람을 집으로 들이지 말라.
친구라면 얼굴을 자세히 살펴라. 창백하고 핼쑥한가? 목에 이상한 자국은 없는가? 옷에 혹시 수상한 자국이 있는가?
찾아온 자가 다급한 상황이 아니며, 믿을 만한 자가 아니라면 돌려보내라.


뱀파이어가 집에 침입했다면 달아나라. 사랑하는 가족 을 남겨두고라도 달아나라.
맞서 싸운들 구하기는 글렀으며,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가족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핏기 없는 미소를 머금고, 밤중에 바깥으로 불러낼 것이다.

흡혈귀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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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슘 버 콘들 저, 흡혈귀의 이중성에서 발췌한 내용입 니다.]


자, 생각해 보라고. 뱀파이어에게는 원초적으로 두 가지 본능이 있다고들 한다. 그치? 피를 빨고, 새끼 뱀파이어를 만드는 것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완전히 헛소리란 말이다. 원초적 본능 따위는 없다. 뱀파이어의 성격은 수많은 표면이 있는 다이아몬드만큼이나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다.


[불과 몇 문단 뒤에서 앞선 주장을 뒤엎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뱀파이어는 그 일차원적인 성격 덕분에 이상적인 포식자가 될 수 있다. 뱀파이어의 정신이란 전부 끝없는 굶주림으로 만든 실뭉치 위에 얇은 선홍색 실 모양의 잔인함을 감아 놓은 모양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불과 몇 문단 뒤에...]


하지만 그 누가 뱀파이어의 그 어둡고 낭만적인 복잡함, 그 열정적인 사랑, 그 거친 열정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랴!


10. 연금술

추출물 - 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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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일지에서 그대로 발췌해 출간한 하스킨 제실라핀의 연구 기록이 연금술을 일반에 보급하는 데 기여했음을 장황한 문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드래곤본으로 태어나 청소년기에 비늘이 벗겨졌으며, 그 비늘을 되찾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연금술 연구를 시작한 제실라핀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몇 장에 걸쳐 제실라핀이 자신의 연구를 미뤄두고, 평범한 자들을 돕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는 이야기가 장황하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제실라핀의 실제 연구 기록 쪽이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이제 결심했다. 이미 작성한 기록도, 앞으로 작성할 기록도, 연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개할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그들 중 하나이리라.


물약 제작은 매력적인 일이나, 우선은 연금술에서 가장 기본적인 법칙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삼의 법칙이다.

 

페이룬 어디에서든 다양한 재료를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재료를 연금술에 사용하려면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같은 재료 세 개를 합치면 추출물을 얻을 수 있다. 이것으로 약물, 독, 기름, 영약 등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다음을 명심하라. 같은 재료가 세 개 모이면 추출물이 된다.


운율을 갖추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해독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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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에 난 깊은 주름 때문에 책자가 열려, 제조법 하나가 드러납니다. 구석 여백에는 깔끔한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알려진 모든 물약에 대한 해독제."]


이것이다. 필자가 필자의 기록을 공개하기로 마음먹게 한 그 제조법이 바로 이것이다. 독자는 이 사연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으나, 후대를 위해 여기에 기록한다(제 조법으로 바로 건너 뛰어도 전혀 무방함).


어느날 엘프의 노래 주점에 앉아, 여느 때처럼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그 열기로 내 비늘 없는 손의 아픔을 달래고 있었다. 한 인간 아이가 병든 개처럼 비척대며 문으로 들어왔다. 다른 손님들은 아이를 도와줄 마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낯선 아이를 위해 해독제 값을 치뤄줄 이는 없었다.


그런데, 해독제의 재료는 주방에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 그곳에 있던 누구나 아이를 구할 수 있었지만, 그 방법을 아는 것은 필자뿐이었다. 죄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해독제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 쑥 소금
---- 불리워그 나팔부유액


제조 방법:
소금을 천천히 부유액에 뿌린다. 물약의 점도가 거의 씹을 수 있을 정도로 변할 때까지 계속 시계 방향으로 섞는다. 살짝 녹빛이 감돌 수도 있으나, 순전히 미학적인 효과이며 해독제의 효능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그리고 명심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치유 물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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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단한 제조법 덕분에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얻었다. 나의 피부에는 비늘이 없어서, 무엇에 스치기만 해도 찢어지고 아픔이 느껴진다. 이것으로 완치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한 방울 한 방울이 내 고통을 달래준다. 이 물약이 내게 그러했듯이, 독자 여러분을 괴롭히는 질환도 완화해 주기를 기원한다.


[누군가가 이 장의 빈 곳에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해서 써 놓았습니다. "왜 맨날 치료 물약이야????", "이 망할 촌동네." 가끔 이런 말도 보입니다. "내가 언젠가 이 똥개 같은 명장 새끼 죽이고 만다." 다행히, 제조법 자체를 읽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치유 물약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 로그의 끼닛거리 소금
---- 물억새 부유액


제조 방법:
소용돌이가 생길 때까지 부유액을 젓는다. 소금을 살짝 넣는다. 소금이 녹고 용액에 붉은색이 감돌 때까지 계속 젓는다.


그리고 다음을 명심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비전 수련의 영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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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곰팡이로 덮여 있고 동물 내장의 자국 같은 것이 묻어 있지만, 제조법 중 하나는 아직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껏 몰랐지만, 생면부지의 남을 돕는 일에는 나름의 기쁨이 있다. 필자는 직접 위브를 조작하는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지만, 니크로스가 병에 이 물약을 채우며 짓던 경외감에 찬 표정은 결코 잊을 수 없다. 그 표정을 떠올리면, 생각지도 못한 짜릿함이 내 몸을 채우며 날 달래준다.


비전 수련의 영약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 위브이끼 황산
---- 벨라도나 승화제


제조 방법:
소량의 승화제에 위브이끼 황산을 첨가하고, 두 추출물이 완전히 섞일 때까지 세심하게 섞는다. 비전력이 실체를 갖출 때까지 약한 불 위에서 섞거나 양지에 둔다.


[마지막 문단에는 세 개의 원이 그려져 있는데, 그중 하나는 피로 그렸습니다.]


언제나 기억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동물과의 대화 물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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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조법은 정말 우연히 발견한 것이지만, 새로 비늘을 자라나게 하는 치료법을 찾는 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돌파구가 되어주었다. 실수로 만든 이 포션을 섭취한 뒤 어느 날, 까치 하나가 아름다운 백금 비늘을 찾 았다고 자랑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비늘은 내가 본 어떤 물체보다 강력했다. 바하무트에게서 직접 유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그 힘을 추출할 수만 있다면, 언젠간 나도 분명히 비늘에 덮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비늘이 백금 비늘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한 제조법을 공개한다!


동물과의 대화 물약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 도토리송로버섯의 정수
---- 로그의 끼닛거리 소금


제조 방법:
정수가 빠져나가지 않게 조심하면서, 소금을 정수에 뿌린다. 병을 봉하고, 8번 동작으로 부드럽게 휘젓는다.


언제나처럼, 다음을 명심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빛의 플라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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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엘프의 노래 주점에 갔다. 니크로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 맞은편에 앉았다. 나는 예의 그 미소를 보기 위해 니크로스에게 이 제조법을 건네주었다. 니크로스의 얼굴이 밝아지고 눈이 반짝였지만, 내가 바라던 그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내 피부는 언제나 그렇듯 그저 아프게 따끔거릴 뿐이었다.


빛의 플라스크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야광고사리의 정수
래컬라이트 부유액


제조 방법:
야광 고사리를 체로 걸러 래컬라이트에 넣는다. 동으로 만든 바늘로 젓는다. 인내하고 계속 저으면(적지 않은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용액에 밝게 춤추는 빛이 나타나리라.


언제나 기억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이상한 일이지. 운율에 맞춰 이 짧은 안내문을 쓰는데, 입을 꽉 다물게 된다.
아프다.


[누군가 책에 짧은 메모를 적어 놓았습니다. "레노어에게. 이 제조법을 찾았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참 놀랍기도 하지. 어둠 속에서 작은 빛을 찾길 바랄게. 너라면 분명히 그럴 수 있을 거야. 너만큼 밝은 빛은 아니겠지만. - 이르"]

물약과 영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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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엘프의 노래 주점에서 친한 친구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부끄럽지만, 당시에는 아니었다. 바늘 돋친 듯, 성질이 솟구친 것이다. 처음으로, 내 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영약 제조법이 하나 떠올랐다. 보통은 약효는 사용자가 잠들 때까지 지속되므로, 아주 강력한 영약이어야 할 것이다. 물약은 효과가 그렇게 길지 않아, 용도가 보다 제한된다. 물약을 조합하면 동시에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영약의 경우 소화기관이 한 번에 하나밖에 소화 할 수 없다.


명심할 것: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세 가지의 같은 재료 가져다가 넣는다면 

무엇보다 효험 있는 추출물을 얻으리라


비늘이 없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언제는 안 그랬나 싶지만)
잠에서 깨면 하얀 시트가 내 몸 모양의 분홍색 자국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는 날도 있다.


[누군가 여백에 다음과 같은 주석을 적어 놓았습니다.]
영약 - 한 번에 한 가지만. 효과는 긴 휴식을 취할 때까지 지속
약물 - 동시에 여러 약물 효과 적용 가능. 하지만 지속 시간이 영약보다 짧음.

무기 도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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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신실한 미소를 만면에 띤 모험가 한 무리가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무기에 바르는 약을 구분하려고 하는데, 내 연금술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들은 거대 생물 사냥꾼이라고 했다. 이 악의 없는 머저리들이 불쌍해, 나는...


[이 장의 다음 부분은 복원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습니다. 고맙게도, 누군가 여백에 다음과 같은 주석을 적어 놓았습니다.]


독 - 대상을 중독시키고 종종 그 밖의 상태 효과를 부여 

독소 - 지속 피해 부여
기름 - 상태 효과를 부여하며, 독과 독소에 면역인 생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음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삼세번만 힘을 주어 뒤틀기만 해준다면 

까치마저 수월하게 송이송이 갈으리라

 

쓰고 나니 기분이 좋다. 내가 지금까지 쓴 끔찍한 운율은 꼴도 보기 싫어졌다. 이미 쓴 것을 따로 고치지는 않
을 것이지만, 이제부터는 좀 더 재미있게 써보려고 한다.

중급 치유 물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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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친구에게 윽박지른 일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친구에게 뜨거운 초콜릿을 한 잔 대접하고는 강력한 치유 물약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려 했다. 친구는 제조법을 보고, 뜨거운 초콜릿을 본 다음,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나가버렸다. 까칠한 새끼.


중급 치유 물약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 봉선화 재
---- 골짜기 수정 소금 또는 옹이진 나무껍질 등. 사실 아무거나 상관없음

 

제조 방법: 그냥 큰 그릇에 놓고 섞어. 대충해도 누가 신경도 안 쓸 테니...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삼의 법칙 하나만을 기억하면 될 일이니 

석삼일을 고통 없이 무탈하게 지낸다면
대책 없는 내 두뇌도 고쳐줄 줄 누가 아나


백금 비늘 연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헛된 일에 시간을 버리지 말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무엇이라도! 이 고통을 없애야 한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나무껍질 피부 제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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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찮은 일에서 한 줄기 희망을 발견했다. 백금 비늘 연구 중에 잠시 시간을 내어 한 노움을 도우러 갔었다. 노움은 자기 기니피그가 장미 덤불에 갇히는 일이 있었다며, 기니피그의 피부를 단단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노움을 도와주었고, 노움은 비늘 없이 맨살이 드러난 내 손에 입을 맞춘 후 기분이 좋아진 얼굴로 물러갔다.


나무껍질 피부 영약 1병 제조법


필요한 추출물:
옹이투성이 나무껍질 소금
진흙 메피트 날개 또는 래컬라이트 부유액


제조 방법:
혼합 후 흔든다.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다.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기니피그 한 마리를 곤경에서 구제하라 

가시 박힌 가지에서 조심스레 빼낸 다음

빠져나온 녀석에게 차 한잔을 대접하라


나무껍질 피부 물약의 성공을 계기로, 나는 내 아픈 몸을 단단하고 반짝이는 백금 비늘로 덮을 수 있도록 실험 연구를 진행했다. 왼손으로 글을 쓰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노움이 입을 맞춘 오른손이 발톱으로 찌른 듯 고통스럽다. 원래는 치가 떨릴 고통이겠지만, 실로 오랜만에 견딜 만했다! 그렇다! 희망이 돌아온 것이다!!!


[이 판본에는 짧은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기니피그를 구했다!"]

뱀 맹독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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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거 하나 알려줄까아

독 송곳니 부유액을 롤스 밀랍 황산이랑 섞는다(사실 아무 황산이나 상관없지!) 그러면 독이 떨어진다 똑 똑 똑


연금술에 정진하다 의구심이 싹트거든 

쾌락에 찬 황홀경이 사무치게 그리우면 

비명 소리 지르느라 목구멍이 갈라지면 

내가 꾸는 꿈에서는 독극물이 뚝뚝뚝뚝


다 틀렸어 백금 비늘 계획도 전부 다 틀렸어 아파 너무 아파

드로우 독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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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의 대가인 하스킨 제실라핀의 기록입니다. 첫 항목은 드로우 독약 제조법입니다.]


다발버섯 정수를 아무 소금과 혼합하면 여신 롤스의 성정만큼이나 무시무시한 드로우 독약을 얻으리라.


당시 나는 독약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을 찡그리곤 했다. 독약을 쓰는 것이 비겁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쓰레기가 자신을 떠난 전 애인을 독살하기 위해 사용한 책의 저자인 비늘 없는 드래곤본으로 이름을 남기지는 말자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옛친구 니크로스는 그러한 독약이 있으면 모험가들이 모험길에서 만나는 위험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현실은 개나 주라는 식의 천박한 낙관주의자 같으니. 모험가는 검의 해안 지역 인구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 외 대부분은 그저 살아가려 애쓰는 서민들이다. 그리고 지금 같은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전 애인, 특상품 염소를 훔친 놈, 또는 등 뒤에서 나를 미친년이라며 놀린 여편네에게 독을 먹여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 대답은 이것이다. 마음대로 해라.
내 제조법을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쓰시라.

사령 저항의 영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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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상태가 좋다. 예상 밖이다. 내 증상을 설명하면 이렇다. 열흘 동안, 때때로 내 비늘 없는 피부가 잠잠해 진다. 그러면 하루 정도는 통증이 참을 만하다. 심한 종양의 양상과 비슷할 듯하다. 어느 날에는 마치 다시 건강해진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어쨌든, 엘프의 노래 주점에 들러 단 것과 더 달콤한 핫 초콜릿(말이 되나? 되는 것 같은데?)을 시켰다. 주점 사람들과는 이름을 부르는 사이이다. 주점에서 나더러 어떻게 살고 있냐 물었다. 나는 간단하게만 대답하고 말을 아꼈다. 그때 인간이... 내가 얼마 전 암시야 영약을 줬던 그 인간이 나타났다. 사지 멀쩡하게 살아 있었고, 얼굴에는 내가 기억하던 그 머저리 같은 미소 대신 훨씬 적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인간에게 인사를 건네고는 합석을 권했다. 이름은 데이므릭이었는데, 아주 죽다 살았다고 했다. 처음 한 시간 동안은 점잖게 이야기하다가, 다음 두 시간은 매우 즐거운 표정이었다. 인간이 그 다음 날 사령술을 쓰는 끔찍한 적을 상대할 것이라고 털어놓자, 나는 이 정감 가는 자의 몸이 잔혹한 사령 마법으로부터 받는 피해를 덜 수 있도록, 사령 저항의 영약 제조법을 적어주었다.

 

사령 마법 저항 영약을 만들려면, 검은 협죽도 황산을 아무 승화제와 혼합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날이다. 또 찾아올 좋은 날을 위해 건배.

위저드의 액운 기름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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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날! 좋은 날들은 엮인 진주 목걸이처럼 찾아온다.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아직 통증은 심하지만 (비늘 없는 드래곤본은, 이 몸을 보기만 해도 다들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상처와 고통에 대단히 친숙하다). 어쨌든, 맑고 좋은 날이 또 찾아왔다. 엘프의 노래주점 바깥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데, 새로 사귄 친구 데이므릭이 아는 척을 했다. 데이므릭은 인간인데, 원래는 순진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제는 약간의 총명함이 생겼다. 내 옛 친구(그리고 아마도 다시는 보지 못할 친구) 니크로스처럼 꽤 괜찮은 모험가다. 데이므릭이 최근 모험 일과 용병 일을 하면서 만나는 주문 시전자들을 상대하는 데 쓸 만한 약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이렇게 간략하게 제조법을 써주었다.


그레미쉬카 꼬리의 정수를 아무 부유액과 혼합하면 위저드의 액운 기름을 만들 수 있다. 성가신 주문 시전자들을 상대하는 데 아주 효과가 좋다.


데이므릭이 내 등을 찰싹 쳤는데, 내가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을 내자 땀을 뻘뻘 흘리며 사과했다. 사실 나는 괜찮았다. 우정과 햇빛 덕분에 약간은 몸이 풀렸으니까. 정말로 좋은 날이었다!

상급 치유 물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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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하던 날들은 이제 끝이다. 사지와 손가락이 떨려 글을 쓰기 어렵다. 표현할 수도 없는 고통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심하다. 의사에게 갔더니,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웃었다. 환자를 보고 웃는 의사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탁 트인 그 병원 천막에서 그 소리를 들으니, 전쟁의 참상에 정신이 나간 군의관이 뼈톱을 휘두르며 낼 법한 소리 같았다. 내 증상, 그러니까 내 드래곤본 비늘이 자라나다가 껍질로 굳어지기 전에 고통스럽게 벗겨지는 이 증상은 매우 희귀하다. 게다가 엄청나게 우습기도 한 모양이다. 최근 친구를 사귀면서 무뎌졌던 고통이 확실히 다시 돌아왔다. 다음과 같은 탕약을 만들어 봐야겠다. 아니면 잠들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다가, 고통의 푸가를 느끼며 열에 들떠 피해망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향 크리퍼의 소금을 아무 부유액에나 첨가하면 상급 치유 물약을 만들 수 있다. 아주 강력한 치료 효과가 있다. 그리고 내 마지막 희망이다!


다 틀렸어 안 통해 아파 너무 아파

크롤러 점액 독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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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친구, 니크로스가 찾아왔다. 필자가 핫 초콜릿을 만드는 동안(니크로스는 언제나 바닐라 액을 넣어 먹는다. 핫 초콜릿을 망치는 짓이기는 하지만, 니크로스가 더 달라고 했을 때 필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니크로스는 필자가 적은 기록을 살펴보았다. 필자가 독극물에 관해 적은 내용을 보고 마음이 언짢았는지(필자의 다른 글, "드로우 물약" 참조), 니크로스는 필자에게 좀 더 긍정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필자는 필자가 느끼는 바가 매우 신빙성이 있고 관련성이 높으므로 그리하기 어렵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핫 초콜릿이 식어가고 바닐라가 굳는 것도 모른 채 오랫동안 토론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니크로스는 마침내 자신이 사실 독약을 얻으러 왔음을 고백했다. 괴물에게 쓸 것인가? 하고 묻자, 니크로스는 금방 기분이 상한 눈치였다. 그 입꼬리가 불행한 듯 아래로 쳐졌다. 니크로스는 아니라며 금방 인정했다. 자기 동료 중에 상종 못할 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고, 니크로스는 무언가 중얼거리며 기분 상한 듯 어깨를 늘어뜨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집을 나섰다.

 

캐리언 크롤러 촉수 소금을 황산에 넣는다. 그리하면 금세 아주 치명적인 독약이 완성된다. 특히 옛 직장 동료를 죽이는 데 효과가 좋다.

독심술 물약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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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에 정신을 차렸다. 비늘 없는 맨살에서 뼛속까지 전해지는 통증 때문에 전혀 잠을 잘 수 없었다. 효과도 없는 치료를 받으면서 5일 밤을 맨정신으로 지내다 보니, 머리가 아주... 이 정도로 깊은 감각은 "피해망상"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내가 칼이 되어 칼집에 들어가는 듯, 온몸을 뒤덮는 감각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오랜 친구인 니크로스가 날 죽이려 한다고 확신했다. 내 증상이 너무 심해 니크로스가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나를 죽이려 하는 것 같았다. 나를 독살해 내 고통을 끝내주려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걸 끝내자는 생각 말이다. 이 탕약을 이용해 친구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물약을 만들었다.

물억새 부유액을 승화제에 섞음으로써, 독심술 물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끔찍한 것은... 친구의 머릿속에 살해 충동이라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오직 동정만이 있었다.

와이번 독 제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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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고 비늘 없는 드래곤본, 하스킨 제실라핀이 쓴 연금술 제조법 책으로서, 지저분하고 기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날아가는 듯한 필체로 적혀 있습니다. 이 판본에는 이 연금술의 대가를 기리는 의미에서 구두점을 삽입했습니다. 편집자들은 당시 저자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다면서, 저자를 대신해 독자의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니크로스가 우리 집 주방에 앉아 있다. 니크로스. 내 오랜 친구, 과감한 친구, 용감하고 못된 그래 아주 못된 친구지. 나를 지워버리고 싶을 거야, 알고 있어. 크롤러 점액이나 드로우 독약을 내 핫 초콜릿 잔에 넣어 없애버리고 싶겠지, 나에게 최후의 약을 주고 싶겠지. 마음속에 동정심만 있지 않았냐고? 아, 자기를 동정한 거였어. 그런 거였어. 내가 먼저 없앨 거야. 그놈 마음에서 동정을, 후회를, 웃음을 없앨 거야, 뇌를 움직이는 전류도 없애고, 체액이 끓게 하고, 시냅스도 전부, 전부 니크로스에게서 전부 삭제할 거야 이걸 조금만 넣으면 된다 된다 된다아 아아 아아아아
와이번 독침의 재를 소금에 넣으면 치명적이고 치명적이며 아주 맛있게 치명적인 와이번 독이 된다.


세상은 붉은 수포 내 눈 뒤에서 부어오른다 내 살갗에 불이 붙어 벌레가 나를 무는 것 같아 가려워 가려워


니크로스... 아, 내 친구 니크로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11. 음식

미각의 전환 - 한겨울제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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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마다 관련된 일화를 곁들인 요리책입니다.]


이번에는 드워프 전통식인 아글러흐 스튜를 응용한 요리입니다. 드워프어를 몰라서 아글러흐가 무슨 뜻인지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괜히 겁먹을 필요가 없어요. 맛술의 술기운만 제대로 날려 보내세요. 드라이더 독은 굳이 안 넣어도 됩니다. 비위가 약한 분들이라면 신맛이 나는 다른 재료를 써도 무방하니까요.


이번 조리법은 경비병 시절에 야간 당직을 서다 터득한 겁니다. 저녁밥에 독을 타다 덜미를 잡힌 드로우 도둑 덕분이었지요.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스튜를 벌컥벌컥 들이키던 순간의 얼굴이 어찌나 가관이던지, 그냥 입맛이 싹 돌더군요!

집에서 즐기는 정찬: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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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 주간


다음 조리법은 만드는 데 하루 이상이 걸리니 시종에게 소스를 전날 미리 끓여 두게 하고, 섭취하는 당일 한 번 더 푹 끓여 구수한 향과 부드럽고 편안한 맛이 잘 어우러지도록 한다.


재료:
-올리브기름 2스푼
- 돼지갈비 또는 돼지 목뼈 1인분
- 다진 마늘 5쪽
- 잘게 썬 큰 양파 1개
- 얇게 썬 버섯 한 바구니 

- 다진 소고기 1.5인분 

- 고급 으깬 토마토 1컵 

- 토마토 통조림 4개
- 설탕 작은 1스푼
- 말린 월계수 잎 2장
- 말린 오레가노 크게 1꼬집

- 소금, 후추 취향껏
- 고춧가루 취향껏
- 신선한 바질 가지 2개
- 신선한 파슬리 가지 2개


조리법:
센 불을 올려놓고, 그동안 돼지고기의 핏기를 닦은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다음 기름을 바른다. 그 다음 달아오른 팬에 고기를 올려 황금빛으로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운 뒤 팬에서 꺼내 식혀 둔다.


크고 무거운 냄비에 남은 올리브기름을 넣고 데운다. 다진 양파와 버섯을 중간 불로 볶은 뒤 양념한다. 이때 타지 않게 조심하며 볶는다. 다진 소고기를 넣고 색이 변할 때까지 잘 저어준다. 소금과 후추, 오레가노로 양념한다. 다진 마늘을 넣고 잠깐 조리한 뒤 바로 토마토와 소금, 설탕, 고춧가루를 넣고 돼지고기를 뼈째로 넣는다. 월계수 잎과 바질, 파슬리를 넣은 뒤 약불로 줄인 뒤 계속 끓여준다. 낮이 지나갈 때까지, 대략 세 시간 정도 끓이면 충분하다. 돼지고기를 꺼내 식힌 뒤 뼈와 지방 및 연골을 제거하고, 고기를 잘게 썰어 소스에 다시 넣고 끓인다. 이때 맛을 보고 취향껏 양념을 더한다.


만족할 맛이 우러나면 완전히 식힌 뒤 차가운 곳에서 하룻밤 숙성한다.


다음날 취향껏 상을 차린다. 필자는 파스타와 삶은 달걀, 그리고 단단하고 짠맛이 강한 치즈를 듬뿍 넣고 바삭바삭한 야채 샐러드와 함께 내는 것을 선호한다.

목시의 칵테일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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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다소 조악하기는 하지만, 혼합주 제조의 세계를 전반적으로 다룬 책입니다. 특히 진과 위스키 기반 혼합주의 미덕을 대단히 칭송하고 있으며, 그에 반해 보드카, 베르무트, 럼으로 만든 혼합주는 가차없이 깎 아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혼합주 전문가들에게 (숙련자, 초보 할 것 없이) 남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혼합주 전문가라고 소개하지는 말라고 충고합니다. 술집 종업원이나 칵테일 전문가라고 소개하라는 것입니다. 혼합주 전문가라고 하면 멍청이 같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검의 해안의 포도주에 대한 간략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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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해안 지역의 포도주에 관한 전문 안내서입니다. 특히 버더스칸 다크와 아라벨란 드라이 포도주의 장점, 루비색 엘버퀴스트의 휘감는 과일향, 매력적인 비스타니 상인들로부터 얻은 레드 드래곤 크러쉬 특유의 목을 때리는 듯한 바디감, 레드 위저드의 가운만큼이나 풍부한 테이산 숙성 포도주의 색조, 그리고 시어루니안 글로우파이어의 창백한 맛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격정적인 어투로 자르와 대거포드 클래리 등 가당 포도주의 조악함에 관한 열변을 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들 포도주가 마실만 하다는 건 "버그베어 오줌"이 마실만 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12. 고타쉬

대공의 지도력

대공의 지도력: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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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감시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감시 활동을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불순분자들이 발더스 게이트와 시민들을 내부에서 위협하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공의 지도력: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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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보호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도시와 시민 보호를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발더스 게이트와 시민을 지키는 거죠.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공의 지도력: 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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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규율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규율 바로 세우기를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이로써 발더스 게이트의 거리와 각 가정에서 질서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을 수 없습니다.

대공의 지도력: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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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 검증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시민권 검증 활동을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실제로 자격을 갖춘 이들만 발더스 게이트 시민권의 혜택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공의 지도력: 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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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예법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예법 준수를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행정 및 법 집행을 맡은 이들이 언제나 그 직책과 직무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대공의 지도력: 공공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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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의 지도력: 공공사업

고타쉬가 대공 추대 운동 때 뿌린 전단지입니다.


대공으로서, 고타쉬 경은 공공사업을 우선 추진할 것입니다. 발더스 게이트의 거리, 하수도, 부두, 그리고 무엇보다 그 성벽과 성문을 제대로 정비할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의 수호자, 고타쉬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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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에서는 고타쉬를 발더스 게이트의 구원자, 헌신적인 수호자, 두려움에 떨고 핍박받는 자들의 친구로 부르고 있습니다.]

무기상 고타쉬의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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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손가락 -


이 아래에 벼락출세한 밀수꾼 엔버 고타쉬가 치온타 계곡의 불법 무기 거래 시장을 잠식한 과정에 관한 보고서를 수록한다. 사실, "잠식"이란 매우 순화된 표현으로, "병합"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기존에 암시장을 주도했던 방패 기사단과 (도시 바깥의) 젠타림의 지분은 고타쉬 쪽으로 거의 넘어간 상황이다.
불법 무기 거래가 길드 사업에서 주된 부분은 아니었으나, 고타쉬가 보인 야심으로 판단컨대 여기에서 멈출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고타쉬를 지켜보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유심히.


-회계 담당자 우크타


13. 오린

구겨진 피투성이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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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쉬의 금속 인형은 네 음악에 맞추어 춤추지 않을 것이다. 오직 고타쉬의 음악에만 반응하지. 그 철의 인형에 대적하는 것은 굴복을 자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 놈의 줄만 끊으려는 거냐? 한 번의 칼질로 전부 끊을 수 있는데?


주조소의 검은 심장을 찾아 떼어내라. 그럼 그 알량한 귀족나리께서 더는 꼭두각시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겠지.
오린

끈적이는 빨간 얼룩이 있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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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분에 폭군의 철 왕좌는 바다 아래 부서진 채 가라앉았다. 그 안에 갇혀 있던 자들은 이제 거품에 섞인 피에 지나지 않지. 어부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자기 식탁에 육즙이 풍부한 노움 고기 조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혼돈의 씨앗을 잘 심어주었어. 도금한 수호병들이 자갈 바닥에 부서지니 양 떼처럼 울부짖는 꼴이라니. 고타쉬의 폭정의 신전이 자기들 시체 위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 떠는 것이다.


바로 지금이다. 그 영혼 없는 인형들이 없는 지금, 고타쉬는 약하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 죽여죽여죽여


[이 장의 나머지 부분에는 똑같은 명령을 반복해서 휘갈겨 써 놓았습니다. 글자는 뒤로 갈수록 알아보기 힘듭니다. 맨 밑에는 피로 쓴 서명이 있습니다. - "오린"]

고타쉬를 죽였다니, 정말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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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다. 발더스 게이트가 고타쉬의 담즙에 목이 막혀 캑캑대고 있군. 그리고 아직 네 애완동물에겐 그 광경을 목격할 눈이 있지.


자... 뼈를 죽이고 폭군의 살갗을 벗기는 자여, 살육의 신에게 올바로 영광을 돌릴 수 있도록 이 도전에 응해라. 이 피 흘리는 도시의 썩어버린 자갈길 아래, 깊은 곳에 있는 바알 신전에서 나와 맞서는 거다.


그 불경한 성소에서, 살육의 신께서 우리가 피의 결투를 벌이는 모 습을 지켜보시고는 승자에게는 관을 씌우실 것이다.
그때까지 네 수하는 무사할 것이다. 행실만 똑바로 한다면 말이야.


적색의 오린


14. 엘민스터/볼로

캔들킵 서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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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킵에서 보낸 편지 가운데 중요한 것만 추린 서신 집입니다. 대부분 천체의 이동에 관한 딱딱한 보고서거나 비전 의식에 관한 모호한 내용이지만, 그런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편지가 있습니다.]


현자 엘민스터 님께


지난 한 해 동안 엘민스터 님께서 보내신 편지를 고라이온 님께 여러 차례 전해 드렸으니, 이번 비보 역시 제가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슬프게도 고라이온 스승님께서 임종하셨습니다.


엘민스터 님께서 마지막으로 보내신 편지를 받은 직후 고라이온 님은 양자와 함께 캔들킵을 떠나셨습니다. 한 밤중에 출발하셨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레고스트로 가는 길에서 습격당하셨지요. 성문 수비대 말로는 습격한 일당의 일부를 길동무로 데려가셨다고 하니, 이 소식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셨으면 합니다.


고라이온 님과 동행했던 양자는 행방이 묘연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엘민스터 님께서 도서관에 보내신 편지는 잘 받았으며, 요청하신 자료 가운데 상당수를 찾았습니다. 잘 보관하여 편지와 함께 동봉했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캔들킵 사서 트리스탄 P. 셰일 올림


추신. 실례되지 않는다면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슨 연유로 그렇게 열심히 바알 스폰에 관한 정보를
찾으시는 겁니까?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요?

바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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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엘민스터가 쓴 "바람의 노래"입니다. 이 판본에는 주석이 전혀 달려있지 않으며, 매우 오래되어 초판일 가능성이 있지만, 아주 그럴싸한 복제품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엘민스터는 미스 드라노어에 있는 바람의 노래 탑의 마법 학교를 회상합니다. 그중 한 회고록은 다음과 같은 여는 말로 시작됩니다.]


겨울 무도회가 열리면 강사들은 퍼걸러에 모이곤 했다. 누군가가 바람의 노래의 거대한 참나무 가지에서 한 조각을 떼어오면, 모두가 각자 자세를 취하고, 나뭇가지를 가져온 이는 변환 주문으로 그 조각에 그들의 모습을 새겨넣었다. 이 작은 의식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입가에 간질간질한 웃음이 터져 나오려 한다. 강사들은 항상 심각하게 이야기하며 서로의 몸짓을 유심히 신경을 쓴다. 이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경쟁자이다.


이러한 경쟁의 소용돌이에 몸을 던지지 않는 강사는 없다. 아주 치열한 이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시선에서 그 영역과 지위 밖의 세상은 그들의 시선 속 학생들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환상적인 두뇌라는 따듯한 점토 속에서 받아들여지고 다시 빚어져야 할 존재. 바로 그 참나무 조각처럼 형상을 비춰 조각해야 할 대상이다.


나는 잘 안다.
그 형상을 기록한 것이 바로 나이니까.

드란난의 헛소리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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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민스터가 쓴 드란난의 헛소리 전설입니다. 빳빳하게 잘 관리되어 상태가 좋습니다. 아무 쪽이나 펼쳐보면 다양한 학자들이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기록 속에서 엘민스터의 문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나는 어제 일식 논리 마법 이론에 관한 엘프 현자의 강의에 참석했다. 그녀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으로 보아, 그녀는 강단에서 야심찬 학생들의 탐욕스러운 눈빛을 처음 마주한 것 같았다. 그녀는 일식 논리 이론을 통해 독특한 성격에는 고유한 마법이 깃든다고 주장하였다.


일식을 한번 떠올려 보자.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하나의 우주적 현상이 다른 우주적 현상을 가리며 빛을 다양한 수준으로 감소시켜 새롭고 흥미로운 그림자를 자아낸다. 만남으로 인한 변화인 것이다. 이 엘프 현자에게 성격이란 그런 것이다. 어떠한 관점에선 그녀의 말은 완벽하게 옳다. 하지만 그녀는 별을 바라보느라 은하를 보지 못했다.


잠시 한발 물러서면, 우리는 특정한 상징적 인물들이 마법을 사용하여 큰 위업을 달성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성격이라 판단하는 자질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한편, 우리가 판단하는 그들의 기량은 완벽하게 일치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비교할 수 있는 수준 안에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감정에는 힘과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힘의 범위와 무게, 분류적 상징은 달의 뒷면처럼 우리의 시선을 피해 간다.

달빛을 받으며 하프를: 삶에 대한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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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민스터 아우마르, 그림자골의 현자가 쓴 달빛을 받으며 하프를: 삶에 대한 접근법입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관찰과 그의 개인적인 성찰을 가득 담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왜 악을 하나의 관점인 것처럼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 천박하고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선과 악은 마치 중력처럼 우리 세상에 존재한다. 그것에 대한 해석은 문화의 왜곡된 입김에 따라 다양하지만, 사실은 상당히 일관적이다.


비행을 시전했다고 해서 중력이 사라진 게 아니듯 말이다.


클레릭에게 힘을 내리는 신조차도 단지 선한 연기를 내뿜는 굴뚝과도 같다. 나는 종종 우리가 이러한 것들이 이토록 전능하지 않은 곳에서 살길 바라기도 한다. 아무리 오래 공부해도 연기는 잡을 수 없다. 나는 선함을 이해하고, 이 세상에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것이 점점 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가 하는 것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비록 선과 악이라는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라 해도, 그 줄을 한두 번쯤은 튕길 수 있지 않겠는가.

엘민스터, 체리쉬 홀도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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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부분의 학자들처럼 엘민스터와 그의 전설을 광기에 가까운 선망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엘민스터의 위대함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6장의 일부입니다.]


나는 검의 해안의 한 길거리 주점에서 종업원 일을 하는 소녀와 대화를 나누며, 내가 엘민스터에 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엘민스터가 누군데요?"


"음, 엘민스터는 비전 마법계에서 존경받는 마법사야. 만슌이나 젠타림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악당들을 물리치고, 여신과 잠자리를 하고, 수백 명의 마법사가 자신을 발견하고 실력을 닦아, 더 큰 꿈을 품도록 영감을 주는 인물이지."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나는 물었다. "정말로 엘민스터란 이름을 들어본 적 없어?"


그러자 그녀는 답했다. "손님. 여기 술 마시러 오는 분들 빼고, 제가 이 세상에 아는 이들은 고작 여덟 명뿐이에요. 그리고 제 강아지 빈키까지 아홉. 정말 멋진 이야기지만, 그 엘민스터란 자가 버터값을 내려준 건 아니잖아요?"

볼로의 완벽 안내서: 님프의 행동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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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드레한 필체로 작성된 책입니다. 편집자가 빨간잉 크로 대부분의 문장을 죽죽 그어 놨습니다. 표지 안쪽 에 서로 다른 필체로 두 사람이 주고받은 글귀가 있습니다.]


V -


아니될 말씀입니다.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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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엘민스터 님께
엘민스터 님의 상상에는 한계가 있으실지 모르나, 님프는 한계를 모르는 생물입니다. 제 신작을 고대하는 독자들의 심정은 과연 어떻겠습니까? 이번 단행본 출판은 일단 보류하겠습니다만, 그 까닭은 어디까지나 폭넓은 조사를 통해 제 작품의 내용을 보강하기 위함입니다.


오랜 친구,
볼로뎀프 게담 올림
작가이고
연구원이자
이야기꾼이며
이하 줄임.

고블린 탐방기: 정복자 부락과 함께한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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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예정인 볼로의 고블린 안내서 "정복자 부락과 함께한 나날"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고블린은 겁이 많아 상대가 만만찮으면 달아나기 일쑤에 우두머리가 죽으면 혼비백산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설입니다만, 결코 정설은 아닙니다! 제가 최근 알게 된 고블린들의 경우, (거칠기는 해도 괜찮은 친구들이며) 절대자를 향한 신앙심에서 비롯된 투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강력한 마법을 쓰는 부야그부터 천하고 비루한 천더기까지 절대자라는 새로운 신을 위해 싸우다 죽을 각오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템퍼스나 헬름의 용감한 신도들 저리 가라였습니다. 이들의 사기를 이토록 고취시키는 새로운 신이 어디서 유래했으며 어떤 권역을 다스리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점점 그 진실에 다가가는 중입니다. 다만 이것만큼은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비록 고블린일지라도 절대자라는 신을 따르는 사제와 열성 신도들은 저보다도 강력한 마법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엘민스터 님께 (볼로가 갇혀있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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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엘민스터 님께!


제가 지금 요란뻑적지근한 고블린 주인들의 귀빈이 되어 발이 묶인 처지인지라 짧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위험과 역경이야말로 훌륭한 글감이니, 발바닥에 흙을 묻히지 않는 삶보다 지금처럼 발이 묶이는 편이 백번 낫지요. 그러니 오히려 호재인 셈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엘민스터님의 겸손한 친구이자 서기인 저보다 꾀가 많고 입담이 좋은 사람도 없습니다. 자칫하면 온 부족을 적으로 돌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블린 영웅담을 들려줬더니, 저를 덜컥 부족의 역사가이자 바드로 임명하고는 아예 눌러 앉혀 버렸지 뭡니까. 이참에 고블린 부족에서 지내며 풍습과 관습을 직접 관찰할까 합니 다. 물론 여기서 체험한 내용은 제 다음 역작인 "정복자 부락과 함께한 나날"에 수록될 예정이며, 조만간 여러 서점에서 절찬 판매되 겠지요. 흥미진진한 발췌문을 편지에 첨부했으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이 소식을 널리 퍼뜨려주십사 합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익한 안내서가 출간된다는 소식에 검의 해안은 물론 페이룬 전역의 모험가와 호사가까지 기대에 부풀 테지요!


이쯤에서 줄여야겠군요. 제가 작곡한 노래를 듣고 싶다는 청이 들어왔지 뭡니까. 더욱이 노래를 부탁한 아가씨(네, 제대로 읽으셨습니다!)는 성마른데다 단단히 무장해서 차마 부탁을 뿌리치기 어렵답 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니 낯부끄럽지만, 그 아가씨는 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저를 촉새라 부르며 통 곁을 떠날 줄 모르지 뭡니까! 어쩌면 제 책에 고블린 혼례에 관한 내용도 들어갈지 모르겠습니다. 지식을 탐구하는 것이 제 업인데 망설일 수는 없잖습니까.


다시 만나 뵐 그날까지, 제가 열심히 집필 중이라는 걸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 주십시오. 곧 선보일 걸작에 관한 소식이 워터딥에서 벨뤼어까지 여관 주인과 용병들의 입에 오르내리도록 해 주시기를!


볼로 올림

볼로의 안내서: 영혼과 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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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집필 중인 초고라 무슨 내용인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 유령
- 밴시
-폴터가이스트
-오싹? (???)


얼음 1잔
감자 증류주 1/2잔
감귤즙 3찻숟갈
박하로 장식

볼로뎀프 게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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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 선생님. 전 수년 동안 당신의 작품을 읽은 열렬한 지지자입니다. 선생님의 바알 스폰과 슬레이어 형태에 관한 이론을 특히 좋아한답니다. 사실, 제가 최근에 선생님께서 관심을 가지실 만한 정보를 몇 가지 알게 됐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부두에서 만나 학자 간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정보일 겁니다.


15.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티어수 암호의 세심한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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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스양키가 만든 원판으로서, 고대 기스 방언을 해독하기 위한 복잡한 암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쓸만한 발견입니다. 고대 기스 문헌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말이죠.]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1부: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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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하늘의 여왕이신 어머니 기스를 찬양하라!


"그리하여 게이크의 속박에서 벗어난 우리는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었다. 하늘은 산산이 부서졌고 하나의 위대한 제국은 둘로 나뉘었다. 기스는 지옥까지 찾아가 자신의 백성, 자신의 대의를 위한 도움을 얻어내었다.


블라키스는 어머니 기스께서 자신을 우리 여왕으로 선포하셨다고 한다. 허나 거짓이다! 블라키스는 오늘날 우리 키스라크가 타고 다니는 드래곤에 대한 대가로 티아마트께 대모신을 팔아넘겼다.

 

하지만 기스는 아들을 키워냈다.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진정한 후계자! 오르페우스는 블라키스가 배신했음을, 어머니가 희생당했음을 알고 있었다. 오르페우스는 기스의 근위대를 소집하여 스스로 왕위를 계승하겠노라 선언했다. 그렇게 혜성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2부: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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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 원판에는 기스양키 룬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래에는 공용어 번역이 그려져 있습니다.]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는 근위대를 이끌고 전투에 나섰다. 레드 드래곤이 정당한 분노를 부르짖으니, 천상이 갈라졌다.
영광스러운 왕자는 목소리를 듣는 모든 이에게 외쳤다. "하나 된 하늘의 여왕, 나의 어머니 기스를 찬양하라! 그분은 변절자 블라키스의 손으로 지옥에 갇히셨으니!"

 

그러나 진정한 후계자인 혜성의 왕자, 그는 블라키스의 기사들과 포악한 용을 무찌르지 못했다. 제스틸 키스라크, 막강한 보스는 영계의 하늘을 밝게 태웠다. 잿더미가 가라앉았을 때, 경애하는 오르페우스는 온데간데 없었다.

혜성의 왕자 오르페우스, 3부: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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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따르면 제스틸 키스라크, 보스 사령관이 은검으로 오르페우스 왕자를 찔렀다고 한다. 그의 살점은 찢겨 거대한 레드 드래곤 에펠로몬에게 먹이로 주어졌다.


블라키스를 따르는 자들은 이 이야기를 외친다. 그러나 그 외침 아래에서, 우리는 진실과 예언을 담은 속삭임을 듣는다.

 

혜성의 왕자는 죽지 않았다.
혜성의 왕자는 다시 나타날 것이다.
혜성의 왕자는 우리를 블라키스의 폭정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하나 된 하늘의 여왕이신 어머니 기스를 찬양하라! 그 진정한 후계자, 혜성의 왕자, 당신의 아들 오르페우스에게 찬양을!


16. 기타 

검의 해안에 부치는 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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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해안 주민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무엇이 보입니까? 신을 우러러보는 인간, 엘프, 드워프가 보입니까, 아니면 지옥불에 타락한 신의 피조물이 보입니까?


티플링은 지옥의 혈통을 만면에 드러내고도, 마치 본인들은 지하 세계의 군주들과 무관하다는 듯 버젓이 우리 곁에서 살아갑니다. 지옥의 마수가 우리 도시와 일터는 물론 가족에까지 마수를 뻗친 것입니다!
본인들은 "선한 척" 행동할지 몰라도, 송곳니에서 피를 뚝뚝 흘리면서 풀만 먹는다고 둘러대는 호랑이의 말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어떤 천성을 타고났는지는 누가 보더라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티플링만이 우리 세상을 넘보는 게 아닙니다. 드로우며, 드웨가며, 그밖에 온갖 언더다크 출신들이 차별하지 말라며 아우성이죠. 그런데 우리 농가를 약탈하고 아이들을 훔치는 종족과 한패인 작자들을 대체 왜 환영해야 합니까?


이들을 내쫓자는 말은 아닙니다. 어둠의 자식들을 언더다크로 돌려 보내고 티플링을 몽땅 지옥으로 추방하자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부디 이들을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눈에 보일 때나 아닐 때나,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마십시오.

페이룬의 선하고 의로운 민중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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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식의 군주 오그마 신전에서 발행한 회보로, 발더스 게이트의 펼친 두루마리 신전의 최고 학술가 브레벡 페이노어의 인장이 찍 혀 있습니다.]


페이룬의 선하고 의로운 민중에 고함


먼저 제본공 군주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날 2차 대분단으로 명명된 온 세상을 뒤흔든 대사건으로 말미암아 크나큰 혼란과 격변이 있었습니다. 신들이 몰락하거나 부활하는가 하면 바다에 잠긴 대륙이 다시 드러났으며, 미지의 신질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위브마저 뿌리째 뒤흔들렸습니다.


이러한 혼란상 속에서 진리와 지식을 추구하는 오그마의 신성한 과업은 차질을 빚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대륙 전역에서 쇄도한 선량한 주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목격담 제보에 힘입어, 이처럼 어수선한 시기에 있었던 각종 사건의 윤곽이 잡힌 것을 본 교단은 실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에 저희 신전은 더 이상 대분단과 관련한 임의 투고를 받지 않음을 알려 드립니다. 제본공 군주께서 모든 지식을 중히 여기신다고는 하나, 앞으로 또 세상을 뒤흔드는 대사건이 벌어진다 한들 그것이 담배 연기나 마을 양 떼의 분뇨에서 드러나지는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낯설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신의 인도를 얻기 위해 지역 신전장에게 관련 정보를 제보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는 오그마의 하인,
브레벡 페이노어 드림

발더스 게이트를 걸어 잠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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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 타락과 재앙에 물든 상업과 문화의 보루.


범죄와 빈곤, 세금이라는 멍에에 짓눌린 평범한 시민들이 신음하는 도시! 토박이들이 거리에 나앉아 굶주리는 동안 도둑과 외지인들은 호의호식하는 불의의 온상!


대공과 귀족 회의는 너무도 오랫동안 발더스 게이트를 방치해 왔습 니다. 여러분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우리와 뜻을 함께합시다. 문지기의 일원이 되십시오.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 발더스 게이트를 걸어 잠그자!

공작새와 부조리에 관한 공개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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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성 기사로 악명 높은 대중지 "발더스 발행인"의 편집장 앞에게 부치는 편지로, 화가 나서 일필휘지로 휘갈겼습니다.]

 

편집장님께,


발더스 게이트의 허무맹랑한 동물 반입 규제를 옹호한다니 이는 파렴치한 수준을 뛰어넘어 천인공노할 처사요. 공작새보다 큰 동물은 반입을 불허한다? 정말 구시대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발상이오! 세상에 우리 지젤만큼 얌전한 곰도 없을 거요. 그런데도 이 악법 때문에 녀석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면 코어미어에 있는 여름 별장까지 먼 길을 가야 한단 말이오.
즉각 귀족 회의를 소집해 사태 해결을 촉구하겠소. 발더스 게이트 시민들의 정서 및 심리적 안녕이 달린 사안이니, 이에 맞는 합당한 조치가 없다면 최고 당국에라도 문제를 회부할 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젤은 애타게 아빠를 찾고 있소. 대체 언제까지 이런 폐습 때문에 부모와 자식이 생이별당하는 고통을 겪어야 한단 말이오? 이런 판국에 얼더 레이븐가드 대공께선 과연 잠이 오시는지 모르겠소.


그럼 이만 줄이겠소이다.


R. 피켄즈

죽음과 부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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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세파 엘진이라는 학자가 집필 중인 만물 경전 복원판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만물 경전은 실전된 금단의 지식이 담긴 드니어의 연대기로, 저자는 이 책을 복원하려는 이단 행위로 말미암아 드니어 교단에서 파문 됐습니다.]


생명의 가치란 무엇인가? 비판적 논평으로 지면을 할애하기에는 너무 난해한 주제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 다.


그러나 판단력을 흐리는 신비주의와 변덕맞은 감상주의를 치우고 보면, 모든 차원의 만물은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저마다 정량화 가능한 가치를 갖는다는 명쾌한 답이 나온다.


생각해보라. 우리는 물리적 육신이 소멸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님을 익히 알고 있다. 오히려 영혼은 죽음을 통해 비로소 자유로워지며, 업보와 신앙과 지위에 걸맞은 안식처를 찾아 차원의 장벽을 초월한다. 하지만 영혼이 얼마나 독실한 삶을 살았는가에 따라 켈렘보어가 그 가치를 평하고 이에 상응하는 권능을 부여하는 까닭에, 우리는 죽어서도 시장 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출발하는 방법도 있다. 세계 각지의 클레릭들은 그만한 자격이 있거나 의지가 충만한 영혼을 되살리는 권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부활 주문에 드는 비용을 감당할 만한 재력을 갖춘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그런 길을 밟는 대다수는 부유층에 국한된다.


그런 방법으로 사후에서 돌아온 이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하나같이 따분하고 무미건조한 부류였던지라, 왜 굳이 생을 연장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선택을 제대로 논평하려면 직접 같은 길을 밟아 보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다. 어쩌면 지금 집필하는 훌륭한 학술서 덕분에 나 또한 언젠가 그럴 만한 자격과 재력을 겸비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

검의 해안의 비밀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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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결사 

검의 해안에서 가장 유명한 비밀 결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나, 반드시 선한 동기만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은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하퍼 결사의 구성원들은 권력을 철저히 부정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본인들이 알아낸 충격적인 사실을 공익을 위해 폭로하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지식은 힘인데 왜 구태여 내색하겠는가?


그림자 드루이드
사람의 목숨과 참나무 묘목을 비교할 때 어느 쪽이 더 귀하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그림자 드루이드에게 한다면 충격적인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이들은 지성체의 삶을 도외시하며 식물과 곤충의 생명만을 중시하는 위험천만한 집단으로, 자연의 질서에 관한 그릇된 인식 탓에 악랄한 음모도 서슴지 않는다. 그림자 드루이드가 저지른 만행 중 하나만 알게 되더라도 집에서 가꾸는 화초마저 껄끄럽게 느껴질 것이다.


클러드 결사

지금까지 조사한 비밀 단체 가운데 가장 알려진 바가 적은 동시에 가장 위험한 조직이 바로 클러드 결사다. 제보에 따르면 이들은 살인자, 고문자, 폭군으로 구성된 음흉한 무리로, 주기적으로 결집해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살해 모의를 한다고 전해진다. 더구나 재미 삼아 그런 악행을 벌인다는 사실은 개탄을 금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암흑 심판관
흰 종이에 이들의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는 탓에 한 문장만 적겠다. 이들은 샤를 숭배하는 일당이다.

 

젠타림 기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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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세파 엘진이라는 학자가 집필 중인 만물 경전 복원판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만물 경전은 실전된 금단의 지식이 담긴 드니어의 연대기로, 저자는 이 책을 복원하려는 이단 행위로 말미암아 드니어 교단에서 파문 됐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젠타림이 진정으로 성공한 분야는 대륙 최대 규모의 사병 조직을 거느린 것이 아닌 대외적인 평판 세탁일 것이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능한 용병 조직으로 세간에 각인된 탓에 검은 조직망의 어두운 기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젠타림은 어둠의 신 베인을 따르는 광신도 집단에서 출발한 단체로, 과거에는 폭정과 지배라는 베인의 교리로 세상을 정복하고자 했던 과격파였다.


젠타림에 몸담은 이들은 백이면 백 이를 허황된 음모론으로 일축하며, 오늘날 젠타림이 믿는 신은 부와 권력 뿐이라며 코웃음을 친다.


그렇다고 해서 젠타림이 그런 떳떳찮은 과거와 결별한 것은 아니다. 평화기에도 조직망의 사업이 시들하지 않도록 사설 군대를 철권 통치하는 한편 음지에서 꾸준히 물밑 작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합법과 불법의 여부를 떠나 병력의 이동 못잖게 상품의 수송도 중요한 만큼, 검은 조직망의 일원들이 넘지 못하는 국경이나 물건을 대지 못하는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젠타림 수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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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세파 엘진이라는 학자가 집필 중인 만물 경전 복원판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만물 경전은 실전된 금단의 지식이 담긴 드니어의 연대기로, 저자는 이 책을 복원하려는 이단 행위로 말미암아 드니어 교단에서 파문 됐습니다.]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할지 모르나, 젠타림 특유의 군대를 방불케 하는 엄격한 상명하복 체제가 베인 교단의 유습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곡지력 1383년에 젠틸 킵이 함락되면서 수뇌부가 전멸했기 때문에 현재 검은 조직망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후 수십 년이 지나면서 남쪽 멀리 떨어진 다크홀드 요새에서 새로운 세력 기반이 형성되기 시작했 고, 그 중심에는 홀로 젠타림을 재건한 수수께끼의 기사 페레고스트가 있다.


실질적인 지도자가 누가 됐건, 신생 젠타림은 기존의 정복욕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운영 방침만 쇄신했을 뿐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과거에는 국가를 전복시켜 정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오늘날에는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힘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종래의 무력행사는 그 한계가 명확한 데 반해 경제력을 기반으로 하는 권력엔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점술가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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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술가 제럴딘 헤이버로우가 점을 보면서 겪은 특이한 사례를 장별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책장 모서리가 접힌 제23장이 눈에 띕니다.]


제23장
겁에 질린 귀족과 황토색 징조


다음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젊은 귀족과 나눈 대화를 필사한 내용이다. 평소에는 연애 운이나 재물 운을 보러 왔지만, 이날의 상담은 그런 사례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다.


내담자: 여사님, 정말이에요. 진짜 그랬다니까요!


나: 기록 차원에서 자초지종을 다시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내담자: 놈은 피부가 누렇고, 귀는 엘프처럼 쫑긋했고, 코는 썩어 문드러진 시체처럼 납작했고, 새끼 사슴처럼 온몸에 반점이 얼룩덜룩했어요.


나: 그렇군요. 마주친 곳이 영지에 있는 안개 협곡이라고 했던가요? 가까이 와서 뭐라던가요?


내담자: 오른손에 검을 들고 천천히 다가오더군요. 그 모습에 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 버렸어요. 제 목에 칼끝을 들이밀더니 뭐라고 물었는데, 무슨 소린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죠. 이제 기억나네요. 그 검, 호 수에 비친 달 같은 은빛에, 턱밑까지 바짝...


나: 진정하세요, 선생님. 이제 안전합니다. 말을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하셨나요?


내담자: 처음에는요. 전혀 모르는 말로 물었거든요. 그런데 이쪽에서 못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는지 공용어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장 말해라, 여기는 어떤 차원이지?" 그리고 그때 그만 졸도해 버렸어요.


나: 다음에는 어떻게 됐죠?


내담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몰라도 정신을 차려 보니 놈이 사라지고 없더군요. 그래서 곧장 이리로 달려왔어요.


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선생님이 겪은 일은 사실 엄청난 길조랍니다. 올해는 풍년이 들어서 수확량이 곱절로 불어날 겁니다.


내담자: 정말요? 그럼 놈의 정체는 뭐죠?


나: 선생님의 내면에서 비롯된 헛것을 보신 것뿐입니다. 잠재된 영성이 계시를 보낸 거죠. 곧 다가올 행운을 미리 알려준 거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점지한 대로 되었다.

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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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는 70~78장의 카드로 구성된 덱으로 체스나 체커와 함께 등이 굽은 신사들이 술집 뒤편에서 머그잔에 담긴 미지근한 에일을 마시며 즐기거나 생일잔치와 같은 중요한 가족 잔치 중 식당 한구석에서 맛없는 비스킷을 먹으며 즐기는 게임으로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덱으로 플레이어는 주류 비전이라고 불리는 으뜸패 및 4가지 카드 세트를 이용해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전략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에는 휘스트, 포커, 원소 제국, 늙은 위저드 등이 있으며,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패가 잘 분간이 되지 않을 땐 카드로 탑을 쌓으며 놀 수도 있습니다.]

탈리스 전략 - 궁극의 트릭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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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 카드 게임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적힌 간결한 안내서로, 부정행위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부록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부록에는 밑줄과 별표가 쳐져 있는 등 손때가 많이 묻었습니다.]

탈리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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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리스 덱을 해석할 때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마음가짐은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아낸 현자처럼 접근하는 것이다. 당신이 당신의 덱을 면밀히 관찰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을 보낼수록 그 비전이 당신 안팎으로 더 깊이 퍼질 것이다.


덱이 당신에게 그 모습을 풀어 보이진 않는다. 이 78장의 카드가 담고 있는 강력한 표식과 고대의 지혜를 통해 당신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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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전조, 케이티 로우로크덴 지음


안개점은 대기 상태를 바탕으로 미래를 점치는 기상점과 물을 통해 앞을 예측하는 수점을 합친 것으로서,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실험적인 방식이다.


회색 항구와 발더스 게이트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점술가들은 이 두 지역을 두텁게 뒤덮는 우윳빛 안개로부터 가면을 만들어, 그 가면의 표정을 통해 가면 제작을 의뢰한 이들의 삶에 나타날 길흉을 점치곤 했다.


이제 그 안개는 물러갔지만, 그 결과 자체로 흥미로운 전조를 드러냈다...

"도덕적 붕괴의 필연성과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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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타락의 필연성, 타락에 따른 기회, 그리고 그 기회를 활용하는 법을 장황하게 다룬 에세이입니다.]


서론
제I장: 도덕은 절대적 가치가 아니다 

제II장: 도덕적 타락이 도덕적인 이유
제III장: 누군가의 손해, 누군가의 기회
제IV장: 규칙에 따르는 자, 규칙을 만드는 자
제V장: 게임에서 이기는 법

공식적인 비공식적 서커스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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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서커스의 공식적인 비공식적 서커스 역사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마지막 날 서커스가 마지막으로 발더스 게이트를 찾아왔을 때의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지난 십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덤피 덤플링이었다. 덤피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폭죽 방귀, 닭 치기, 그리고 전매특허인 귀에 파이 넣기 묘기를 선보였다. 관중들은 웃고 손뼉을 쳤지만, 덤피의  습에는 생기가 없었다.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던 까닭이다.


덤피는 관중석에서 자원자를 불렀다. 붉은 머리와 수줍은 미소를 지닌 한 조용한 남자가 손을 들었다.


그 후, 모든 것이 변했다.


남자는 오직 흥에 겨운 자신의 존재감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날카로운 대사로 재치있게 치고 들어오는가 하면, 그보다 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응수했다. 나를 포함한 관중들은 남자에게 빠져들었고, 눈물이 날 때까지 웃었다. 공연이 끝나자, 그곳에 덤피를 보러 갔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마지막 날 서커스의 매력적인 단장, 루크리셔스는 바보가 아니었다. 단장은 그 남자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음에도 크게 될 자질이 있음을 직감했고, 그 자리에서 남자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남자가 수줍게 이를 수락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난 그때 이미 내가 역사를 목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바로 노리스 그리니였다. 그리고 노리스는 이후 예명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광대 드리블스였다.

콰르타 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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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르타 수니: 성성, 성애, 정서적 충만을 위한 안내서"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페이지마다 자세한 삽화가 있습니다.]


감각의 조율에 이르기 위해서는 정념이 마주치는 매 교접을 춤으로 여겨야 합니다. 강물이 산을 따라 흐르듯 각 동작과 다음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과 상대방이 (또는 상대방들이) "버그베어 구부리기"에서 "언더다크 조르기"로 바로 넘어가려 한다면 매우 불편할 것입니다.


힘겨운 체위를 수행한 다음에는 좀 더 쉬운 체위인 "위브 꿰기"나 "이행하는 차원"과 같은 동작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교접 후에 상대방의 몸을 어루만져 주며 이 춤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친 근육을 풀어주는 향유, 잠긴 목을 위한 혼합차, 마사지 요령 등은 이어지는 장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불구의 신은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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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틀린 자기 고백과 선언문을 합쳐놓은 듯한 분위기의 이 글의 저자는 티르에 대한 순결과 정의의 서약을 저버린 한 팔라딘입니다. 이 팔라딘은 여러 해에 걸쳐 헌신하는 삶을 살았지만, 그런 자신의 인생에 점차 엄청난 회한을 느낀 것 같습니다. 다른 이들은 팔라딘의 종교적 열정을, 아니, 열정 자체가 아니라 그 엄격한 태도를 못마땅해했습니다. 결국 어느 날 밤, 팔라딘은 술에 취해 길을 걷다 자기 동네에서 길을 걷고 있던 한 젊은 여인을 덮쳤습니다. 역설적인 점은, 이 팔라딘은 관 끌려가 거세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의의 맹세는 아니더라도 순결의 맹세는 계속 지키게 된 셈입니다.]

사냥꾼의 날카로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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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책자는 드리즈트 도어든의 눈 색깔이 청록색인지, 하늘색인지, 주홍색인지 또는 호박색인지에 대한 두 추종자 사이의 격렬한 논쟁을 기록한 것입니다.]

시선 집중: 배우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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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은 연기가 아니라 하나되 는 것이다. 연기란 단순히 내가 맡은 인물의 가면을 쓰는 것이 아니다. 되려 그 인물과 동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 본래의 성격이 어떻건, 아주 사소할지라도 가슴 속에서부터 변화하게 된다.

건틀릿 결사: 법과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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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악의 부재다. 선은 평화를 추구하고 수호하며, 불의를 폭로하고 지탄한다. 선은 신과 자신을 믿는 것이며, 가장 지고한 선은 믿음이다. 이 곧 준법은 아니다.


은 신이나 필멸자의 계명이며, 권력의 목소리이자 범법에 대한 처벌이다. 은 질서의 아버지이며, 법이 없으면 삶도 의미도 없는 혼돈이 횡행한다. 법은 부패하기도 한다. 준법은 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선이나 준법이 아닌 정의다. 선의 대척점에 있는 행동을 정의하지 못한다면 선이 무슨 소용인가? 악마의 명을 따른다면 준법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의는 굶주린 자를 먹여 살리는 손이자 약자를 지키는 방패다. 악을 쓰러뜨리는 검이자 헐벗은 자를 감싸는 망토다. 정의는 건틀릿 결사의 준칙이다. 티르와 토름, 헬름과 호어가 바라시는 것 또한 정의다.

슬기로운 삶을 위한 교훈 제4권: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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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에 책의 내용을 요약했고, 그 뒤로는 엉터리 설명을 참 길게도 늘어놨습니다.]


I. 도시 멀리하기: 슬기로운 독자를 위한 가장 간단한 조언은 도시의 문턱을 아예 밟지 말라는 것입니다.


II. 시장: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해링턴, 똑같은 양모랑 순무를 팔아도 마을 장터보다 도시 시장에서 더 높은 값을 받잖아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씀. 시장으로 가는 길에 양모고 순무고 몽땅 털릴 테고, 결국 멍과 혹만 달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게 될 겁니다.


III. 주점: 슬기로운 독자라면 마을에서 빚은 맥주를 친구들과 함께 걸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지만, 검의 해안 각지의 도시에 즐비하다는 요란한 주점에 관한 소문을 들어 보신 분도 계실 것입니다. "달아오른 인어"니 "위저드의 육봉"이니 하는 야릇한 간판을 뻔히 보고도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면, 술 한 잔을 채 비우기도 전에 주머니를 탈탈 털리고 멍과 혹만 달게 됩니다.


IV. 하수도: 침대 곁에 요강을 뒀다가 날이 밝으면 마을 퇴비 구덩이에 비우는 것이 슬기로운 위생 관리법입니다.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이런 간편하고 위생적인 방법 대신, 시가지 아래로 거대한 하수도를 파서 온 도시 사람들의 분뇨를 모아 흘려보냅니다. 그래서 하수도에는 온갖 더러운 괴물이 득실거리지요.


V. 길을 잃기 쉽다: 도시라는 곳은 지나칠 정도로 넓어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한번은 어떤 친구가 그러더군요. 발더스 게이트는 사실 세 도시를 하나로 합쳐서 부르는 이름이라고요. 실은 바깥 도시, 아랫 도시, 윗 도시로 나뉜다고 합니다. 녀석은 제가 그 말을 듣고 입 이 딱 벌어질 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저는 녀석의 얼굴에 침을 탁 뱉고는 썩 쫓아 버렸습니다.


해링턴 네덜린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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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리트 오지의 "치료법"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해몽술사와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아직은 별다른 것이 없다. 향과 환각제를 바꾸었지만 아무 반응이 없다.
오늘도 성과가 없었다.


뭔가 일어났다. 해몽술사가 자기 고객이 추천한 무언가를 주입했다. 어떤 물질인지 밝히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의도했던 대로, 그녀의 꿈이 옆에 있는 빈 캔버스에 그려졌다. 그림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 아래로는 철로 된 풍차가 옆에 달린 기이한 형상들이 느릿느릿 여러 도시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한편에는 바퀴가 달린 직사각형 물체가 선로를 달리고 있고, 다른 곳에서는 기계 인간이 그림을 보는 이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제이크의 장어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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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장어에 관한 책을 누가 읽겠나?" 같은 소리나 하는 캔들킵의 안하무인 학자 나부랭이들은 평생 "마법"이니 "마귀"니 "천체"에 관한 뜬구름 잡는 책이나 쓰라지요. 실용적인 독자는 실용서를 찾기 마련입니다. 별에 관한 지식이 살림살이에 어떤 득이 있겠습니까? 반면 장어에 관한 지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쯤에서 흔한 오해를 바로잡고 넘어갑시다. 엄밀히 말해서, 대왕 전기 뱀장어는 장어가 아닙니다. 장어처럼 생겼으니 장어라고 부르긴 하지만, 머리 모양과 골격으로 따지자면 오히려 거대 곰치에 가깝죠.


장어는 어디서 잡힐까요? 안 잡히는 곳이 없습니다! 네버윈터에서 엘터렐과 칼림항까지, 곳곳에서 잡힙니다. 그런데 장어는 어디서 어떻게 번식할까요? 헤엄치는 방법을 터득한 뱀이라니, 새끼 리바이어던이라니, 아니면 언더다크에서 올라온 첩자라느니 하는 뜬소문은 들어보셨겠죠? 전부 헛소리입니다. 장어는 문셰이의 바다에서 산란하며, 페이룬 전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캔들킵의 그 꽉 막힌 작자들이 현지에서 조사할 경비만 대준다면 증명하고도 남을 텐데 말입니다!


헌데 그럴 리 있겠습니까? 마귀의 수수께끼를 탐구하거나 알론도 가라사대 어쩌고 하며 읊기 바쁘신 몸들인데. 하기야 알론도가 낚싯바늘 묶는 법이나 알겠냐 싶지만은...


[장어에 관한 이야기는 뒷전이고 이런 식의 불평불만 이 몇 장이나 계속됩니다.]

상상의 동물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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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다 각기 다른 상상의 동물과 그 동물의 문화적 기원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5장
소형 거대 우주 햄스터


해당 미지의 생물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이 생물이 우리 차원을 방문할 경우 근육질 인간 남성을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전설에 따르면 소형 거대 우주 햄스터는 자신이 타고 다니는 인간에게 일시적으로 비범한 용기를 불어넣는 정체불명의 힘을 지녔다고 한다. 항간에는 이들이 인간의 눈알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허무맹랑한 소문도 돈다.

영계의 생물을 돌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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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계 동물학자가 쓴 두루마리입니다. 우주 햄스터 (특히, 몸집이 극도로 작은 희귀한 특성을 지녔지만 여느 우주 햄스터 못지않게 우주의 놀라운 신비를 보여주는) 사육에 관해, 이 두루마리에서는 햄스터에게 먹이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붉은 고기(소화기관에 좋지 않음)와 당도가 높은 음식(햄스터가 완전히 발광할 수 있음)을 꼽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두루마리의 작성자는 우주 햄스터를 사랑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우주 햄스터는 결국 사랑받기를 기다리는, 그리고 엄청난 사랑을 되돌려 주는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가나다, 리치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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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는 타룰 바, 테이의 레드 위저드 

U는 빈 루프, 죽지 않는 죽음.
V는 블라키스 여왕, 기스의 리치 여왕
W는 무시무시한 울그레스, 다이어 우드의 재앙

주인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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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 영계 예술의 시대가 열렸다. 그 선구자들은 자유분방한 색채와 구조 사이의 허술한 경계를 통해, 그리고 돌 위의 피나 종이에 엮은 머리카락을 쓰거나 인간형 생물체의 피부 위에 분필을 사용하는 등 색다른 재료를 통해 완벽함에 반항하고 고전주의 시대의 본질을 탐구했다.


영계 예술을 뚜렷하게 담은 첫 번째 작품은 빌헬미나 오츠의 작품으로, 그녀는 영계에서 평생을 보낸 뒤 물질계로 돌아왔으나, 물질계의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일평생 쌓은 지혜를 활용해 이 새로운 예술의 시대를 주도했다. 이 새로운 방식의 예술은 처음에는 비평가들에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세계에서 새로운 창작의 시대를 열게 된다.

외딴곳 소식통 - 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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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독자 여러분께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본지는 항상 페이룬 각지의 기 상천외한 소식을 전해 드리지만, 이번 호에는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 실렸음을 미리 경고합니다.


엘터가드의 필진을 통해 전해 드린 바 있는 "절대자 교단"은 여느 신흥 종교와 마찬가지로 반짝했다 사라질지 모릅니다. 다만 고블린과 롤스 스원 드로우, 트롤과 드웨가들이 동맹을 맺었다는 사실에는 큰 우려를 표명하는 바입니다.


이번 호에 수록된 보고는 역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합니다. 본지에서는 이번 호를 발간하기에 앞서 이 같은 소식을 알리고자 발더스 게이트, 스코누벨, 캔들킵 등의 인근 지역에 전령을 보냈습 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각 도시에서 경각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심을 담아,

 

편집장

밍거스 에철리

침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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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도시를 묘사한 삽화와 함께 근래에 엘터가드에서 일어난 사건을 흥분된 필체로 요약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검의 해안 주민 여러분, 침착하십시오


엘터렐에 닥친 충격적인 사건은 다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도시가 통째로 지옥에 떨어졌다지요! 발더스 게이트에도 그런 재앙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정신 나간 헛소문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성스러운 도시라 불리는 엘터렐은 사실 오랫동안 악마 숭배자의 소굴이었습니다. 지도층에서 일반 주민들에 이르기까지, 그곳의 시민들은 하나같이 지옥에 물들었습니다. 날 때부터 지옥의 혈통을 타고났건 지옥의 유혹에 굴복했건, 뼛속까지 사악한 구제 불능들이었단 말입니다.


파멸을 자초한 엘터렐


발더스 게이트라고 해서 털어서 먼지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더스 게이트가 엘터렐과 동일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정신이 아니거나 엘터가드의 선동꾼일 것입니다. 불주먹 용병대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우리 도시를 지켜낼 것이며, 제아무리 악독한 지옥의 음모라 할지라도 우리 도시의 숭고한 공작과 귀족 가문의 몸과 마음을 물들이지 못할 것을 약속합니다.


수치로 얼룩진 과거


근래의 천인공노할 사건 이전에도 엘터렐은 언데드로 들끓었다는 사실을 벌써 잊으셨습니까? 엘터가드를 마구잡이로 확장한 사건을 잊으셨습니까? 엘터렐은 처음부터 적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부단한 경계만이 살길입니다

 

침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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