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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쿠이 료코 인터뷰 번역

by Sdc__123 2024. 8. 10.

 

식사도, 인간관계도 「불편」했기 때문에 『던전밥』을 그릴 수 있었다. 게임의 영향과 함께 파고드는, 쿠이 료코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활용법」 【게임 세대의 작가들】

 

 

食事も、人間関係も、「苦手なもの」だったから『ダンジョン飯』を描けた。ゲームの影響と

「苦手なもの」への興味と好奇心が生み出した、作品と世界。あの「奥深さ」をどう作られたのか九井先生に直接聞きました

news.denfaminicogamer.jp

(*인터뷰 링크)

 

 

『던전밥』.

「던전에 들어가 미궁의 몬스터들을 쓰러트려 요리한다」는 독특한 주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치밀한 인간관계, 심오한 세계관이 매력인 만화. 현재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전세계의 모험자가 『던전밥』의 세계관에 매료되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작가는 음식이랑 인간을 좋아하나 봐」라고 생각했다. 그토록 맛있어 보이는 식사 묘사와 섬세한 인간관계, 캐릭터 빌딩. 분명 그게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는 사람이 그리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사실 작가, 쿠이 료코 선생님은 「식사도 인간관계도 불편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불편한 것」을 계속 그릴 수 있던 걸까?

약 10년에 걸친 연재 기간 내내 「싫어하는 것」을 계속 마주한다. 그런 쿠이 선생님의 독특한 창작술에 대해 알아보자. 동시에 쿠이 선생님이 「좋아하는 것」도 알아보았다.

그건 바로 「게임」!

알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쿠이 선생님은 상당히 게임을 좋아하신다. 『던전밥』도 『위저드리』 등을 중심으로 RPG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터뷰는 「쿠이 선생님께서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잔뜩 물어봤습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그것은 모든 흥미와 호기심의 근본.

그것을 어떻게 「창작」에 활용하는가?
『던전밥』에서 어떻게 드러나는가?

그 매력적인 캐릭터는, 심오한 세계관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완결이 났으니 말할 수 있는 내용을 원작자, 쿠이 료코 선생님과 이번 작품의 담당 편집자, 히로이 유우 씨에게 물어보았다.

그야말로 볼륨은 대미궁 수준.
꼭 마지막 층까지 돌파해줘!

던전밥. 그것은 먹느냐 먹히느냐.
여기에는 위도 아래도 없으며, 식이란 그저 오로지 삶의 특권일지니.
던전밥. 아아, 던전밥.

 


첫 질문은 쿠이 선생님과 게임의 만남

 

──이번에는 『던전밥』이 영향을 받은 게임을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우선, 쿠이 선생님은 어떤 게임을 플레이해보셨나요?

 


쿠이 료코: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같은 정통 RPG를 플레이했습니다.

아마 처음 접한 게임기는 패미컴이었을 거예요. 부모님께서 경품으로 타오셨거든요. 그래서 패미컴은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집에 있었어요. 그 다음은 슈퍼 패미콤이랑 PS1인데, 부모님께서 사주셨던가......

그때부터 PS2 시기 동안에는 조금 게임을 멀리하다가, PS4 시기가 되어서야 제가 번 돈으로 게임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PS2 시기에는 왜 게임을 멀리하셨나요?

 


쿠이 료코:

수험을 준비하면서 「뭐, 게임하면 안되겠지」싶어서 그만뒀어요. 그 뒤로는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집에 TV가 없어서 못했습니다. 컴퓨터도 Mac이었고요.

 


──그러다 다시 「게임을 하자」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던전밥』 연재를 시작한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판타지」는 저마다 설정이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겹치는 부분도 있거든요. 「판타지 작품을 만들자」고 시작해도, 아는 판타지가 『드래곤 퀘스트』밖에 없으면 그건 그냥 『드래곤 퀘스트』가 돼 버려요. 특정 작품의 설정만 모방해버리는 건 무섭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판타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 부분이 판타지의 공통 인식 최대공약수려나?」 싶은 기준을 알아두고 싶었어요.

 


──『던전밥』을 구상하던 시기부터 플레이하기 시작하셨나요?

 


쿠이 료코: 

그렇네요. 「밥을 먹는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게임을 해야겠어, 라고 생각해서 떠올린 게 「밥을 먹는 시스템이 있는 게임」이었어요.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게 『던전 마스터』 였습니다. 하지만 던전 마스터는 당시 플레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맥에서도 가능한 『Legend of Grimrock』을 했네요.

그떄까지는 해외 게임이나 PC 게임이라면 막연히 멀게 느껴졌었는데, 거기서 조금 진입 장벽이 낮아졌어요. 「아, 꽤 쉽구나」 싶어서, 여러 게임을 시작해본 것 같습니다.

 


──그 두 작품은 RPG 중에서도 꽤 무거운 분위기인데, 고전하시진 않았나요?

 


쿠이 료코: 

아뇨...... 어느 쪽인가 하면 「잘 팔리는 게임은 역시 편하구나」싶었네요.(웃음)

게임을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 난이도 조절 기능이 있으면 가장 쉬운 난이도로 설정해요. 정말이지, 항상 신세 지고 있습니다.

 


──RPG 외에도 『13기병방위권』 『파라노마사이트: 혼조의 7가지 미스터리』 같은 게임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쿠이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장르」가 따로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머리를 쓰는」 종류의 게임은 잘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RPG는 아무튼 레벨을 올려서 공격하면 이길 수 있고, 게임도 진행되니까요. 노벨 타입 게임도 텍스트를 읽으면 진행할 수 있고요. 그렇게 소거법으로 RPG와 텍스트 게임은 상당히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텍스트가 많고, 내려다보는 시야에, 맵 탐색도 가능한 『Disco Elysium』 같은 타입을 가장 좋아해요.

...어쩐지 제가 생각해도 너무 이유가 소극적이네요.(웃음)

일동: (웃음)

히로이 유우: 

하지만 쿠이 씨는 정말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잖아요.

쿠이 료코: 

아뇨, 그건 제가 박정하게 플레이하는 것 뿐이에요......

일단 사고, 해보고, 그 뒤로 이래저래 방치하는 경우도 많아요. 엔딩까지 보는 건 얼마 안 되고...... 1년에 몇 편 정도 밖에 안 돼요. 게임을 40개쯤 사서 5~6개 클리어하면 훌륭한 편입니다.


「코미티아에 내도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혼났습니다

 

──디지털 RPG 외에도 접해보신 「판타지」가 있나요?

 


쿠이 료코: 

옛날부터 해외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던 영향도 큰 것 같아요. 『끝없는 이야기』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같은 걸 사들였으니까요.

 


──던전밥은 『드래곤 퀘스트』같은 일본 판타지보다는 게임북이나 TRPG같은 『서양 판타지』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히로이 유우: 

연재 시작 전에 쿠이 씨 집에 갔었거든요. 그때는 몇 번이고 물렀던 「뇌 속을 그린다」라는 SF만화 네임 상담을 했어요.

쿠이 씨는 그 SF만화로 연재하고 싶다고 하셔서...... 4번째 쯤에 「아니, 이건 역시 무리지」 라고 말하면서 책상 옆에 있던 낙서를 봤더니, 이미 「던전밥의 원형」이 그려져 있었잖아요? (웃음)

쿠이 료코:
............글쎄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웃음)

 


일동: (웃음)

 


쿠이 료코: 

하지만 연재 시작 전부터 『위저드리』같은, 「어두침침한 던전을 탐색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공책에 연필로 그리던 만화도 검과 마법이 나오는 판타지뿐이어서, 한 번쯤 제대로 된 작품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서점에는 지금만큼 판타지 만화가 많지 않아서 「판타지는 인기가 없으려나」 싶었거든요.

히로이 유우: 

당시 pixiv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0대-20대 사람들이 판타지 일러스트를 많이 올리고 있었고, 쿠이 씨도 그 중 한 명이었어요.

그래서 내심 「판타지를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까, 이 사람들을 타겟으로 판타지를 그리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쿠이 씨의 메모를 본 순간, 「괜히 다른 거 손대지 말고, 판타지 만화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쿠이 료코: 

하지만 「던전을 탐색하는 만화」는 원래 취미로 하려던 거라...... 히로이 씨한테 「일단 코미티아에 내도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혼났습니다.

일동: (웃음)

히로이 유우:

「코미티아에 낼 바에는 제대로 연재만화로 그려줘!」 (웃음)

하지만 그 시점에서 쿠이 씨는 단편집을 2권 냈고, 중판도 걸려있었어요. 말하자면 연재 시작 전부터 기존의 팬층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팬들을 상대로 순수 판타지를 그린다면 아예 실패하진 않지 않을까?」라고 판단했습니다. 만약 실패해도 「역시 판타지는 어렵네」같은 경험은 얻을 수 있으니까요.

 


──쿠이 선생님과 히로이 씨 사이에 「판타지는 인기가 없어」와 관련된 논의가 오갔나요?

 


쿠이 료코:

「판타지 만화는 인기가 없나요?」 「좀 어려울 것 같네」 같은 대화를 가볍게 나눴던 기억은 있어요. 라이트 노벨 쪽은 잘 몰라서 그렇지, 계속 있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같은 시기에 판타지를 다룬 만화가 여러 가지 나왔으니 「과도기」였던 것 같아요. 마침 모두 「그리고 싶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지던 시기였을지도요.


내가 좋아하는 거에는 다들 관심이 없다


──던전밥은 그야말로 판타지라는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고 생각합니다. 「판타지」를 다룰 때 설정이나 세계관은 어떻게 만드셨나요?

 


쿠이 료코: 

기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거에는 다들 관심이 없다」를 명심하려 합니다.

아무래도 좋은 설정을 끝없이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 설정을 만화로 그리면 아마 다들 관심 없겠지」싶은 순간이 있어요. 그래서 흥미로운 걸 추가하고, 집중에 방해되는 건 최대한 덜어내고......

예를 들면, 『던전밥』도 처음에는 모두 여러 나라 말을 하게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1개 국어만 할 수 있는 캐릭터도 등장시킨다든가 하고 싶었는데...... 히로이 씨가 「그만 둬」라고 말하셔서. (웃음)

일동: (웃음)

쿠이 료코: 

직접 그려봐도 「이 설정 설명하는 데 6컷 넘게 써야하네......」 싶고, 설명이 지나치면 이야기 템포도 나빠져요.

게다가 『던전밥』은 월간 연재라 주간과 다르게 불필요한 이야기를 넣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 달에 30페이지 내외로 한 에피소드를 그려야 했어요.

그렇게 되니까 「사실은 뒤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2개 국어를 할 수 있다」 같은 설정을 넣을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뭔가 명확하게 취사선택을 했다기 보다는 「그냥 넣을 틈이 없었다」는 경우가 꽤 많네요. 주간 연재였다면 더 넣었을지도 몰라요.

 


──칠책이 모국어로 매도하는 장면은 뭐랄까, 「끼워넣었다」는 느낌일까요.

 


쿠이 료코: 

그렇네요. (웃음)
「한 컷으로 가능해...... 찬스!」 같은 느낌으로.

 


──「가공의 언어」에 대해서 전부 설정해 둔 건 아니라는 거군요.

 


쿠이 료코: 

그 작품으로 평생 갈 거고, 「평생을 들여서 이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경우라면 재밌을 것 같지만...... 애초에 『던전밥』은 몇 년 안에 끝날 거라 생각했거든요.

히로이 유우: 

처음에는 「5권 정도면 좋을 것 같아」라고 했었죠. (웃음)

하지만 쿠이 씨의 초고는 정말 내용이 많아서...... 역시 편집자 입장에서는 덜어내는 게 많네요. 읽고 싶어하는 독자의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본 흐름과 어긋나는 부분은 깎아냅니다. 그러니까 이제, 「빼고 싶지 않은 작가」와 「빼고 싶은 편집」의 싸움이에요.

 


──「빼고 싶은 부분」과 「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쿠이 료코: 

매번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구체적으로 안 떠오르네요...... 대부분 정말 아무래도 좋은 사소한 내용들이라.

용으로 만든 소세지가 핏덩이 쪽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이거 필요없잖아」하고 삭제될 뻔한 걸 「나중에 필요해!」라면서 필사적으로 저지했습니다. 삭제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한 번 떠오른 설정은 넣고 싶고, 넣으면 삭제당하니까 처음에는 세계관을 너무 넓히고 싶지 않았어요.

이야기도 던전 내에서 완결지으려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나라 이름도 안 만들고, 캐릭터들 성도 붙이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후반에 가서 히로이 씨가 「세계관을 조금 더 넓히는 편이 좋겠어」라고 하셔서, 「괜찮은 거야!?」 하고.

 


──히로이 씨는 어째서 그런 말씀을?

 


히로이 유우: 

후반부로 갈수록 『던전밥』은 단순히 던전에서 여동생을 구하는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어요. 그래서 「세계의 운명을 좌우하는 이야기인데, 바깥 세계가 전혀 등장하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나?」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실 회사에서도 뭔가 중요한 결정일수록 상사의 직급이 올라가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라이오스 일행만으로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다니, 역시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외부에 조금도 알려지지 않은 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어?」 같은.

그 자리에 카나리아 부대가 있는 한, 그 사실을 그쪽 상사가 모를 리가 없어요. 당연히 관련해서 보고-연락-상담이 있었겠죠. 「사회」나 「조직」은 그런 거니까요.

말하자면, 「세계를 구하는 일에 조직이 관련됐다면, 현대 사회 시스템을 반영하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쿠이 료코: 

이야기 줄거리가 바뀌진 않았어요.

처음부터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릴 생각이긴 했지만, 저는 「던전 안에서 사정을 아는 일부 사람들끼리 세계를 구한다」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히로이 씨가 설득력을 더해주신 거예요.

전반부를 그리던 무렵, 히로이 씨가 「아직 아무것도 안 해도 돼」라고 하셨어요. 저는 빨리 스토리 진행해야지, 세계관 설명 해야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4권까지는 4명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아」라고 하셔서. 그런데 후반에는 「더 캐릭터를 늘려라, 세계관을 넓혀라」라고......

일동: (웃음)

히로이 유우: 

쿠이 씨 입장에서는, 「처음 말한 거랑 다르잖아!」 (웃음)
하지만 둘 다 이유가 있었어요......

쿠이 료코: 

오히려 제쪽에서 「여기서 세계관을 더 넓히면 이야기가 안 끝나잖아요......?」 라고 말하기도 하고......

끝까지 그려보면서, 「줄이고 늘릴 부분을 결정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던전밥』 연재가 길어진 건 이것 때문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던전밥』은 등장인물도 많고, 인간관계도 복잡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태계주』 상관도도 쿠이 선생님이 만드셨다던데......

 


쿠이 료코: 

아니, 안 만들었어요! 

 


──어라, 아닌가요!?

 


쿠이 료코: 

정확히는 「wiki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태계주』를 처음 읽을 때, 설정도 어렵고 등장인물도 많아서 고생했거든요...... 「설명이나 등장인물 목록이 있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독자 게시판에 정리글 같은 건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길래, 「그럼 장소만 마련되면 잘 아는 사람이 정리해 주려나?」 싶어서 wiki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편집 자체는 제가 한 게 아니에요. 어느 순간 다른 분들의 공을 가로채 버렸는데, 죄송합니다.....


식사에 느낀 「죄악감」에서 연재가 시작됐다?


──『던전밥』은 「몬스터를 요리한다」는 캐치한 주제로 시작해서 조금씩 어둡고 심오한 세계를 드러냈습니다. 「조금씩 어두운 분위기를 드러낸다」는 구성은 처음부터 계획하신 건가요?

 


쿠이 료코: 

연재를 한다면 주제를 하나 정해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식생활 교육」으로 해봤어요. 당시 미식 만화는 많았지만 그쪽은 별로 없다고 생각해서.

 


──주제가 「식생활 교육」이라면 작중 요리에 영양 성분이 표기되는 것도 납득이 가네요.

 


쿠이 료코: 

주제는 「식생활 교육」으로 정하고, 대략적인 작품 흐름도 생각해 뒀어요. 납치된 공주를 구하고, 나쁜 마법사를 쓰러트리고, 마지막 보스도 쓰러트리고, 왕이 된다...... 뼈대 자체는 꽤 심플했죠.

하지만 진행하다보니 「아니, 그렇게 가볍지 않은 것 같은데, 이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샤삭 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히로이 유우: 

처음에는 레드 드래곤전을 1화로 끝낼 계획이었죠?
저는 진작에 「되겠냐ㅡ!」하고. (웃음)

일동: (웃음)

쿠이 료코: 

실제로 1화로 끝내려 하니까 너무 내용을 간추리게 돼더라고요...... 「내가 생각한 이야기를 하려면 더 제대로 그려야 한다」는 상황은 예상 못했습니다......

 


──「식사」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쿠이 선생님만의 특별한 감상이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글쎄요...... 으음...... 어느 쪽인가 하면 「식사」에는 원한이 더 강해요.

어렸을 때부터 편식이 심해서 식사 시간이 고통스러웠어요. 사람들 앞에서 먹는 것도,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싫었던 시기에는 인적 드문 화장실에서 이른바 「변소밥」을 했었네요.

그때 당시에는 「변소밥」이라는 말이 없어서, 그 단어가 처음 나왔을 때 「다들 그거 했구나!」하고 엄청 기뻤습니다.

일동: (웃음)

쿠이 료코: 

「이런 건 역시 최악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도 하고 있었다니 마음이 놓였어요.

 


──그런데도 「식생활 교육」이라는 주제를 고르신 이유가 있나요?

 


쿠이 료코: 

편식에 고민하시던 부모님께서 「삼각식사」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셨는데, 보람 없이 편식하는 어른이 되어 버렸습니다. 부모님께 식생활 교육은 받았지만 실천은 못했어요.

그래서 음식이나 식사 때문에 느끼는 죄책감만이 가슴에 남아......

히로이 유우: 

냉정하게 생각하면 굉장히 부정적인 부분에서 연재를 시작했네요.

쿠이 료코: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과의 식사는 극복......이라 해야하나, 오히려 좋아해요.
편집자님이 맛있는 곳에 여기저기 데려다 주시니까.

 


──저도 학생 때 급식 우동을 남기려다가 들켜서, 혼자서 팩 우동만 먹어야 했어요. 국물도 없이 우동만 먹으려니 너무 맵더라고요.

 


쿠이 료코: 

맵죠.
저도 몰래 숨기려다 들켜서 엄청 혼났어요.

히로이 유우: 

저도 서랍에 숨기려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서랍 속에서 비쩍 마른 무언가 튀어나와서...... (쓴웃음)


어째서 「싫어하는 것」을 그리는가

 

──불편하니까 오히려 식사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는 부분도 있나요?

 


쿠이 료코: 

싫어하거나 좋아한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 생각하는 시간도 필연적으로 많아지고요.

『던전밥』에도 식사가 잔뜩 나오니까 「먹는 걸 좋아하는 건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오히려 「싫어하니까 그린다」는 경우가 꽤 많아요.

 


──식사 외에도 「싫어하는 것」을 묘사하신 게 있나요?

 


쿠이 료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인간관계라든가, 현대라든가, 복식이라든가......?

 


──『던전밥』 캐릭터 간의 관계성도, 인간관계가 불편해서 오히려 섬세하게 그려내는 부분이 있는 걸까요.

 


쿠이 료코: 

옛날부터 (이 사람 평소에는 이렇게 쌀쌀맞게 굴면서, 다른 사람 앞에서는 무척 매력적으로 웃네) 같은 게 너무 신기해서......

저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은 대상마다 보여주는 면이 다르겠지) 라는 생각을 했달까요. 
「왜 그러는 거야ㅡ」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눈에 띈달까......

 


──작은 의문입니다만, 싫어하는 것을 그릴 때 쿠이 선생님은 어떤 마음으로 임하시나요? 아무리 싫어하는 것이라도 비교적 즐겁게 그릴 수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만화에 나오는 건 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까, 싫어하는 것도 그렇게 싫지 않아요. 좋은 부분을 찾아 그리다보면 새롭게 발견하는 것도 있고요.

「좋아하는 것만 그리는 건 무서워」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네요.

작품은 「카메라에 무엇을 비출 것인가」가 중요하고, 일부러 더러운 걸 찍을 필요는 없지만, 「카메라 밖에는 안 좋은 사정, 더러운 것, 싫은 것도 많다」는 사실을 염두해야 세계가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게임도 「화면 내의 세계」밖에 느껴지지 않는 게임과 「화면 너머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사람들이 실제로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게임이 있어요. 후자 쪽이 플레이하면서 더 즐겁습니다.

세계를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 그 부분을 항상 생각하게 되고...... 역시 저도 세계가 느껴지는 게임을 좋아해요.

 


──그런 게임 표현을 만화에 도입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쿠이 료코: 

그건 반대로 「도입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장점은 각자 경험한 것이 다르다는 거예요. 엔딩이 다양한 게임은 엔딩이 그 자체로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일의 결과물이나 다름없죠. 그런 걸 보면 「너무 좋다...」라고 느껴요.

개인적으로 그게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고, 플레이어가 없는 만화는 절대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바쁜데 언제 게임을 하시나요?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입니다만, 쿠이 선생님은 어떻게 「게임할 시간」을 내시는 건가요? 만화가 일로도 바쁘신데, 상당히 많은 타이틀을 플레이하고 계시죠.

 


쿠이 료코: 

일단 자기 전이나 원고 작업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Steam Deck을 자주 써요. 오히려 지금은 거의 Steam Deck 만 하고 있네요. 머리 맡에 뒀다가 자기 전에 하고, 쉴 때 하고...... 그런 느낌이에요.

 


──Steam Deck은 역시 편리한가요?

 


쿠이 료코: 

추천합니다.
화면은 작지만 『Cyberpunk 2077』도 돌아가요.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려고 PC 켜는 게 귀찮아져서...... Steam Deck은 침대에서 뒹굴면서 전원만 켜도 되니까요.

반대로 라이터님은 평소에 어떻게 게임을 하시나요?
아무래도 일 때문에 게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실까요.

 


──저는 일을 할 때는 시작 전에 플레이 타임을 역산해요...... 60시간 정도 걸리는 게임이라면 하루에 3시간씩 한다고 치고, 20일에 걸쳐서 플레이하는 등의 계획을 세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히로이 유우: 

그냥 말 그대로 「일」이네요!?

쿠이 료코: 

대단하다...... 역시 「게이머의 재능」이 있으시네요.

옛날부터 게임 플레이에도 재능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저는 그런 게 별로 없어요. 게임이 조금 어려우면 바로 질리고,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즐길 수 있는 범위가 무척 적습니다.

게임 개발자분들도 「게임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들까」 「딥하게 즐길 수 있는 어려운 게임을 만들까」 같은 걸로 고민하실까 궁금해하곤 합니다. 만화도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하죠.

잘 못 즐긴 게임이 있으면, 제작자가 「못 따라오는 녀석은 버린다」고 판단했구나 싶어서 기뻐요. 저는 못 즐기겠지만.


──쿠이 선생님은 게임을 「취미」로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만화 소재를 찾으려는 목적이 더 큰가요?

 


쿠이 료코: 

물론 취미로 하는 것도 크지만, 「게임 구매시의 죄책감」은 작업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로 해소하고 있네요. (웃음)

관심 없는 게임도 「작업에 도움이 될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면 구매할 용기가 생기고, 아무리 비싼 게이밍 PC도 작업도구라고 생각하면 살 수 있어요. 그래서 게임에 관한 여러 장벽이 「작업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낮아지고 있네요.

 


──그럼 만화를 읽을 때도 「작업을 위해」라고 생각하실 때가 있나요?



쿠이 료코: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만화가 직업이니까...... 아무래도 읽다 보면 작업을 떠올려 버려요.

하지만 게임은 아직 평범하게 「취미」로 즐길 수 있으니까 이 취미를 잃고 싶지 않네요...... 일로 얽히면 더 이상 순수하게 즐길 수 없어질 것 같아서, 게임 관련 제안은 받고 있지 않습니다.


세계관의 깊이는 「굳이 설정하지 않은 것」에서? 


──『던전밥』은 사전에 「설명할 부분」과 「설명하지 않을 부분」을 확실히 나눠놨다고 들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여쭤봐도 될까요?



쿠이 료코: 

여러 판타지 소설과 게임을 접하면서, 「횡자 연발」이 나오면 마음이 꺾이는구나 싶었어요. 「〇〇의 〇〇의 〇〇」, 하면서 가타카나가 3자 이상 나오면 튕겨나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마을 이름도 「이웃 마을」이라고 부르고, 회상에 나오는 캐릭터도 풀네임이 아니라 「아저씨」라고 부르는 등, 설명 없이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던전밥』 전투에 나오는 마법도 「그림을 보면 어떤 마법인지 알 수 있는」 정도로만 묘사하고 있어요.


──『던전밥』의 「굳이 설정하지 않은 부분」은 또 뭐가 있나요?

 


쿠이 료코:
「숫자」와 「언어」는 되도록 건드리고 싶지 않은 설정 1순위입니다. 예를 들어 「〇월생」이라고 탄생월을 정하는 것 만으로 「이 세계에는 달이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고, 거기에 「그럼 중력도 있겠구나」하는 것까지 연결돼요.

나아가서 「생일」이라는 개념만으로 이 세계가 「1년」 「365일」 주기로 돌아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전부 조금씩 이어지는 거죠.

반대로 상세하게 「이 나라의 통화는 1골드가 현실의 5엔이다」고 설정해버리면 독자에게는 부담이 돼요. 작품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일일이 「1골드=5엔」이라고 억지로 변환하게 되니까요. 그런 부분은 가능한 한 「읽기 쉬운 게 우선」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판타지」를 추구한다면, 그 세계의 달력이나 미터법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편이 세계에 몰입하기 쉬우니까, 그런 걸 고려하면 어렵네요......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는 스타일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히로이 유우: 

그 점은 제목이 『던전밥』인 것도 한몫 했다고 생각해요.

독자의 마인드가 조금 다르다고 할까...... 처음 작품을 접하는 순간부터 「이 작품은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없겠네」라고 인식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쿠이 료코:

「캐릭터 이름」도 조금 고민한 부분이에요.

예를 들면 『위저드리』 주인공 캐릭터는 처음에 이름이 「전사」 「마법사」같이 직업명으로 뜨거든요. 『던전밥』의 「센시(전사)」는 거기에서 따왔습니다...... 「저기 저 사람이 활약했으면 좋겠어」하는 마음으로.

그래서 센시의 해외판 이름은 「Fighter」이길 바랐지만, 해외 독자분들이 「이게 대체 뭐야......!?」라고 느끼실 것 같아서, 혼자만의 생각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던전밥』 캐릭터 이름은 대부분 3~4자 정도라 균형이 좋네요.

 


쿠이 료코: 

긴 이름은 말풍선에 안 들어가니까요......
대체로 말풍선 안에 들어가는 대사는 한줄에 7~8자 내외가 적당하다고 해요.

그래서 「칠책(チルチャック)」은 너무 기니까...... 「칠(チル)」이라는 약칭을 더 많이 쓰면 되겠지 하고 붙인 이름입니다만, 생각대로 잘 안돼서 결과적으로는 계속 「칠책」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면서도 계속 「너무 길어ㅡ」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일동: (웃음)

쿠이 료코: 

아무튼, 「4글자 정도가 적당하겠지」 같은 만화적인 사정이 꽤 들어갔어요.

 


──그 외에도 『던전밥』 캐릭터 이름을 짓는데 어떤 법칙 같은 게 있었나요?



쿠이 료코: 

법칙이라 할 만큼 대단한 건 아니지만, 「작중 설정」과 「혼자 즐기는 메타 설정」이 있네요.

예를 들면 슈로 파티는 「그런 타입의 플레이어가 지은 이름」이에요. 『위저드리』같은 게임을 할 때 「홍차 종류」로만 이름을 짓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것과 비슷하게 슈로 일행은 메타적으로는 「식물 종류」로만 이름을 짓는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파티 이미지입니다.

게다가 여자를 좋아하는 플레이어라 파티 멤버도 여자 뿐이라는 그런 설정...... (웃음)

히로이 유우: 

어라, 그거 처음 들었는데요!

쿠이 료코:

 ......같은 식으로 혼자 즐기기도 하고, 「왜 여성 중심의 파티인가」 「왜 이름에 공통점이 있는가」하는 의문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죠.

하지만 작중에 나와서 재밌을 내용도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혼자 생각하는 설정」이네요.


──「굳이 설명하지 않은 설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히로이 유우: 

「엘프 나라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쿠이 씨가 「이미 너무 많이 그렸다」고 대답한 건 아직도 기억 나요.

드워프 나라는 비교적 묘사가 많이 나왔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좀 더 그려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쿠이 료코: 

그 부분을 그리면 독자의 상상력을 방해할 것 같더라고요.

「뭔가 있어 보이게 만드는 선」이라는 게 확실히 있어요.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는 게 좋겠다 싶은 부분은 굳이 그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흘려들어도 좋아」라고 생각하면서 그린 설정도 독자분들은 꽤 열심히 기억해 주시니까......


모든 것은 「코로 소바를 먹는 만화」에서 시작되었다

 

──쿠이 선생님과 히로이 씨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히로이 유우: 

제가 쿠이 씨를 스카우트 했어요.

Pixiv에 올라온 단편을 보고 「만화 그리지 않으실래요?」하고 메일을 보냈어요. 「코로 소바를 먹는다」는 내용의 네컷만화가 엄청 재밌었거든요. 코로 소바를 먹고 「아야얏」하고 아파하는 내용인데...... 그걸 보고 「우왓, 아프겠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그림 실력에 끌렸습니다. (웃음)

그렇게 말을 걸었다가 지금의 관계가 됐네요.

쿠이 료코: 

어라, 그랬나요......?
『진학천사』로 만나지 않았어요?

히로이 유우:
아니에요! 
코로 소바 먹는 만화가 진학천사보다 먼저였어요. 참고로 그 만화를 『낙서집』에 실으려 했는데, 쿠이 씨한테 「이거 실어도 돼요?」라고 물었더니 엄청 싫어했습니다......

쿠이 료코: 

아뇨, 별로 상관은 없는데...... 그거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재밌어 하지 않을 걸요.

일동: (웃음)

히로이 씨:

하지만 그것도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쿠이 선생님께 출판사가 연락한 건 히로이 씨가 처음이었나요?

 


쿠이 료코: 

그 전에 이스트 프레스 편집자분께서 말을 걸어주신 적이 있어요. 취미로 개인 사이트에 올린 판타지 만화를 동인지로 만들어서 코미티아에 나갔더니, 「이 장편 만화, 단행본으로 내보실래요?」라고 물으셨어요.

하지만 그 편집자님이 다른 분들께 물어보니 「이건 안 팔릴 것 같다」는 결론이 났는지...... 없던 이야기가 됐습니다. 대신 같은 시기에 냈던 단편 만화를 「단편집」으로 발매하게 됐어요. 그게 이스트 프레스에서 출판한 「용의 학교는 산 위에, 쿠이 료코 작품집」이에요. 

그 외에도 몇 번 연락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연락하는 건 히로이 씨랑 이스트 프레스 편집자님, 두 분이네요.

 


──단편이나 Web 만화를 그리다가 상업작을 연재하기까지, 「연재 작품을 그리는 방법」을 따로 배우신 적이 있나요?



쿠이 료코: 

만화 그리는 법은 거의 모두 히로이 씨랑 하루타 편집자, 작가분들께 배웠습니다.

컷 나누는 법을 전혀 몰라서, 연재 중엽까지는 매번 네임 단계에서 한컷 한컷 위치를 바꾸거나, 「여기에 이런 컷 넣지 마」라고 설교를 듣고는 했네요.

다른 작가님의 원고지를 보여주셨을 때는 감동했어요. 인쇄로 봐도 예쁜데 실물은 더 박진감이 넘치더라고요. 만화를 잘 그린다는 건 이런 거냐고~ 싶었죠.


예상을 깨고, 전혀 완결되지 않았다


──「연재」라고 하니 아까 「처음에는 5권 정도로 끝낼 생각이었다」고 하셨죠. 『던전밥』 연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나요?

 


쿠이 료코: 

연재 경험이 없다보니 「몇 페이지로 어느 정도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는지」도 파악이 안 돼 있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5년 정도면 5권 내서 이야기 완결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전혀 완결되지 않았어요.
이야, 이거 큰일이네...... 싶어서. (웃음)

히로이 유우: 

솔직히 처음에 「5권」이라고 했을 때 속으로 (농담이지......?) 싶었어요. 말하지는 않았지만. (웃음)

 


──독자로서 4~5권 레드 드래곤전 부근에서 「어? 슬슬 끝나려나......?」싶긴 했습니다.

 


쿠이 료코: 

처음부터 「마무리로 레드 드래곤을 쓰러트린다」가 목표였어요. 하지만 5권을 예상했는데 4권에서 레드 드래곤과 싸우고 있고. 거기서부터 「어? 안 끝났잖아.」 하는 생각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이제 10권 정도 되니까 그려도 그려도 끝나지 않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일부러 늘리려 한 건 아니었는데, 아무리 그려도 끝이 안 나더라고요.

히로이 유우:

편집자 입장에서도 10권 즈음부터 쿠이 씨가 초조해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던전밥』 장기 연재를 하면서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쿠이 료코: 

역시 「이 정도 규모의 이야기를 그리려면 10년이 걸린다」는 경험을 얻은 게 크네요. 앞으로 남은 수명으로 몇 작품이나 더 그릴 수 있을지 생각하면...... 정신이 혼미해요.

히로이 유우:

계속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잖아요......


──쿠이 선생님께서 「그리고 싶은 작품」이 또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많이 그리고 싶습니다. 또 10권이나 연재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있는지부터 의문이지만, 만화가라는 일은 어떻게든 계속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역시...... 차기작은 이렇게 잘 팔리진 않지 않을까......

히로이 유우: 

그만 둬! 그런 말은 하지 말아줘!!

일동: (웃음)

쿠이 료코:

그런 점에서 『던전밥』은 인기가 좋아서 상상했던 내용을 끝까지 그릴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인기가 없었을 경우」를 상정해서 더 짧게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다음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그렇지만, 쿠이 선생님은 무언가 「부담」을 느끼실 때가 있나요?

 


쿠이 료코: 

제 경우 처음 낸 단편집이 비교적 평이 좋았거든요. 처음 그린 만화치고는, 정도지만요.

그건 그것대로 안심했지만, 동시에 「차기작에서 평이 더 좋아지는 게 이상적이지만, 분명 쉽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만약에 차기작에서 평이 안 좋아진다면 꺾이지 않고 계속 그릴 수 있을지......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는 걸 자각해서, 1권을 그리면서 오싹했어요.


쿠이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래픽이 귀여운 게임」


쿠이 료코: 

전혀 다른 얘기지만, 『사가 프론티어2』 하신 적 있으시죠. 도트 그래픽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사가 프론티어2』 도트는...... 최고죠!

 


쿠이 료코: 

그 절묘한 밸런스가 엄청나서...... 그림으로 그리려 해도 귀여움을 재현할 수 없어요. 「절묘한 데포르메」라 해야 하나.

 


──쿠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래픽이 귀여운 게임」은 뭔가요?

 


쿠이 료코: 

역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사가 프론티어2』네요.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캐릭터 디자인도 굉장히 귀여웠어요.

옛날에는 『FF7』 캐릭터를 트레이싱하기도 했네요.
「세상에 이렇게 멋진 그림이 있다니......」하면서. (웃음)

히로이 유우: 

역시 노무라 (테츠야) 씨의 그림은 대단하죠!

쿠이 료코: 

투명 종이로 클라우드랑 에어리스를  따라 그리면서 혼자 「멋있다......」하고 한껏 들떴어요.

『던전밥』 애니메이션에 관해서는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는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면서 만들겠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현장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개인의 힘이 크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게 비교적 의외였던 부분이네요. 각본이나 그림 콘티를 담당하시는 분들도 여럿 있고, 각자 저마다 담당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예상보다 개인의 힘이 크더라고요.

 


──아무리 분업을 해도 현장을 지휘하는 디렉터나 감독의 존재는 중요하죠.

 


쿠이 료코: 

맞아요, 결국 「발언권을 쥔 사람」의 힘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까......

하지만 각본이나 콘티를 분업하는 스타일은 만화에서는 불가능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이 모든 걸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편향」되는 부분이 생겨버리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세계」가 되어버리는 걸 안 좋아합니다.

히로이 유우: 

만화뿐만 아니라 소설같은 것도 작가의 성향이 강하게 묻어나오죠. 「사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할까.

쿠이 료코: 

그런 의미에서 인디 게임 같이 혼자서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흔히들 만화가는 「혼자서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도 생각해낸다」고 하는데, 음악도 프로그래밍도 그림도 혼자 담당하는 개인 게임 제작자 분들은 못 따라갈 것 같아요.

완성될 때까지 누구의 평가도 받을 수 없는 건 만화보다 더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개인 게임 제작은 정말 「혼자만의 싸움」이네요. 동시에 그런 식으로 「코스트를 고려하지 않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걸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즐기고 있습니다.

 


──쿠이 선생님께서는 게임을 만들어볼 생각은 없으신가요?

 


쿠이 료코: 

이미 옛날에 「RPG 쯔꾸르」를 샀다가 훌륭한 좌절을 겪어봤습니다...... (웃음)

일동: (웃음)


『던전밥』에 큰 영향을 준 「고전 RPG」 사랑


──그만큼 Steam 등에서 많은 게임을 플레이 해보신 쿠이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만, 「게임을 하다가 곤란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쿠이 료코: 

평범하게 「작동이 안되는 게임」이 곤란합니다. (웃음)

Steam에 개인이 올린 게임이 가끔 그러는데...... 리뷰도 전혀 없어서, 직접 문의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몇 번 곤란을 겪었네요.

그 밖에도 가끔 Steam 상단에 뜬 게임을 사고는 해요. 「그래픽 귀여워 보이니까 해보자」 싶어서 켜봤더니, 뼈대 외에는 미완성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 그런 메이저하지 않은 게임도 플레이하시는군요.



쿠이 료코: 

그리고 『Disco Elysium』가 영향을 받았다는 『Planescape: Torment』 플레이가 꽤 인상적이었어요.

플레이 도중 「몸 전체에서 냄새가 나고 끈적끈적해지는」 최악의 저주를 받아 곤란해 하는 캐릭터가 나왔어요. 그 저주를 건 NPC에게 해주를 부탁하는 퀘스트였는데, 반대로 이쪽이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저주」에 걸려서......

거리를 걸으면서도 계속 「딸꾹」이라는 대사창이 뜨는 거예요. 게다가 그때마다 딸꾹질을 하느라 0.1초 정도 캐릭터가 멈춥니다. 다이얼로그도 전부 「딸꾹」으로 가득하고. 아무튼 미묘하게 곤란한 저주였어요.

대처법이 감이 안 와서 일단 저주를 건 NPC를 죽여봤습니다. 그 NPC도 「날 죽이면 그 저주가 풀릴지도 모르지?」라면서 도발했고. 시험 삼아서 죽여보니...... 전혀 풀리지 않았습니다. (웃음)

일동: (웃음)

쿠이 료코: 

다른 곳에 가면 퀘스트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곳저곳 돌아다녔지만 결국 저주는 풀리지 않았어요. 궁금해서 해외의 정보글을 찾아보니 「아무 생각 없이 중요 NPC를 죽이면 어떻게 되는지 알았지?」같은 설교를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이 저주는 두 번 다시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로드를 하려 해도 오토세이브라, 거의 초반까지 돌아가야 했고...... 정말로...... 곤란했습니다!


──그나저나 『Planescape: Torment』라니, 예상 못한 이름을 꺼내시네요. 그것도 Steam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발견하신 건가요?

 


쿠이 료코: 

원래 『발더스 게이트』 계통 게임을 좋아해서 『Planescape』도 그쪽에서 접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Planescape』의 엄청난 텍스트량을 개인이 번역했다......는 정보를 봤거든요. 저는 영어를 잘 못하고, 『Planescape』같은 게임은 텍스트가 많아서 일본어 번역이 없으면 손도 못 댑니다.

하지만 『Planescape』처럼 훌륭한 분이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 위업을 이루어 주실 때가 있는데......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역시 쿠이 선생님은 어느 쪽인가 하면 고전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쿠이 료코: 

그렇네요. 처음으로 플레이했던 『The Elder Scrolls V: Skyrim』이 너무 재밌어서 「스카이림 비슷한 게임」으로 검색해서 나온 게임을 이것저것 플레이했습니다.

모두 스카이림과는 전혀 달랐지만 재밌었어요. 하지만 「오래된 게임」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는 새로 나온 게임이 더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던전밥』에 영향을 끼친 『위저드리』도 고전계 작품이라 할 수 있죠.

 


쿠이 료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위저드리V 재앙의 중심』을 플레이하는 걸 옆에서 지켜봤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 문득 「그러고 보니 위저드리라는 게임이 있었지」하고 떠올라서...... 그때 플레이한 게 『위저드리Ⅵ 금단의 마필』이었습니다.

일단 『위저드리V』도 플레이했는데, 주문을 외우지 않으면 맵을 볼 수 없는 게 괴로웠어요. 길치라 공략을 봐도 진행이 안 되더라고요.

 


──TRPG의 『D&D』보다는 『위저드리』를 보고 「이걸 만화로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걸까요?

 


쿠이 료코: 

판타지를 조사하던 시기에 『D&D』도 자주 눈에 띄었지만...... 애초에 그때 『TRPG』의 존재를 처음 알았어요. 일단 친구가 있어야 플레이할 수 있고, 『모두 그런 걸 하면서 놀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거야......!?』 싶어서 충격 받았습니다.

일동: (웃음)

쿠이 료코: 

그러니까, Wikipedia 같은 데서 TRPG 항목을 조사하면서도 정말 이런 놀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전혀 상상이 안 됐어요. 「어, 정말 롤플레잉 하는 거예요......? 남들 앞에서?」하는 당황스러움이 더 컸죠.

그러다 Youtube에서 리플레이 영상을 보고, 처음으로 「이런 걸 하고 있던 거구나」 납득할 수 있었어요.


게임, 만화, 소설. 창작물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반대로 쿠이 선생님이 가장 최근에 플레이하신 게임은 무엇인가요?



쿠이 료코: 

최근에는 『Let’s School』이라는 학교 경영 게임을 했습니다. 『My Time at Sandrock』 와 같은 중국 회사가 만들었어요.

히로이 유우: 

쿠이 씨, 정말로 그런 게임 좋아한다니까...... (웃음) 어라? 『FF7 리버스』는 안했어요?

쿠이 료코: 

『FF7』 리메이크는 완결나면 하려고요.
(*FF7 리버스는 FF7 리메이크 3부작 계획 중 두 번째 작품으로, 24년 2월에 발매되었다.)

히로이 씨: 

아니아니, 지금 해놔야 해요! 
한참 나중에 나올 테니까!

 


──솔직히 저도 『FF7 리버스』가 나오려면 10년은 걸릴 줄 알았어요.

 


히로이 유우: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내 눈이 아직 보일 때 완결내줘」라며 빌었어요. 그러니까 해줘!

쿠이 료코: 

완결나면 할게요...... 한번에 끝까지 즐기고 싶으니까. (웃음)


──쿠이 선생님과 히로이 씨는 게임 관련 대화를 자주 나누시나요?



히로이 유우: 

쿠이 씨가 「이 게임 얘기를 나누고 싶으니 플레이 해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한 적은 있어요. 『Red Dead Redemption』 같은 건 그렇게 하게 됐네요. 꽤 옛날이지만 『13기병방위권』도 쿠이 씨한테 추천 받았어요.

쿠이 료코: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게임이 생기면 일단 히로이 씨한테 추천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을 그렇게 많이 안 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작업을 위해」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했지만, 연재가 끝나니 손 대는 타이틀 수도 줄었네요.

저는 한 게임을 깊게 파고드는 타입도 아니라...... 다회차 플레이는 보통 안하고, 스토리를 마치면 거기서 만족하는 경우가 많아요.

히로이 유우: 

그럼 빨리 연재 시작하죠.

일동: (웃음)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은 질문인데, 쿠이 선생님의 「인디 게임 추천」이 궁금합니다.

 


쿠이 료코: 

『Papers, Please』와 『Return of the Obra Dinn』는 정말 추천드려요.

우선 『Papers, Please』는 심플한 「틀린그림찾기」 게임이라 저도 처음에는 큰 기대가 없었어요. 하지만 플레이 해보니 그 안의 세계가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평범하게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Return of the Obra Dinn』도 분위기가 좋아요. 수수께끼는 잘 살펴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지만, 찍는 것도 가능한 딱 좋은 밸런스고, 음악과 연출도 멋있어요.

히로이 유우: 

그러고 보니 연재가 끝난 다음에는 소설을 많이 읽었죠?

쿠이 료코: 

아, 『1984년』 말하는 거죠?
좋았죠......

창작은 생활에 필요 없지 않나, 종종 생각했거든요..... 오락이니까, 사는 데 필수적인 건 아니라고. 하지만 『1984년』을 읽고 「역시 창작은 필요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실현해서는 안 되는 걸 체험하거나, 좋지 않은 일에 대비하거나,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대비」로서의 이야기가, 인간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런 건 진즉 다들 깨달은 내용이잖아」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진심으로 감동했습니다.


아무튼, 「작품을 통해 알 기회가 없던 걸 알아간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히로이 유우:
......어쩐지 그냥 재밌게 게임 얘기만 하다 가는 거 같네요. (웃음)

쿠이 료코:
인터뷰를 빙자한 게임 토크였어요. (웃음)

 


──아닙니다, 귀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싫어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는 마음, 조금 알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을 「왜 좋아하는가?」를 분석하는 건 쉽지만, 「싫어하는 것」을 「왜 싫어하는가?」를 분석하는 건 의외로 어렵죠. 그리고 그 이유를 파악했을 때 후자쪽에서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창작물은 「싫어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 진한 「창작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쿠이 선생님께서 게임을 너무 좋아하세요. 히로이 씨도 제법 좋아하시고. 진지한 이야기와 게임 토크가 번갈아 가며 진행돼서 도중에 배가 산으로 갔을지도요. 하지만 『던전밥』도 이런 분위기였을지도.

혹시 『던전밥』을 읽지 않으셨다면 이번 기회에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어느 날 일어난 즐거운 모험 이야기가 그려져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무언가」에 대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만화로서도 정말 재미있어요. 현대 최고의 「오락」 중 하나라고 장담합니다.

왜 몸은 살고 싶어 하는가?
마음 속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그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쫓는 「욕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싫어하는 것」은 사실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해요. 창작물이나 오락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이해하면, 인간은 「무언가」에 대비할 수 있겠죠. 음식도, 창작물도,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양분입니다.

......라고 하면,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아닐지도.

식사를 한다. 창작물을 접한다.
그것이 바로 삶의 특권이다.
살기 위해서는 계속 먹어야 한다.

자, 식사 시간이다. 오늘은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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